한국이 문맹률이 엄청 낮은 것은 한글의 공이 크고, 한글 자체는 소리를 표현하는 데에 상당히 체계적인 문자임. 

하지만 한글이 지나치게 신성시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음.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라든지 등등)


한글이 우수하다는 것은 일단은 한국어에 한정해서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함. 

한글에는 여러 한계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r과 l의 발음 차이를 제대로 표기하지 못한다는 것. 하지만 한국어 자체에 r과 l의 발음 차이로 단어를 구분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서 한글을 만들 필요는 없었고, 따라서 저 한계점이 한글로 한국어를 표기하는 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음. 하지만 영어를 한글로 표기하게 된다면 저 한계점은 상당히 큰 단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함. 

예를 들면, 알파벳이라는 문자로는 서로 의미가 다른 두 단어를 잘 구분했는데 한글로는 서로 의미가 다른 두 단어를 잘 구분하지 못 하게 될 경우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봄. 그러면 같은 표기, 다른 의미의 단어가 보다 많아질 것이고 이는 영어 표기에 있어서의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봄. (같은 표기에 다른 발음은 사실 알파벳으로 표기된 영어에도, 한글로 표기된 한국어에도 있으므로 이 부분은 논외.)


그 어떤 표음 문자도 인간이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구분해서 표현할 수 없음. 그래서 표음 문자는 두 소리를 어느 정도의 차이까지 서로 동일한 문자로 표기되는 소리로 볼 것인가에 대한 분류가 필요하고, 이는 그 문자가 쓰일 문화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 지는 것임. 이 부분을 가지고 서로 다른 문화에서 쓰이는 두 문자를 보고 하나는 열등하다, 하나는 우수하다 같은 상대적인 관점을 적용할 수 없다고 봄.


따라서, 한글을 단순히 우수하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하는 데에 우수하다.' 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하다고 봄. 


'우수성'이라는 가치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 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가치이기에 '한글이 우수하다'고 가르치거나 말할 때에는 

그 기준에 대해 가급적 객관적으로 정하도록 해야 함. (특히 학교에서 가르칠 때)


학교에서 한글이 충분히 배우기 쉽고 구체적인 장점이 많은 문자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당연히 찬성하지만 그와 동시에 한글이 지닌 한계점이나 단점도 함께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함. 



한글에 대해 자긍심을 갖거나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좋은데 그렇다고 한글이 세계 제일의 문자라면서 너무 신성시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