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 애틀란타 방문 시, 당일치기로 테네시 주에 위치한 채터누가를 방문해 보았음. 테네시 소속이긴 하지만 조지아와의 경계에 있기 때문에, 애틀란타에서 두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도시이며 나름 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도시이기도 함. 한인이 많은 애틀란타이다 보니, 네이버에 검색해도 의외로 여행 후기가 많이 보이는 도시이기도 하고.

플로리아의 마이애미 인근에서 출발해 미국 중동부를 쭈욱 훑고 캐나다와의 경계에 위치한 미시간의 수세인트마리까지 이어주는 I-75를 타고 북쪽으로 가보자. 중서부는 시골 도로를 달리다 보면 양옆으로 옥수수밭밖에 없는데, 그래도 여기는 좀 어느정도 고도의 변화가 있기도 하고 주로 고속도로 주변으로 숲이 펼쳐져 있다는 점이 다른...

인터스테이트를 달리다 보면 나타나는 웰컴 투 테네시 사인. 지난번 내슈빌 방문 때에는 켄터키에서 테네시로 들어갔었는데, 그 정반대쪽으로 들어가니까 신선하더라는 ㅋㅋ

기독교세가 강한 남부 아니랄까봐, 옥외 광고판에도 예수 믿으라고 하고 있음.

도시 중심부를 흐르는 테네시 강. 강가에 도보가 잘 돼있어서 사람들이 운동을 하기도 하고 있었음. 강가에 위치한 뷰 좋은 식당이 있어서 여기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하고 시내로...

방문했던 시기가 또 추수감사절 연휴였다 보니, 시내 주차장이 모두 만차였다는..ㅠㅠ 겨우 길가에 자리를 하나 찾아서 주차를 하고 다운타운을 둘러보기로 합시다.

아마 채터누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일 것인 테네시 아쿠아리움. 입장료가 비싸기도 해서 굳이 들어가보진 않았음.

아쿠아리움 건물 옆으로 살짝 벗어나 보니, 테네시 강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면서 강을 건너는 다리 중 하나가 보이기 시작. 뒤에도 다리가 하나 살짝 보이는데, 뒤쪽의 다리는 월넛 스트리트 브리지라고 부르는 보행자 전용 다리. 여기도 나름 채터누가에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가보기로 함.

다리 입구. 바닥이 목판을 이어붙인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게 또 사람들이 걸을 때 조금씩 울리기도 하고 흔들리기도 해서 쫄리는(?) 맛이 있었음 ㅋㅋ

다리 옆의 이 독특한 건축물은 Hunter Museum of American Art라는 미술관. 강가에서 미술관으로 접근하는 꼬불꼬불한 경사로가 또 인상적임.

아, 강은 언제나 봐도 아름다운듯.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게 되면 넓은 강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음.

다시 시내로. 채터누가는 인구가 테네시에서 내슈빌, 멤피스, 녹스빌 다음으로 4번째로 많은 도시이며, 사실 인구가 20만 정도 되는 중형 도시임. 그래서 스카이라인이 그렇게 화려하거나 웅장하지는 않음.

도시를 지나가다 본 Trail of Tears 이정표. 원래 이 지역은 체로키족 등 아메리카 원주민이 터를 잡던 곳인데, 미국이 성장하면서 원주민들을 오클라호마까지 이동시키기에 이르렀음. 채터누가도 이 경로상에 있었고, 이를 현재는 이정표를 세워둠으로써 기념하고 있음.

도시 남쪽에는 과거에 철도역으로 쓰였던 것을 상업시설로 바꿔놓은 건물이 있음. 채터누가 추추 (Chattanooga Choo-Choo) 라고 이름 붙여진 건물인데, 내부에는 호텔도 있고 식당도 있음.

내부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벌써부터 연말 분위기를 내고 있었음. 한 구석에는 산타 복장을 한 아저씨가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었음.

'채터누가 추추 (Chattanooga Choo-Choo)' 라는 이름은 과거 이 지역에 철도 운행이 한창이던 시절 신시내티와 채터누가를 이어주던 열차를 지칭하던 말이라고 함. 지금은 노래 제목으로 더 유명하지만. 정작 지금 이 지역에는 여객 열차가 전혀 다니고 있지 않다는 게 함정.

열차가 전혀 다니지 않는 기차역의 플랫폼 내부는 이렇게 변해 있다. 

그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해발고도 6-700미터 정도 되는 산인 룩아웃 마운틴 (Lookout Mountain). '채터누가'라는 이름은 원주민 언어로 '솟아나온 바위' 정도로 번역 가능한데, 산이 꽤 가파르다 보니 실제로 채터누가 시내에 있으면 이 산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음.

사실 이 지역 내부에는 락 시티 가든즈 (Rock City Gardens), 루비 폭포 (Ruby Falls) 같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들이 있는데, 미리 예약을 안해놓았더니 입장권이 매진되어서 못 들어갔다는 후문이...ㅠㅠ 하지만 그래도 무료로라도 전망대가 있는 곳을 찾아보다 발견한 선셋 락 (Sunset Rock). 채터누가 시내가 아닌 그 반대쪽이 보인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드넓게 펼쳐진 온대림과 사이를 흐르는 테네시 강은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함.

좀더 이동해서 채터누가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도 찾아가 보고. 여기는 산을 오르내리는 인클라인 철도도 설치되어 있는데, 그 철도의 정상쪽 종점에 마침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었음. 딱히 인클라인 철도를 이용하지 않아도 잠깐 들어가서 내려다 보는 정도는 괜찮았던 것 같고..

인클라인 철도 정거장.

애틀란타로 돌아가는 길. 차 번호판에 운전면허증에 웰컴 사인까지 복숭아를 도배해놓은 게 참으로 일관적이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