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전에 북한이 봉건제라는 황당한 글을 보고 와서 써봄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한은 물론이고 한반도 역사상 봉건제 국가 자체가 존재한 적이 없음


우선 봉건제 자체가 서로마 멸망으로 인한 문명 후퇴와 게르만족 고유의 전통이 겹쳐져서 만들어진 서유럽의 굉장히 특수한 체제임

(서유럽 외에 봉건제(혹은 그와 유사한 체제)가 시행되었던 나라로는 일본과 동남아시아가 있음)


물론 봉건제라는 말 자체는 고대 중국의 체제에서 나온 말이긴 하지만, 둘은 차이점이 매우 큰 데다가 오늘날에 우리가 봉건제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중세 서유럽의 그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나도 그 의미에 맞춰서 설명하겠음


봉건제의 핵심은 영주와 제후 간의 계약 관계임


이 계약 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면 아무리 비슷해 보여도 봉건제라고 볼 수 없음


한마디로 북한이 봉건제라는 말이 성립하려면, 북한이 무슨 신성로마제국마냥 김정은과 9개 도의 도지사 간의 계약 관계로 굴러가는 나라여야 함


당연히 북한이 그런 체제는 아니고, 애초에 한반도 역사상 그런 체제로 굴러간 나라 자체가 없음


요즘 봉건제가 뭔지도 잘 모르면서 막연히 부정적인 이미지만 갖고 비하적 의미로 쓰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이런 현상이 절대 바람직하지는 않음


세줄요약

1. 북한은 봉건제와 전혀 다르다.

2. 애초에 한반도에 봉건제 자체가 성립한 적이 없다.

3. 특정 개념에 대한 이해 없이 막연한 이미지만 갖고 어떠한 의도로 사용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