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부동산에 관한 공부를 하게되면, 원론적으로 가장 먼저 배우는 부분 중 하나가 시차에 관한 이야기야.


이를테면 경제 상황이 부동산 시장에 반영되는 것에는 통상 5년 정도가 걸린다고 이야기 해. 그게 정책이든, 시장 상황의 변화든 뭐든.

왜냐하면, 주택이든, 철도든, 도로든 뭐든 상당한 공사기간을 필요로 하니까.

단독주택 한 채 짓는 아주 간단한 공사도 6개월은 걸리니까.


내가 알기로 ktx 처음 지을 때, 공사기간만 10여년 걸린 것으로 알고 있어.

고속철도 사업 계획 수립 및 검토 과정까지 고려하면, 그보다 더 오랜 기간이 필요했을거 아니겠어? 한두푼 하는 사업이 아니니까.

신도시 사업도 마찬가지일거고, gtx나 그밖에 고속도로 등도 마찬가지겠지.


근데 우리 생각해보자. 10년이 되게 긴 시간이잖아?

대략 10여 년 전, 2010년대 초반엔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나던 시기야.

요즘 대구 등에서 미분양으로 인한 기사 종종 보지? 그와 같은 현상이 수도권에서 일어나고 있었어. 서울도 예외는 아니었고.

건설사 등에서는 먼저 살아보고 결정하라는 광고까지 내걸 정도였던데다, 부동산 사는 것 만큼 멍청한 짓이 없다는게 정론이었지.

안믿기지? 


그리고 10여 년이 흐르면서 어떻게 바뀌었어?

멍청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그래도 집 한채는 있어야 편하다며 떨어졌을 때 사야된다던 사람들이 돈 벌었고

그때 당시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겠다는 사람들은 후회를 하고 있지.

이후 갭투자 등 레버리지를 통한 주택 매매가 유행하게 된 것도 위 시기의 영향이야.

저 당시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갭)가 엄청 줄어들었거든. 

통상 레버리지가 수익을 극대화 하잖아. 이후 부동산 가격이 팍 올랐던걸 생각하면, 돈번 사람들이 왜 많은지 이해되지?



이건 국가 단위 대규모 사업에도 똑같이 적용돼.

철도든 신도시든 도로교통이든 그걸 계획하고 확정할 때 시장 상황과,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다르잖아.

때문에 어떤 정책을 평가할 때는 당시로 소급해서 판단해야 맞는게 아닐까 싶어.

거기다 각 사업이 똑같은 축에서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말야.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은 정시성이 중요하게 여겨지거든? 

모든 상황 판단과 그에 대한 수단이 적절했다 하더라도, 시기가 안맞으면 정반대의 결과물이 나오기도 해.


예를 들어, 신도시 a를 건설하면서 교통망 b를 함께 건설하기로 했어.

근데 a는 계획 기한 내에 완공되었는데, b가 지지부진하네?

이러면, 당초 계획의 목적이 달성되지 않을 뿐 아니라 되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지.


이걸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시차를 감안하며 예측해야 하는거라, 현 시점에서 어떠한 문제점이 있고 그에 대한 원인은 ㅁㅁ다 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한 분석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야. 당시 계획은 옳았지만, 현재에 안맞는 경우도 있을거고, 계획도 옳고 현재에도 맞는 정책이었지만, 시차로 인해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거지.


그리고 뭐 이런거 다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잖아?

사이즈만 커진거지, 우리네 월급, 용돈 가지고 고민해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지.


내게 100만원이 있는데, 쌀부터 사야하나, 김치부터 사야하나, 저축부터 해야하나 뭐 등등.

돈이 아주 많아서 쌀도 사고, 김치도 사고, 저축도 하고, 뭐도 하고 뭐도 하면 좋겠지만, 가용한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선택의 문제가 남을 수 밖에 없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