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 드리는 헤카테입니다!


오늘은 멀리 스페인에서 물 건너온 지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무려 1897년에 만들어진 지도인데요.


1897년이면 10월에 고종이 조선의 문을 닫고 대한제국을 세운 해이기도 합니다. 찾아보니 '가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방(현 동화약품)이 생긴 해이기도 하고 유명한 축구팀인 유벤투스 FC가 처음 만들어진 해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형태입니다. 우리가 아는 오늘날의 지도와 흡사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표기법으로 보아 독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타이완(대만)의 모습입니다. 타이완이라는 지명은 도시의 표기로 사용되었고 섬 전체는 독일어 타이쇵(Taischöng)과 유럽에서 부르던 명칭은 파모사(Farmosa)라는 명칭이 함께 써 있습니다.








지도 크기의 한계 때문인지 나오지 않는 하이난 지역까지 별도로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조선에서 대한제국이 된 한반도는 코레아(Korea) 라고 적혀 있습니다. 북쪽에는 의주(Wi-ju), 강계(Kang-ge), 길주(Kil-ju), 안주(An-ju) 등이 있고 수도는 서울(Söul, 쇠울)이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에도 서울이라고 지칭했던 모양입니다. 


남쪽으로는 제물포(Chemulpo), 청주(Chhöng-ju), 성주(Söng-ju, 상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주(Chön-ju), 밀양(Milyang), 원산(Gemsan), 양양(Yang-Yang), 부산(Fusan) 등 유추가 가능한 익숙한 지명이 많이 보입니다. 다만 몇몇 곳은 좀 특이한 거 같네요. 


제주도는 한국식 표기인 제주(Tsche-tschu)와 당시 국제표기였던 켈파르트(Quelpaërt)가 병기되어 있는데 조선에 좌초됐던 하멜이 제주도를 켈파르트로 부른 게 그대로 정착된 형태입니다.


바다의 경우, 랴오둥 반도와 한반도 사이의 바다는 한국만(Korea-Bai)으로 불렸고 동해는 일본해(Japanisches Meer), 대한해협은 한국해협(Korea Str)으로 불렀던 거 같습니다.








요즘 이슈로 살짝 눈을 돌리자면 울릉도는 일본식 표기인 마츠시마(Matsu S)와 프랑스의 탐험가 '조제프 르포트 다쥴레'가 자신의 이름을 붙인 표기인 다쥴레 섬(Dagelet Ⅰ)으로 표기되어 있고 독도는 리엉쿠흐(리앙쿠르)로 되어 있습니다. 맨 위 지도 전체 모습에서 일본의 강역을 녹색으로 칠했던 걸 보면 당시 서구에선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의 영토로 인식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중국, 몽골 쪽은 지명이 너무 빽빽하고 일본의 지명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고 개인적으로 관심이 안 생겨서 일단 패쓰했습니다. 혹시 지도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얘기해 주세요. 찍어서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