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2년 워싱턴 매리어트 마르퀴스에서 열린 미국 우선 정책연구소(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의제 정상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은 민주 국가입니다. 그 때문에 이 나라에서 4년마다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면 정치 노선도 변합니다. 오늘날 미국의 내부 갈등은 전례없이 심합니다.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하는 후보의 이름은 오래 전부터 잘 알려졌듯이 현임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공화당에서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출마합니다.

 

현 단계에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후보가 다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보다 다소 높아 보입니다. 그 때문에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최근 트럼프와 협력했던 사람들, 또 트럼프가 재선 시 고위 당국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인터뷰를 많이 하는데요.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지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차관보를 지낸 엘브리지 콜비의 인터뷰입니다.

 

5월 6일 한국의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콜비의 발언에는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최근 트럼프 후보의 측근들은 콜비와 비슷한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기본 목적이 중국 억제라고 주장합니다. 즉 미국은 중국과의 교류를 통제함으로써 중국의 경제력 및 군사력 증가를 가로막으려 노력하는 동시에,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 합병을 시도한다면 미국은 중화민국 즉 대만을 보호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콜비가 지적한 바와 같이 트럼프를 비롯한 공화당은 한반도에 대해 과거보다 많은 공약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반복해 얘기합니다. 특히 북한은 미국 도시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개발했기 때문에, 중국 억제를 하는 동시에 북한과 싸우는 것은 미국에도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문에 콜비를 비롯한 트럼프 후보의 측근들은 한국의 군사력이 더 발전해야 하며 미국의 지원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콜비는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대로 미국 핵무기로 남한을 지키겠다는 약속은 지키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만성적인 호전병을 극복하기 어려운 북한 장성들은 이러한 말에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지만, 콜비의 주장에는 그들이 원치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콜비는 한국이 재래식 군사력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남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소식입니다. 한국은 돈도, 기술도 풍부한 나라인데, 원자력 발전소를 중심으로 한 핵 공업까지 발달돼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를 1년 이내에 개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와 핵 공업이 동아시아의 핵확산을 우려하는 미국의 엄격한 감시와 통제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남한의 핵무기를 허용할 수도 있다는 신호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신호를 믿어야 할 지 의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민주 국가에서는 후보가 선거 전에 했던 공약이 여러가지 현실적 제약으로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세계 어느 곳에나 큰 변화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