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벤드 국립공원의 하이라이트이자 로스 멕스웰 드라이브의 종착점인 산타 엘레나 캐년에서 시작하는 3일차이자 마지막 일정.


아침부터 서둘러서 온 덕에 주차는 전혀 문제 없었음.

산타 엘레나 캐년 트레일은 상시로 할 수 있는 건 아닌데 그건 바로 중간에 개울을 건너가야 해서.

수위에 따라 도저히 건너가지 못할 정도로 물이 불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함.

물론 이때는 바짝바짝 말라서 전혀 건너가는데 문제가 없었음 아니 개울을 건넌게 아니라 걍 바짝 마른 개울이었던 곳을 지나갔음.

아무튼 왕복 1.6마일 하이킹이라 빠르면 1시간 길면 1시간 30분 정도인데 나는 풍경도 보고 사진도 찍고 하느라 총 2시간 걸림.


캐년 속으로


리오 그란데는 점점점점 말라가고 있다. 왼쪽 그림은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았던 1600년대까지의 모습, 오른쪽은 현대의 모습.


강 건녀편은 멕시코.


매가 지나간다.


매를 보고 나서 달그락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나서 절벽 쪽을 올려보니 (곰을 기대함) 마운틴 고트 네마리가 존나빨리 지나가더니

뒤이어 낙오된건지 같은 무리는 아닌건지, 다른 녀석이 풀을 뜯고 놀고 있는걸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빅 혼 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뿔이 말려있지 않은 걸 보고 마운틴 고트인걸 알아차림.

사진 찍는 소리를 내니까 도망가는 줄 알았는데


다시 뒤돌아서 풀을 뜯기 시작함.


정확하게는 풀이 아니라 아가베를 뜯는 중.


쳐묵쳐묵.


그러다가 다시 눈빛 날려주고


절벽 너머로 쿨하게 런

다큐에서만 보던 마운틴 고트를 실제로 처음 보니 굉장히 신기했다.


아무튼 캐년 속으로 계속 전진.


아주아주 건기인 경우에는 이 강물조차도 다 말라버려서, 원래 정해진 트레일인 0.8마일보다 더 갈 수 있을때도 있다고 함


이날도 사실 장화같은게 있었으면 첨벙첨벙 하면서 더 멀리까지 가볼 수 있었을 듯.


트레일 종점에서 죽은 마운틴 고트 발견.

부패가 거의 안된 걸 보니 오늘 아침에 떨어져서 죽은 녀석 같다.

조금 전 까지 이녀석의 친구일지도 모르는 무리를 본지 30분도 안되서 시체를 보니 기분이 영 묘하다.


안그래도 인생의 허무함과 공허함을 느끼던 차에 두 대조되는 상황에 직면하니 생각이 더 많아졌다.


생각도 정리할 겸 풍경도 감상할 겸 강가 옆에 바위에 앉아서 20분정도 멍때리다가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하트 모양의 거대한 바위.


이 와중에 살아보겠다고 물 옆에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는 걸 보고 또 한번 공허함을 느끼고


트레일 중 가장 높은 지점에서 캐년 안쪽 한번 바라봐 주고


반대편에 있는 mule ears (당나귀 귀) 및 다른 지형도 바라보다가






바짝 마른 리오 그란데도 보고


주차장으로 복귀 중

산타 엘레나 캐년은 길이도 엄청 길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