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구: 명실상부한 원 소속 도의 중심지

울산, 인천: 도시 규모는 크지만 지리적으로 도 중심에서 좀 치우쳐져 있어서 행정적으로 소외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독립함


도-광역시 분리가 이 채널에서도 가끔 나오는 얘기인 도농분리제도의 광역행정구역판 연장선이라는 관점을 따른다면 전자는 전통적인 OO군의 중심지인 OO읍이 발전해서 떨어져나간(전주-완주, 청주-청원 같은)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고 그래서 원 소속 도와의 동질감도 강함.


반면에 후자는 OO군의 변두리에 있던 XX면이 근대 이후에 급격히 발달하여 떨어져나간 사례(태백-삼척, 목포-무안, 속초-양양 등?)와 같다고 볼 수 있음. 그래서 인천, 울산은 광역시로 승격됐을 때 특히 기뻐했고 지금도 광역시인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원 소속 도와의 동질감도 딱히 없음. 울산이 수원, 청주, 전주 등을 제치고 혼자 마지막 광역시가 된 것도 경제적인 요인의 영향도 있지만, 나머지는 위에서 전자의 사례에 가까워서 분리할 경우 남은 도는 중심지 없이 껍데기만 남게 되지만 울산은 전혀 그런 경우가 아니라 그런 것도 있다고 봄. 진즉에 부산이 떨어져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창원이 있으니까(그래서 창원 광역시 승격론도 막힌거고). 즉, 정부가 광주나 대구를 광역시로 승격해줬던 것과 인천이나 울산을 승격시킨 것은 전혀 그 원인과 목적이 서로 달랐다고 생각함. 그리고 95년도에 정부에서 강화, 옹진, 시흥, 김포, 부천 등의 수원과 의정부 사이에 애매하게 낀 경기 서부권 지역들을 전부 인천에 편입하려 시도한 것도 정부가 당시 나오던 광역시 단층제 개편론과 맞물려, 위에서 말한 '지리적으로 -'수용성'이라는 두문자어로 대표되는- 도 중심에서 빗겨나간' 지역들을 인천으로 보내 사실상의 '경기서도'로의 역할을 하게 만들려고 한 거지. 근데 인천, 그니까 원인천(광역시 승격의 주체. 여기만 서울이나 경기도와는 분리되는 인천이라는 정체성이 강하지 나머지 지역은 그냥 서울 베드타운이니까.)이 대중에게 주는 이미지에서 오는 '인천'이라는 지명의 네임밸류가 영 별로라.... 그래도 그때 통합했다면 적어도 김포시 문제 같은 골칫거리는 안 나왔을텐데 말이야. 지금 통합하자니 방금 설명한 네임밸류 문제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이 인천 편입을 결사반대하고....


그래서 나는 나중에 행정구역 개편을 한다 해도 대전, 대구, 광주, 부산의 도-광역시 통합은 찬성하나(왜냐? 구시대적 도농분리 제도의 산물이니까.) 인천이나 울산을 도로 경기(남)도, 경상남도에 넣는 건 찬성할 수 없음. 같은 논리도 삼척-태백 통합도 안 좋게 봄(주변 읍면 흡수해서 그레이터 태백 만들고 동해-삼척-옥계면 통합해서 그레이터 삼척 만드는 게 좋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