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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시계획, 건축사를 담은 책자 '지상대구'  가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도서관에서 빌려 와 관심있는 1960년대 이후 파트부터 먼저 읽어봤음.




1960년대에 수립된 초기 1~3차 순환도로 계획에서는 2차순환선의 동쪽 구간이 현재 신천대로의 일부인 구간이고, 3차순환선의 동쪽 구간은 현재 동대구로 구간임. 순환선 도시철도 건설엔 이 당시의 3차순환선 계획이 훨씬 나은데, 왜 3차순환선 계획이 바뀌었을까?


그 정답은 동대구역의 신설과 동부지구 개발임.


거대한 대구역은 남북 소통에 지장을 주고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역의 고가, 고층 역사화가 논의되다가 최종적으로 대구역의 기능을 동대구역을 만들어 분산하고 대구역을 축소하여 오늘날의 모습이 됨. 다만 이 과정에서 화물과 철도 시설들만 동대구로 이전하고 대구역을 여객의 중앙역, 관문역으로 계속 두었으면 좋았겠지만 여객의 중앙역 기능까지 동대구로 넘기고 대구역은 영등포, 구포역과 같은 보조 여객 역사가 되어버리며 장기적으로는 대구의 균형있는 도시계획에 지장을 초래했으며, 이는 현재진행형임. 


또한 서울의 강남 개발이 그랬듯이 대구의 동부지구 개발도 동대구역을 중심으로 한 동부지구를 부도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대구의 또다른 중심으로 만드려 했고, 이는 3차순환선 동부 구간의 변경에서도 드러남.

그러나 지면과 떨어져 고가도로로 접근하는 동대구역의 입지적인 한계로 역세권 상권 형성에 실패하고, 고속철도 시대에 맞춰 도시기본계획에서 이전 도시기본계획에서 부도심으로 계획했었던 동대구를 확실히 도심과 대등한 신도심으로 지정하고 대대적인 역세권 개발을 추진했으나(현재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는 1990년대 계획보다 되려 축소된 것임.), 대구 동부는 고도제한과 그린벨트로 개발이 어려운 데 반해 서부는 시역이 서쪽으로 확장되며 고밀도 택지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동대구 개발은 아직까지도 초기 계획에 못 미치고 있음.


또한 대구시는 이때 큰 실수를 범하는데, 상권이 활발해 잠재력이 있는 평리네거리 ~ 두류네거리에 이르는 서대구로 축, 서부정류장과 관문시장, 당시 달성군청이 있었던 성당네거리 일대가 아닌 죽전네거리 ~ 본리네거리에 이르는 와룡로 일대를 동대구에 대응하는 서부권의 부도심으로 계획했음. 성장 잠재력이 있는 곳은 도시계획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상업지구로 지정된 죽전-본리 축은 모텔과 유흥가만 난립했다가 주상복합 단지로 재개발되고 있음. 서대구역이 공단 한가운데로 들어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음. 서대구로 축을 부도심으로 계획해 평리네거리에 서대구역을 만들고, 서부정류장을 현대식으로 재건축하여 서부권의 통합 버스 터미널을 만들었으면 서대구권 개발은 지금보다는 확실히 성공했을 것임.


1970년대부터 서대구역도 계획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음.


이 외에도 꽤 진귀한 자료가 많으니 다들 읽어보는 것을 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