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야기할 장소는 광주광역시 북구 동림동.

행정동과 법정동이 일치한다.

 

 광주시민들에게는 IC로 가장 유명할 동네, 광산구를 제외하면 광주 시가지 최외곽이면서도 앞에는 고속도로 뒤에는 시청이 있는 사기적인 입지로 말그대로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이 말은 시내 교통망에서도 유효하며, 수완•첨단•양산의 어마어마한 인구가 오늘도 광주시내를 향해 동림동을 지나가고 있다.

 확실한 운암권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한때 동림•운암을 합쳐 동운동으로 개발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근데 딱 보면, 동네가 두개처럼 보임. 운암산과 영산강이 절묘하게 둘 사이를 가로막아, 빛고을대로로 겨우 연결된 모습.

 동림동주민센터가 있는 북쪽은 푸른마을이라는 인공적인 냄새가 나는 마을이름, 북문대로 연선을 따라서 운암지구와 시가지가 연결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림동 하면 이 부분만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진 개발된 동림동이 여기뿐이었으니까...

 남쪽은 죽림마을로, 자연부락에서 출발해서 최근 아파트단지가 조성중인 곳이다. 다른 북구 시가지와는 산줄기로 단절된 묘한 모습. 부동산업계에선 동림3지구라는 별명도 있다 카더라.


 동림동은 다른 의미로도 두개로 나눌 수 있다. 동배와 죽림, 동림이라는 이름을 구성하는 두 지역이다. 동림IC에서 내려오는 빛고을대로를 기준으로 서쪽의 들판이 동배들, 동쪽의 자연부락이 죽림마을이다. 운암산 남쪽에서 유효한 구별법인데, 이 둘을 합친 동림동이 운암산 북쪽의 고갯길 아파트촌으로 넘어간 야속한 모습이다. 공항 고도제한의 유산이 아직까지 이 땅을 괴롭힌다.


 야속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금은 흑역사가 되어버린 이름, '동림2지구'이다. 택지개발이 취소되었다는 뜻은 아니고 (모종의 사정으로 공사중단이 됬던 것 같은 기억은 있다), 정체가 세탁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지금도 동림2지구라고 불리긴 하지만 이젠 동림동도 아니고 북구도 아닌 서구 동천동이 되어서는, 진짜로 분단되어버린 것이다. 서구의 선거구를 유지시키기 위해 인구를 넘겨버린 횡포... 북구는 맨날 땅을 뜯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