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행정구역은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관계로 이해도 안가고 어려운 것 같아서 정리해봄.

 

1급 행정구역


 

<그림1> 미국의 주 지도

 

크게 주(state), 특별구(federal district), 자치령(territory)이 있다.

미국에 총 50개의 주가 있는 건... 도지챈 사람들이면 다 알 것이다. 간혹 워싱턴DC 포함해서 51개주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미국사람들도 가끔 있음.... 절레절레)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는 주가 아니라 특별구에 속한다. 주는 엄청난 자치권이 주어지는 반면, 워싱턴DC는 고도의 자치권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심지어 상원의원도 없음. 3명의 하원의원을 뽑긴 하지만, 그마저도 표결권은 없고 그냥 참관하거나 의견 발언권 정도만 주어져 있음. 따라서 워싱턴DC도 주라고 우기는 사람을 보면 뒤통수 한대만 때리고 정신차리라고 해주자.

주가 자치권이 얼마나 강하냐면, 주마다 선거일도 다르고, 선거 가능한 직책도 다름. 어디서는 법원장을 뽑을 수 있는 주도 있고, 투표 방법도 다른 주도 있고 그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인단 뽑을 때, 51:49로 이겨도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쓸어가는 게 일반적인데, 심지어 이것도 예외가 존재할 정도임(네브라스카, 메인). 참고로 주 정부는 지방 정부로 안 침ㅋㅋㅋㅋㅋ 지방정부(local government)는 그보다도 밑단계만 지칭함.

가끔 어느 주들은(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 등) 공식명칭이 State가 아니라 Commonwealth(연방)인데... 이것만 봐도 미국이 얼마나 분권적인 국가인지 보여주는 듯. 연방의 연방...크으

자치령(territory)는 크게 푸에르토리코, 괌, 북마리아나제도, 미국령 사모아, 미국령 버지니아제도 5개의 자치령 및 기타 사람이 살지도 않는(아니면 매우 적은) 자치령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 행정구역은 또 미국의 그것과는 달라지기 때문에 이하 논의에서는 생략.

 

2급 행정구역

우리나라로 치면 시군구...가 되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시군구보다는 부/현 정도가 적당하지 않나 싶음.(대신 1급행정구역이 도가 아니라 그냥 우리나라급) 크게 County, Parish, Borough 등이 있음. 


<그림2> 오하이오 주의 County

 

대부분의 주 밑에는 County가 있음. 여기서 대부분이라고 하는 이유는 2개의 예외가 있기 때문임.

보통 한 주에 적게는 3개(델라웨어)에서 많으면 254개(텍사스)의 County가 존재함. 우리나라에서 군(郡)이 County로 번역된다고 해서 county가 시골 지역인가 하면 절대 안됨. (내 생각에는 예전 도농분리 시절에 군 안에 도심 지역이 있는 거보고 군을 그냥 county로 번역한게 아닐까 싶음.) 뉴욕주의 맨해튼이 county고, LA의 경우에는 LA county 안에 LA city가 존재함. 그냥 인구와는 무관한 행정적 영역이라고 보면 편함. 위의 오하이오를 예로 들면, 주도 콜럼버스 시는 중간에 별표친 Franklin County에 있고, 신시내티 시는 남서부의 Hamilton County, 클리브랜드 시는 북동부의 Cuyahoga County(카이야호가)에 위치함. 당연히 이들 county에는 지방 정부와 지방의회가 존재함. 물론 다 있는 건 아니고... 어떤 county는 시장만 있고, 어떤 county는 의회만 있기도 함ㅋㅋㅋㅋㅋㅋ

 

<그림3> 알래스카 주의 borough
2개의 예외는 루이지애나 주와 알래스카 주임. 루이지애나 주는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서 county 대신 parish(직역하면 교구... 프랑스가 가톨릭 국가였으니까 교구 단위로 행정구역 짜는게 익숙했겠지)라고 하고, 알래스카 주는 borough라고 함. 심지어 알래스카 주 같은 경우에는 사람이 잘 안 사는 지역 같은 경우에는 borough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음. 우리나라로 치면 소속 군(郡)이 없는 마을이라고 해야 되나ㅋㅋㅋㅋ 대신에 행정적인 기능은 없지만, 인구통계를 위한 임의의 행정구역인 census area(직역하면 인구조사 지역)로 묶임. 위 그림에서 초록색/파란색 부분들이 borough이고, 노란색 부분이 census area들임. 

 

이 외에도 독립시(independent city)라고 해서, county에 속하지 않는 시들이 존재하기는 함. 버지니아 주에서 이 제도가 발달했고, 메릴랜드 주의 발티모어 시, 미주리 주의 세인트 루이스 시 등이 이런 사례에 속함. 

또 시이자 군인 지역들도 있음(....) 그러니까 보통 미국에서 county>city인데, 몇몇 지역들은 county=city로 도시의 급을 올려준 거임. 대표적인 예가 샌프란시스코(정식 명칭 City and County of San Francisco), 덴버, 호놀룰루, 뉴올리언스 등이 있음. 위의 독립시가 도농분리시 느낌이라면, 이건 도농통합시의 느낌 정도로 보면 될듯. 

 

또 하나의 예외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뉴욕NYC임. 여기만 거의 유일하게 city>county인 사례임. 5개의 county(New York, Bronx, Kings, Richmond, Queens)를 묶어서 하나의 도시로 만든건데... 한양시, 영등포시, 강남시를 합쳐서 서울특별시를 만든 개념이라고 봐야하나... 여긴 또 county가 정식 명칭이기는 하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borough라고 부름. 각자의 county들은 뉴욕시장도 뽑고, 각자 county 시장도 뽑음. 대신 county 하부의 자치단체가 없긴 함. 

 

 

3급 행정구역

일본의 시정촌 개념과 제일 가까운듯. 우리나라의 읍면동... 이라고 하기에는 편차가 너무 심해서ㅋㅋㅋㅋ

이에 해당하는 지역으로는 Township, City, Town, Village, Municipality 등등등이 있음. 우리나라 읍면동 기준보다도 훨씬 기준 없으나... 있는 한도에서 알아보자.

 

우선 이 단위까지 내려오면 미국이 마을을 어떻게 만들었는가 먼저 알아봐야 됨.

마을이 형성되는 건 크게 2가지가 있다고 보면 됨.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되거나, 대륙의 기상답게 무 자르듯이 댕강댕강 경계를 나누거나.

전자는 다음과 같음. 


원래 이런 식으로 하나의 마을이 있었는데, 마을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와 살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마을 경계 밖으로 집들이 들어서게 되면,


이런 식으로 마을의 경계를 집 따라 늘려가는 거지. 현재 미국의 최하부단위 행정구역이 우리 눈에는 개판으로 보이는 이유가 이런 이유 때문임. 옛날에는 이러한 마을 경계 넘어서는 사람 하나 살지 않는 땅이거나, 개간 되지 않거나, 황무지거나 였을테니 주소라는 개념이 필요하지도 않았을 거고. 우리나라처럼 도 밑에 시 밑에 동 이런 식으로 행정구역을 나눠 놓은 개념이 아니라, 마을들이 있는데 얘네를 묶어서 county를 만들고, county를 묶어서 주를 만든 개념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랑 큰 차이가 있기도 하고. 

 

아니면 후자와 같이 대륙의 기상에 따라 깍두기처럼 행정구역을 만들어서 마을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음.



깍두기 마냥 깔-끔. 저거 심지어 대평원 지역도 아니고 산맥 지역임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사람 사는 깍두기도 있고 안 사는 깍두기도 있고.

아무튼, 전자와 같이 마을의 경계 개념으로 만들어진 것이 town, city, village고, 후자와 같이 county를 더 쪼개기 위해서 만든 것이 township임. 후자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중서부의 대평원 지역이나, 초기 정착지 지역인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행정구역이고, 캘리포니아 같은 주는 township 없이 city, town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음. 일반적으로는 인구 규모로 city>town>village이고 이 모든 것의 통칭을 municipality라고 부름. 지방 정부는 city, town, village 다 있음. 앞전에 소개한 1명짜리 자치단체(Monowi) 역시 이 분류에 해당함. 

Monowi 사례를 보면,

네브라스카 주(위 그림) 밑에 Boyd County(아래 그림) 밑에 Monowi 라는 지자체가 있다라는 말씀. 즉 Monowi 사람은, 네브라스카 주지사, Boyd County 시장, Monowi 마을 시장(인구 1명이니까 본인이겠지ㅇㅅㅇ)을 투표함. 

위에서 언급하였다시피, 마을 경계 내부로만 마을(town, village)이고, 그 외부 지역은 사람이 살거나 말거나 하는 땅이기 때문에, 딱히 하위 행정구역이 없음. County 직할 구역이라고 해야되나;; 만약 이 지역에 사람이 산다고 하면 어차피 철저히 도로명주소 위주니까 주소 문제는 아무 이상 없지만, 인구조사 하는데 번거로움은 있음. 어쨋든 중앙/지방정부에서 통계는 내고 관리는 해야 되니까. 그래서 저러한 공터 같은 지역을 임의적으로 통계 지역으로 구분하기도 함. 영어로는 Census-designated place. 

 

더 기막힌건, county 안에 보통 city가 있지만, 그 경계가 불일치할 수도 있다는 소리임. 무슨 이야기냐 하면, 우리나라로 치환했을 때 위례신도시가 서울+성남+하남 합쳐서 자신들의 신도시를 자치한다고 가정하자. 이 때, 위례 사람들은 각자 시장(서울시장, 성남시장)들을 뽑기도 하지만 같이 합쳐서 위례마을장을 뽑기도 한다는 소리임. 위례마을장은 시경계에 있는 위례마을의 자치를 담당하고. 

 


 

그림은 오하이오 주의 주도 콜럼버스 시의 지도임. 베이지색은 콜럼버스 시가 위치한 프랭클린(Franklin) County이고, 빨간색은 콜럼버스 시(City)임. 얼핏보면 County 내부에 City가 있는 것 같지만, 북쪽이랑, 동쪽 일부에 시가지가 연담되면서 County의 경계를 벗어난 지역들이 보임. 그러나 County 경계를 벗어났다고 하여, 다른 city가 되는게 아니라 이 지역들도 콜럼버스 city 영역임. 아효 뭐라고 더 설명해야 되나.. 글솜씨가 짧아서 ㅠㅠ 

 

다시 다른 예시.


캘리포니아 주의 Los Angeles County임. 숫자2 써있는 부분이 LA시임. 하지만 LA시 밖에 말리부, 비벌리힐즈, 산타모니카 등 여러 city 등이 존재하고 있음. 각자 다른 지자체는 의미지ㅇㅇ 행정구역 통합이 순전히 지네 맘대로라서 경계고 뭐고 다 개판임. 암튼 우리나라와 마을 형성/행정 구역의 형성 과정이 달라서 생기는 차이점이긴 하지. 

다시 이 지도를 들고 온 이유는, 분홍색 지역을 설명하기 위해서임. 영어로는 unincorporated areas, 직역하면 비통합 지역인데, 다시 말해서 지방정부가 없는 지역들임. 사람 사는게 희박해서 일수도 있고, 마을들이 서로 땅따먹기 하다가 남은 자투리 땅일수도 있고. 반대로 하얀 지역은 사람들이 모여서 정부를 만든 지역이라는 의미에서 통합지역(incorporated area)이라는 표현을 씀... 헥헥

 

이거 다 읽을 사람들이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미천한 글 읽어주셔서 ㄳㄳ 이해 안가는 부분 있으면 질문해도 돼얌ㅋㅋ 나도 시간 없어서 중간에 내용 빼먹을수도 있어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