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슬로뱐스크에서 러시아 군의 포격을 받아 아수라장 된 주택의 돌무더기 사이서 주민이 쓸만한 물건을 찾고 있다. /AFPBBNews=뉴스1

2월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100일째를 맞아 미국, 유엔 등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공개 성명을 연이어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3일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추가 침공을 명령한 지 100일 동안 세계는 조국을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와 결단력을 봤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돕고자 63억달러(약 7조8561억원) 이상의 안보·인도·경제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언급했듯 우리의 목표는 간단하다"며 "미국은 (러시아의) 추가 침략을 억제하고 방어할 수단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민주적이고 독립적이며 자주적으로 번영하기는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전쟁을 끝낼 것을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그가 선택한 전쟁이 초래한 모든 고통과 세계적인 격변을 즉시 끝낼 것을 다시 요구한다"며 "미국과 우리의 동맹국과 파트너 모두 러시아에 고통을 주고자 전쟁을 연장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재 해제는 러시아가 공격을 멈추고 전쟁을 끝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시민을 매우 존중한다. 그들(러시아인)은 우리의 적이 아니며, 계속되는 전쟁과 증가하는 억압보다 더 나은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인을 향해선 "여러분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고, 이 전쟁이 끝나면 재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에서 러시아 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뻥 뚫린 건물의 모습이 보인다. /AFPBBNews=뉴스1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에 "폭력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나는 폭력의 즉각적인 중단,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인도주의적 접근, 전투 지역에 갇힌 민간인의 안전한 대피, 민간인의 긴급 보호, 국제 규범에 따른 인권 존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이 전쟁은) 인권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침해를 초래했고, 식량·에너지·금융 등 글로벌 3대 위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을 해결하려면 협상과 대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양측의 외교적 해결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당사자들(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이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선의의 외교적 노력을 빨리하는 것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세계를 위해 더 좋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은 지난 3월 말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5차 협상을 끝으로 잠정 중단된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와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정혜인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