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브리튼 섬) 기차일주 답사기 시리즈

1편: 대서양 건너

2편: 우중충한 런던

3편: 시티 오브 웨스트민스터

4편: 버킹엄 궁전

5편: 시티 오브 런던

6편: 카나리 워프&그리니치 천문대

7편: 언더그라운드&2층버스

8편: 런던 기차역들

9편: 이스트본

10편: 세븐 시스터즈

11편: 브라이튼 앤 호브

12편: 웨일스행 기차

13편: 카디프


아직 카디프를 떠나기에는 이 도시엔 생각보다 볼게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카디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지금 보여드릴 카디프 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먼저 사진들부터 보고 가시죠.


카디프 중심가에서 쭉 따라 북쪽 방향으로 올라가면 카디프 성의 외성 및 입구가 보입니다.


외성에 걸쳐있는 감시탑 및 시계탑. 영국 어느 도시가 그렇듯 시내 중심부에는 이렇게 시계탑이 있습니다.


중세 판타지 세계에 온것 같은 성벽의 외관. 현재와 같은 외관은 11세기 경에 노르만인들이 웨일스 지역을 점거하고자 할 때 형성된 거라고 합니다. 원래 성 자체는 1세기 경에 로마시대 쯤부터 있었지만요.



안뜰의 모습. 경복궁도 흥례문 앞까지는 무료입장이듯이, 여기도 안뜰까지는 시민과 방문객에게 도심 속 공원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물론 전 이 성의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해 값이 꽤 나가는 티켓을 구매했지만요...


안뜰에서 바라본 성은 이런 모습입니다.


얼마전에도 보여드렸던 무려 웨일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축구선수가 된 가레스 베일. 이젠 월드컵 진출까지 이뤄서 진짜 웨일스 축구의 영웅이 되겠군요.


티켓을 사고 성벽 내부로 먼저 들어가 봅시다.





말씀 드렸다시피 카디프 성 자체는 1세기 경 로마시대때 부터 존재했는데, 이렇게 현재의 성벽 바로 밑에 로마군이 쌓았던 성채가 존재하는 식입니다. 참고로 카디프란 도시 자체가 원래는 로마인 입장에서 오랑캐였던 웨일스인의 저항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채에서 출발한 도시인데, 지금은 웨일스의 수도이자 대표도시가 되었다는게 참 아이러니...


성채 안쪽으로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 봅시다.



포스터를 보아하니 2차대전 시기 독일군의 공습에 대비해 대피소로도 쓰였던 모양인데, 곳곳에 2차대전 시기의 집기들이 널브러져있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대낮인데도 밖만 환하고 안은 어두우니, 적들이 참 탐지하기 힘들 법 합니다.


성벽 안쪽에서 바라본 카디프 성 안뜰과 도시의 스카이라인. 여기보다 더 잘 보이는 포인트가 물론 존재합니다.


성벽을 타고 다시 거슬러 빠져나와 봅시다.



엄청나게 많은 웨일스의 붉은 용 기. 아까 안뜰 사진에서도 보셨듯 웨일스인을 배척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채가 지금은 웨일스의 얼굴이자 랜드마크로 발돋움한 모습... 붉은 용 형태의 상까지 사진 찍어놓으라고 전시해놨을 정도니까요.




성벽 위에서 바라본 안뜰의 모습. 중세 공성전 무기인 투석기부터 해서 근세의 대명사 대포까지 안뜰 한 켠에 전시해 놓은게 인상적입니다.



이번에는 성에서 가장 높은 곳인 Shell keep, 즉 성의 내성이자 요새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원래 깃대에 대형 웨일스 깃발이 휘날려야 되지만, 성 입구에서 직원한테 물어보니 저번주에 비가 거세게 오는 바람에 깃발을 세탁 맡겼다 하더군요.



요새답게 외부에서 쉽게 적이 침략하지 못하도록 해자로 둘러싸여져 있습니다. 외성이 뚫린다 해도 저 돌다리를 끊어버리고 요새 안에서 버티기를 시전할 수 있게끔요.


올라가는 계단이 꽤 가파르니 주의.


요새 입구 바로 옆에 이런 공간이 있던데, 무슨 용도였을까요...? 화장실? 화로?



요새 내부의 작은 안뜰. 그래도 안에 공간이 아주 협소하지는 않네요.


저 다리만 끊는다면 안에서 버텨도 끄떡없을 것 같긴 하네요.


물론 도시 조망도 한 눈에 보여서 바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대충 눈에 잘 보이는 위치이기도 하고요.


저기 보이는 시계탑은 카디프 시청 건물.


내부는 이런 꼬부랑 계단이 3층 정도 이어져 있는 구조입니다.


물론 여기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영어/웨일스어 병기. 웨일스어는 참 보면 볼수록 신기해요.


다시 요새를 나와서 이번엔


붉은 용 뒤에 있는 성의 메인 건물로 들어가 볼 겁니다. 저기가 이제 평상시에 성의 주인이 먹고 자는 곳이겠죠.


성의 주인이 사라진 지금은 이런식으로 박물관 형태로 꾸며져 있습니다. 당시 중세 기사의 철갑옷 모습이 보존되어 있음은 물론






중세 판타지의 마법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고급진 인테리어의 서재 방이 1층에서 저를 반겨줍니다.


계단을 올라가보면






큰 회의나 종교 의식같은 것을 치루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강당이 나옵니다. 판타지에서 봐왔던 모습들이 다 이곳에 있었네요... 여기는 3층이었고



한층 다시 내려가 2층으로 오면 좀 더 작은 규모의 회의실 및 식탁으로 쓰였을 법한 공간이 나옵니다. 여긴 좀 더 사적인 생활을 위한 공간이었겠군요.



카디프 성 메인 건물의 거실 쯤 되는 공간. 한 분의 사진에 Mayor 이라고 써져 있는걸 보니 예전엔 시청 공관으로도 쓰였던 모양이로군요.



웨일스 각 지방의 상징 문장들이 방 곳곳에 박혀 있습니다. 저 Princes of Wales는 현재 영국 왕세자의 칭호이므로 잉글랜드 왕실의 상징인 사자 문양이 같이 있는걸 알 수 있습니다.


카디프 성은 외부 모습부터 내부 모습까지 뭔가 판타지 세상에 혼자 떨어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 서재에선 책 한권 집어들어 마법 수련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느낌도 받았네요 ㅎㅎ


이로써 카디프 및 웨일스의 짧은 답사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편엔 스코틀랜드로 가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정리해 드리고자 합니다.

다만 다음 답사기가 언제 올라올 지는 알 수가 없는게... 제가 내일 LA로 방학을 기념해 쉬러 갔다가 시애틀까지 34시간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여정이어서... 그래도 빠른 시일 내에, 특히 기차에서 인터넷이 조금이라도 터진다면 한번 시도는 해보겠습니다. 기다리시는 분이 있으시겠냐만은...


그럼 다음 편 혹은 다른 글로 뵙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