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막 머릿속에 맴도는데 쓰기가 너무 귀찮다...나 너무 게을러졌어


아 글고 여행유튜버들 되게 부럽긴 한데 저거 막 매번 찍고 편집하고 자막넣고 되게 귀찮으시겠더라...

그래서 뭔가 하고 싶어도 하기가 싫어짐

그리고 일이 되면 여행도 사실 되게 힘들어지고 남는 것도 없다 그러더라


대충 무슨 일이 있었냐면


1. 무르만스크 도착함

2. 무르만스크 위에 세베로모르스크를 가려 했더니 여권 보고서 여기 군부대 가는 길인데 서방 간첩이냐고 욕먹고(물론 반쯤 농담조) 무르만스크로 되돌려짐

3. 레닌함 갔음

4. 그날 저녁에 지도 보는데 되게 신기해 보이는 도시가 있어서 가기로 함

5. 가는 버스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예약제. 근데 차피 자리 남는다고 타라고 함

6. 검문소에서 또 걸림. 다행히 여기선 인적사항하고 방문 목적만 이야기하고 보냈음

7. 도시 도착하기 호텔 XXX? 하고 어떤 아재가 물어보길래 픽업인 줄 알고 탔음

8. 차에 탔더니 FSB 신분증 보여주고 조사함

8-1. 텔레그램 뒤졌는데 우크라 친구랑 얘기한거 안 지워서 걸릴뻔함. 다행히 그 친구랑 대화한 건 안 들어갔음

9. 생각없이 동네 돌아다니다가 동네 여자애들이 러시아말 할 줄 아냐고 물어봐서 안다고 함.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도시 중앙광장으로 갔더니 온 동네 얘들 나 왔다는 얘기 듣고 몰려옴. 얘들 막 난리나서 사진찍고 이것저것 선물 주고받음. 그 도시에서 있던 3일동안 현지인이랑 그렇게 막 할일없이 돌아다님

10. 그 중에 여자애 한 명이랑 잘됐음

11. 무르만스크 돌아와서 호스텔에 묵었는데 대통령 요리사라는 양반 식재료 구하러 왔는데 심심하다고 호스텔 바에서 얘기하자고 앉힘. 정황상 대통령 요리사 맞는 것 같고, 적어도 꽤 수준높은 요리사인 거 같았음. 일단 요리사라는 확실한 증거는 (직접 요리하는 영상도 봤고) 말 끝마다 '블럇' '나후이' 붙이는 거 보고 아 이 사람 진짜 요리사다 싶었음. 이후에 아재 두명이 더 합류했고 난 보드카 스무잔 마시고 뻗었음

12. 페트로자보츠크는 3등실에서 한국 청문회 한거랑 옆자리 무르만스크 눈나 사진 찍어준 거 말고 별 얘기 없다. 이쁘더라

13. 아 맞다 유사핀란드라 핀란드식 음식(이 맞는진 모르겠는 참치 타다끼)이랑 핀란드식 사우나 혼자서 2만원주고 1시간동안 동네 사우나 통째로 빌려서 목욕

14.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뭐 그냥 늘 그렇듯이 아름다웠고 역설적으로 대도시에선 인연을 찾기 힘들지. 이런데서 친해지려 하는 사람들은 100 중에 99는 사기꾼 호객꾼


아 참 교통수단은

모스크바>무르만스크 비행기

무르만스크>페트로자보츠크>상트페테르부르크 침대열차

상트페테르부르크>모스크바 삽산



이제 이번 달 계획은

모스크바>민스크>모스크바 벨라비아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삽산

상트페테르부르크>헬싱키 국제버스

헬싱키>탈린 페리

탈린>리가 에어발틱

리가>파리 에어발틱

파리>브뤼셀 탈리스

브뤼셀>이스탄불 페가수스

이스탄불>알마티>서울 에어아스타나


이스탄불에서는 국제학교 일일 교사가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