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추론일 뿐 학문적으로 검증된 사실은 아니니 유의 바람)


여기서 루프노선이란 대중교통 노선 운용에서, 기점에서 출발하여 빙 돌아가며 다시 기점에 도착해 운행을 마치는 형태의 노선 중, 2호선마냥 완전히 순환하지는 않고 기점에서 운행종료가 이루어지는 형태의 노선을 말함(꼬리구간의 존재 여부는 상관없음). 이러한 노선은 루프의 크기에 따라 소루프와 대루프로 나눌 수 있는데 소루프와 대루프는 같은 루프지만 노선의 특성이 크게 다름.


소루프는 일자 노선이 진화한 형태로, 기종점 부근 구간에서의 운용 편의를 위해서 더 많은 정거장을 거치도록 잡아늘린 케이스임. 소루프가 채택되는 첫 번째 이유로는, 양 끝 근처 구간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편의 때문임. 일자 노선 상태에서 연장해서 이리저리 돌리게 되면 왕복 길이가 전부 증가해서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길이가 늘어나는 걸 가능한 한 줄이기 위해서 기종점 근처 지역을 빙빙 도는 과정에서 저절로 회차가 되게끔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이유로는, 도심부처럼 종점지로 쓸 곳이 마땅치 않은 곳에서 회차를 하기 위해서. 대체로 소루프 노선은 두 이유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만들어지게 됨.

하지만 소루프의 단점으로는 같은 왕복 길이의 일자노선과 비교했을 때 배차간격이 흐트러지기 쉽다는 것임. 일자노선에서는 기점에서 운행을 시작하면, 종점에 도착했을 때는 승객이 없으므로 종점에 빨리 도착했을 때 종점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출발할 수 있는 데에 비해, 소루프 노선에서는 루프 구간에 진입하여도 루프에 도착한 사람이 내림과 동시에 반대쪽으로 가려는 사람이 타버리기 때문에 쉴 수가 없음. 이는 배차간격 붕괴와 함께 기사의 1회 운행 시 운행거리를 늘리기 때문에 기사가 쉽게 피곤해지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음. 물론 역마다 출발시각이 정해져있어서 표정속도가 다이어보다 상승할 수는 없고 적절한 때 정거장에 미리 승무원이 대기했다가 교대하는 지하철에서는 이런 문제가 덜함.

소루프 노선에서의 수요 특징으로는, 루프구간 내부만을 이동하는 수요보다는 루프구간과 꼬리구간을 오가는 수요가 더 중시된다는 점임. 따라서 루프구간은 편도로만 경유하는 경우가 많음. 만약 루프구간에서도 왕복 경유를 한다면 한 번은 시계방향, 한 번은 반시계방향 식으로 번갈아 운행해야 되는데, 이렇게 하면 루프구간 내에서 양쪽 정류장에 다 버스가 오기 때문에 편도 경유할 때에 비하면 체감 배차간격이 2배가 돼버림. 보통 버스를 기다릴 때 반대쪽 정류장에 오는 버스까지 염두하고 기다리진 않잖아?


지하철에서 소루프를 하는 대표적 사례로는 6호선이 있음. 그냥 응암-구산-연신내 일자로만 뚫어도 될 걸 응암->역촌->불광->독바위->연신내->구산->응암 이렇게 돌림으로써 회차지를 만들기 어려운 문제를 해소하고 일자로 만들었을 때보다 더 많은 지역에서 6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음. 물론 구산역에서 연신내역으로 못 간다는 병맛 상황이 생기긴 했지만, 한 역 거리니까 굳이 지하철을 타지 않고 버스로 가도 큰 불편이 없게 됨(이라고 적어도 응암루프 만든 사람은 생각했을 것이다).

버스에서 소루프를 하는 경우는 매우 많은데... 일례로 서울 102번을 가져와봤음. 얘는 도심부에 종점지로 쓸 곳이 없다 보니 루프를 이용해 회차하는 경우인데, 만약 동대문을 지난 다음 그냥 유턴을 해버리는 것보다는 저렇게 루프로 돌려버리는 것이 성신여대입구나 미아리에 사는 사람들이 동대문뿐만 아니라 광장시장, 창경궁, 성균관대학교 등을 오갈 수도 있게 되어 더 편리해지고 승객 유치도 할 수 있음. 하지만 얘는 도심에서 성신여대입구나 미아리를 오가는 수요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혜화역에서 광장시장을 가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고 있어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함.



하지만 성격이 크게 다른 대루프는 어디가 실질적 종점에 해당하는지는 알 수 없고, 난맥상으로 발생하는 수요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음. 철도에는 아직 해당되는 예는 없고, 버스에만 예시가 존재함. 한번 청주 831/832번을 예로 들어보겠음. 해설은 사진 밑부분에서 하도록 하겠다.

(832번은 순환방향이 반대이며 꼬리구간은 831번과 달리 영운동이 아닌 수곡동을 향하고 있음)

이 노선의 루프구간은 성안길~충북대~가경터미널~비하동~지웰시티~봉명동~청주대~성안길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이 노선이 잡을 수 있는 수요라면 가경터미널<->비하동, 가경터미널<->지웰시티, 가경터미널<->봉명동, 비하동<->지웰시티, 비하동<->청주대, 비하동<->충북대, 비하동<->성안길, 지웰시티<->충북대, 지웰시티<->성안길, 지웰시티<->청주대, 봉명동<->청주대가 있음(가경터미널~충북대~성안길~청주대 간 수요는 뭐 105번도 엄청 다니고 해서 중복되는 노선이 많아서 딱히 831 브라더스가 가지는 메리트는 없음). 만약에 일자노선으로 쪼갠답시고 성안길~가경터미널~지웰시티 루트와 성안길~청주대~지웰시티 루트를 가진 두 노선으로 쪼갠다면? 배차간격 문제나 기사 피로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지웰시티까지 이어진 노선들을 종점지인 비하종점에 데려다줘야 하기 때문에 왕복 거리가 소폭 증가하게 될 수도 있고, 가경터미널<->봉명동, 비하동<->청주대 같이 지웰시티를 통과해서 지나가는 수요는 대응할 수 없어 무조건 환승을 해야 함. 환승을 안 하게 만든답시고 가경터미널~지웰시티~봉명동 루트를 가진 노선을 또 만들면? 다른 노선을 어떻게 바꾸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831 브라더스로 존치했을 때보다 더 많은 차량이 사용될 수도 있음.

그럼 대루프의 약점은 뭐냐? 꼬리구간에서 루프구간으로 분기되는 곳 인근에서는 루프구간을 통해 이동하는 게 비효율적이 된다는 것임. 예를 들면 충북대에서 시청을 가는데 831을 탄다면...... 상상에 맡기겠다. 그래서 꼬리구간에서 루프구간으로 분기되는 지점은 그 점을 통과해 지나가는 수요가 거의 없거나 대체 노선이 적절히 있는 곳에 만들어야 함. 예시로 든 충북대에서 시청을 가는 상황이라면, 그냥 105번이나 511번을 타면 된다.

대루프 중에 꼬리구간이 없는 형태로는 광주 용봉83 같은 경우가 있음.

2호선마냥 막차 시간 될 때까지 쉴새없이 빙글빙글 

돌 거 같지? 훼이크고 실제로는 운행종료가 되는 지점이 존재함. 바로 비엔날레전시관 앞. 덕분에 상대 뒷문 쪽에서 타면 경신여고로 갈 때 환승을 하든가 아니면 저 반대편 말바우시장으로 돌아서 가야 되셈 ㅋㅋㅋㅋㅋㅋㅋ 운행종료 후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반대 방향으로 순환을 시작한다는 데서 일반적인 대루프보다는 밑에 나올 짭루프와 더 비슷한 거 같음.


짭루프가 뭐냐면, 루프구간을 한 번 돈 다음에 꼬리구간을 따라 기점으로 곧장 되돌아가는 게 아니라, 바로 혹은 조금 진행한 후에 유턴을 하여 루프구간을 반대로 주행해서 기점으로 가는 형태임. 생각해보면 이건 사실 그냥 일자노선을 구부려놓은 거에 지나지 않다는 걸 잘 느낄 수 있음.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걸 지하철로 만들어놓을 생각을 한 결과물인 도쿄 오에도선... 이다바시에서 히카리가오카로 가려면 도청앞역에서 환승하든가, 아니면 바로 가고 싶으면 거꾸로 돌아가야 함. 루프구간 내에서 양방향 이동을 할 수 있어서 편의성은 증가하지만, 노선의 왕복 거리가 증가하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