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동강면, 대서면, 남양면


이 동네는 딱 벌교 생활권이라는 게 티가 난다. 일단 벌교가 고흥읍보다 가깝고, 농어촌버스도 벌교를 기착지로 하는 노선이 주류이고, 심지어 고흥읍에 가는 버스가 없는 마을도 있다.


그런데도 여기 사람들은 자신이 '고흥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벌교 사람은 자신을 '보성 사람'이라고 하지도 않고, '보성 사람'이냐고 물으면 아마도 보성과 벌교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줄 것이다. 생활권이 다르므로 다른 지역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벌교는 행정을 제외한 부분에서만은, 보성에 종속된 주변지역이 아니라, 완전 별개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벌교에 종속된 주변지역도 벌교라고 부를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벌교라고 불리는 범위는 오로지 보성군 벌교읍에 한정돼있다. 즉 낙안면이나 외서면, 송광면이 벌교 생활권이라고 해도 이 지역을 벌교라고 부르지 않는다. 아마도 이미 '보성군 벌교읍'이라는 행정상의 명칭이 고착되었기 때문일까.

근데 그나마 낙안 쪽은 자신들이 사실상 벌교나 마찬가지라는 걸 안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언제, 낙안 사람은 순천시내에 가는 사람은 '시내 간다'라고 안하고 '순천 간다'라고 한다는 글을 봤던 거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도 자기들이 '순천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지 않기 때문 아닐까. 근데, 내가 언급한 고흥 북부 3면 쪽은 아마도 자신들이 진짜 '고흥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기질이 더 강한 거 같다. 그게 어디서 드러나냐면, 20대 총선에서 드러남. 벌교에서마저 황주홍한테 몰표를 던질 때, 고흥군은 저멀리 녹동, 나로도에서부터 동강 대서 남양까지 한마음으로 고흥 사람이자 신씨 문중 출신인 신문식한테 몰표를 줬지. 고흥에서 신문식이 표가 적게 나온 데가 영남면 한 군데밖에 없었는데 대체 왜 여기만 그런지 경이로울 정도로 고흥군에서는 한마음으로 신문식을 밀어줬음. 이걸 보면 북부3면 사람들이 보기에 자기들 사는 데가 고흥이 맞는다고 생각하긴 하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