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이 DIY 이런거 좀 싫어하지 않나? 단독주택은 쓰레기처리, 보안, 수도나 전기 세팅부터 거의 다 직접 해야 하니까 귀찮은 점도 있어서. 아파트는 관리비만 내면 대부분 알아서 해주는 점이 좋잖아. 또 외국, 특히 미국은 바베큐를 워낙 좋아하고 강아지도 대형견을 많이 키우기 때문에라도 다 돈벌면 단독주택, 그것도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 살고 싶어하는것 같더라. 아파트는 아직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20~30대가 리스형태로 들어가 살고. 물론 NYC 한가운데 있는 슈퍼 금융인들을 위한 럭셔리 아파트들은 빼고.
굳이 말하자면 20세기 후반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중산층이 형성될 때 아파트가 도시 거주 중산층의 라이프스타일로 제시되었기 때문 아니겠냐. 그리고 부자~여유있는 고소득 중산층에게 적절한 삶의 형태를 제공해줄만큼 넓고 깔끔한 단독주택은 서울의 어지간한 동네에선 너무 비싸. 여유있는 중산층 정도로는 들어가기 힘들고, 진짜 부자여야 서울 괜찮은 동네의 쓸만한 단독주택을 가질 수 있지. 그런데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은 그런 진짜 부자와 가까이서 접할 기회가 별로 많지 않잖아. 그러니까 자기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여유있는 사람들의 주거형태인 아파트를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의 주거형태라고 받아들여버린 게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글쓴애는 '외국에서 부자의 상징은 단독주택이다' 라고 말했고, 덧글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진짜 부자들은 단독주택에 산다' 고 말하고 있지만... 전자의 '부자' 와 후자의 '진짜 부자' 는 사실 같은 개념이 아니잖아. ㅋㅋㅋ 전자는 고소득층~상위 중산층을 포함하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계층 전체' 를 통칭하는 거고, 후자는 '진짜 부유층'을 이야기하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