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미국여행 답사기로 찾아온 한 돚붕이입니다.

5월말-6월초 쯤에 집중적으로 여행을 몰아 다녔었는데 (과제는 내팽개치고...)

미 동부-세인트헬렌스 산과 포틀랜드-LA-서부 해안 종단열차에 이어 이번엔

시애틀에서 차를 빌려 옐로스톤 국립공원까지 운전을 하는 여정을 짰었습니다.


원래라면 올해 6월에 했던 미국여행 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가 되었어야 하는 답사기지만,

하필이면 올해...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34년만에 대홍수로 인해 전 출입구가 폐쇄되는 비운이 발생...

(어쩌면 8월 수도권 대홍수의 전주곡이었을지도...)

이게 하필이면 차를 끌고 동쪽으로 이동한지 한시간 후에 통보가 되어서

룰루랄라 신나게 운전하던 전 패닉상태에 다다랐죠... 포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것을요.


그래도 이미 차는 빌려버렸고, 이러나 저러나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아이다호와 와이오밍 두 주라도 보고오겠단 마음에 그냥 가기로 강행했죠. (후회하진 않습니다.)


총 762마일(=1226km) 약 11시간 반의 I-90를 쭉 타고 동진하는 대장정인데, 중간에 쉬고 밥먹고 하다보면 결국 이틀은 걸립니다.


시애틀에서 동쪽으로 I-90를 타고 30분 정도 운전하면 상당히 수량이 많은 한 폭포가 나오는데, 이 폭포가 바로 스노퀄미 폭포 (Snoqualmie Falls).


운전해서 통과하느라 1월달 사진을 갖고 왔지만 I-90는 꽤 험준한 캐스케이드 산맥을 넘습니다. 차를 타고 통과한 이 날은 엄청 흐리고 비가 왔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캐스케이드 산맥을 넘자 거짓말같이 날씨가 맑아진 캐스케이드 동부. 원래도 푄 현상 덕분에 캐스케이드 서부가 습하고 비오는 날씨라면 동부는 건조하고 쨍쨍한 날씨가 이어지는 곳입니다.

사진은 I-90가 컬럼비아 강을 그대로 교량으로 통과하는 지점에 위치한 밴티지(Vantage)라는 곳인데,

이 곳, 이 세상 바람이 아닙니다;;;


캐스케이드 서부와는 달리 꽤나 황량한 모습의 컬럼비아 분지.


밴티지에서 컬럼비아 강을 넘어 약간의 샛길로 빠지면 있는 독특한 주상절리 지형 Frenchmen Coulee.

워싱턴 주 주민들에겐 훌륭한 캠핑 혹은 암벽등반 장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랜드 캐니언 뺨치는 장관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다만 엄청난 강풍때문에 감히 절벽쪽으로 가는 객기는 못 부리겠더군요;;;


강풍지대임을 증명해주는 많은 숫자의 풍력발전기.



컬럼비아 강을 넘으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컬럼비아 분지의 끝없는 지평선.


그리고 끝이 안 보이는 고속도로... 여기서 할리 타는 미국 아재들을 몇명 목격했는데, 그 분들 덕분에 제가 한국에서 2종소형을 땄습니다(??)


드디어 5시간 달려 도착한 워싱턴 주 제 2의 도시이자 워싱턴 주 동부의 중심도시 스포캔(Spokane). 다시 스포캔 쪽으로 오니 흐려지는 날씨... (동쪽에 로키산맥이 있습니다)


이 도시의 자랑은 바로 저 엄청난 규모의 폭포. 무려 시가지 한 가운데에 위치한 3단 폭포인데, 시간상 저는 제일 하단에 있는 폭포만 구경했습니다.


좀 더 가까이서 찍어본 사진. 수량이 어마어마한데,


꽤 높은 위치에서 찍고 있음에도 저까지 집어 삼킬거 같은 폭포의 모습에 전 무서워서 뒤로 한발...



폭포 위와 다리 밑으로 케이블카도 운영중.


스포캔 시에서 30분만 동쪽으로 이동하면 바로 워싱턴-아이다호 주 경계가 나오는데, 여길 통과하면 본격적인 로키 산맥 산길의 시작...


비도 많이 내리는데다 도로도 아이다호로 넘어오면서부터 공사판에 구불구불 한지라 상당히 빡집중 운전을 한 후...


한시간 정도 지나자 곧바로 보이는 아이다호-몬태나 주 경계. 이 때가 밤 12시였습니다. (시차로 인해 한시간이 추가된 상황)

옐로스톤까지는 아직 7-8시간이 남은 관계로 2시간을 더 달려


(외부 펌 https://www.kpax.com/new-loves-truck-stop-opens-at-the-wye) 이렇게 생긴 트럭커 스탑 앞 주차장에서 차박하기로 결정.

사실 중간에 차박할 것을 상정해서 짠 여행이었는데, 차박 시에 트럭커 스탑은 상당히 합리적인 결정입니다.

왜냐하면 샵에서 끼니를 때울 수 있음은 물론, 바로 옆에 주유소도 있어서 기름도 재충전 할 수 있는데다, 10불 정도를 내면 꽤나 깔끔한 컨디션의 샤워실을 이용할 수 있으니 이만큼 좋은 휴게소가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로드트립 하시는 현지인 분들도 많이 이용하시더군요.


그렇게 맞이한 다음날 아침.


차를 타고 2시간을 더 동쪽으로 이동해 몬태나 주의 뷰트(Butte)라는 한 작은 광산 마을에 도착.




광산 마을 답게 옛 폐광을 개방한 곳도 있었는데,


Berkeley Pit 이라는 물로 가득 찬 옛 구리 광산 구덩이가 있습니다. 3불을 내고 안으로 ㄱㄱ.




역시 미국답게 광산도 대륙급 스케일. 이런 건 러시아 위성사진들 보면 하나씩 보이는 건데, 미국에도 상당히 많습니다.


토질 때문인지 물 색깔이 상당히 신기하게 나오는 이 구덩이의 물.




화이트홀(Whitehall)이라는 몬태나 주의 시골 마을. 예전에 몬태나 주의 북부를 열차를 타고 지나갔을 때는 끝없는 평지였는데, 이 곳은 옐로스톤 근처다 보니 군데군데 산줄기가 보이는게 특징.


(외부 펌 https://www.comcate.com/blog/bozeman-mt-new-311crm-interface-expedites-public-requests)

이틀간의 빡센 운전 끝에 도착한 옐로스톤의 관문 도시 보즈먼(Bozeman). 막연히 소도시라고만 들었었는데, 생각보다는 규모가 있는 도시였습니다. 아무래도 옐로스톤과 주변 광업이라는 든든한 수입원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홍수로 인해 북쪽 입구 도로가 유실된 관계로 이틀째 숙소인 캠핑장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서쪽 입구가 있는 웨스트 옐로스톤(West Yellowstone)까지 또 2시간을 운전해야 합니다.


운전 그만하고 쉬고 싶지만, 예약한 캠핑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얼른 가줍시다. 사진은 보즈먼 외곽의 한적한 농촌.


여기서 웨스트 옐로스톤으로 바로 뚫는 길은 앞에 보이는 저 산을 그대로 넘는 고갯길인지라, 운전이 또 상당히 빡셀 것으로 예상...


확실히 이쪽으로 오니 체감이 되는 옐로스톤 홍수의 상태. 딱 봐도 황토색의 급류가 물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에서

아... 이건 확실히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포기해야겠구나... 라고 느껴버렸습니다.




중간에 차도 쉬어주고 경치 구경도 하고 가라고 턴아웃(turnout)을 많이 만들어 놓았는데(갓길 같은 느낌), 그래도 옐로스톤 국립공원 초입이다 보니 경치는 죽여줍니다.


그렇게 도착한 웨스트 옐로스톤(West Yellowstone). 여기도 역시 옐로스톤 서쪽 입구에 바로 붙어있는 관광으로 먹고사는 작은 마을입니다. 이건 다음 날인 3일차의 사진.


그 마을에서 10분정도 차를 끌고 오면 있는 벽지의 캠핑장. 참고로 옐로스톤 뿐 아니라 미국 북부 전역의 타이가 숲 지대가 곰 출몰 지대인지라, 텐트를 치고 자다간 죽을 수도 있단 쫄보스러운 생각에 그냥 이 날도 차에서 자기로 결정.


그 와중에 불 피우고 고기까지 구워먹었으니 참 용감하기도 하지...

옆 자리의 미국 아재가 곰 그렇게 무서워 안해도 된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이런 곳이 처음인 저에겐 쫄리는게 팩트.


물 색이 참 깨끗했던 이 곳의 호수. 노을과 함께 2일차 종료.


다음날 아침. 가스 버너로 물을 끓여 믹스커피 한잔을 타먹고 옐로스톤 국립공원 표지판이라고 찍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서쪽 입구로 이동.


왜 왔는데 들어가질 못하니... ㅠㅠㅠ


미국 국립공원 공통의 입장료 표인데, 전 연간패스가 있어서 원래라면 굳이 표를 안 사도 되었습니다.


그렇게 옐로스톤 국립공원 입구 표지판을 쓸쓸히 뒤로 한채 이를 대체하기 위한 근처의 다른 국립공원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ㅠㅠㅠ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