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몽(大蒙)견문록 시리즈

1편: 몽골 입국기

2편: 이 시국에 러시아? (1)

3편: 이 시국에 러시아? (2)


이젠 역대급 빡셌던 몽-러 국경 월경기를 일단락 짓고, 본격적인 답사기를 시작할 때가 왔군요.

오늘 가져온 노래는 1절이 부랴트어, 2절이 러시아어로 되어있는 울란우데 시가(市歌)입니다. 답사기 제목의 "부랴트의 별"도 2절 러시아어 가사의 "Моей Бурятии звезда"를 적당히 짜집기해서 채택했습니다.


이른 아침 예약한 숙소 하나 없이 무작정 도착한 울란우데 역.


일단 역 안으로 들어와 러시아에서 탈출할 티켓부터 먼저 구매. 국제 결제망 제재때문에 인터넷으로 구매가 불가능하니 살 수 있을때 현금이 있을때 바로바로 사야 합니다...


그리고 육교를 건너 숙소를 잡기 위해 울란우데 시내로 이동하는데, 아침이라 그런가 술 진탕 마시고 꽐라가 된 사람들이 육교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어서 분위기는 그닥 좋지 못했던...

그나저나 전쟁 와중에도 죽지 않은 몽골 종단철도 및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물동량.


이건 떠나는 날 찍은 사진이긴 한데, 울란우데 역이 몽골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분기역이다 보니 꽤나 많은 물자가 실어날라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에 팔리지 못한 가스 및 자원들이 다 여기 있었네요... 몽골 종단철도를 이용한다면 몽골 혹은 거의 대부분 중국행인듯 합니다.



러시아 국기와 문장이 새겨진 관청 건물을 보니 러시아에 온 것이 200배 실감납니다.


그렇게 적당한 호스텔을 찾아 잠을 청했는데... 여기가 제가 가봤던 호스텔 중에서 가격도 꽤 저렴한 편에 굉장히 깔끔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의 호스텔이었어요. 울란우데에서 싼 가격에 주무실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댓글로 물어보시면 알려드릴게요)


대충 낮잠(딥슬립)을 때리고 유심칩을 구하러 나선 본인. 러시아 답게 영웅적인 인물의 동상이 서 있는데...


이 사람... 얼굴이 동양인이네? 찾아보니 부랴트의 젊음(Юность Бурятии)라는 기념비.

러시아스러우면서도 뭔가 러시아 같지 않은 이 곳...



뭐 도시 풍경은 러시아의 시베리아 도시들이나 몽골의 울란바토르랑 비교해서 그렇게 큰 차이가 있진 않지만요.


유심칩을 구하고 본격적으로 점심식사 시작.

무난하게 따뜻한 우유넣은 커피 한잔과 몽골-부랴트식 전통 만두인 보즈(бууз, *몽골어) 혹은 부자(бууза, *부랴트어)를 선택했습니다. 러시아어로는 부즤(Буузы) 라고 부르더군요. 이 역시도 중국어 바오즈(包子)가 어원인데, 어째 생긴건 중국의 바오즈보단 샤오롱바오(小籠包)같이 생긴...





도시 중심부의 소비에트 광장 쪽으로 이동하니 보이기 시작하는 부랴티야의 상징물들.

저 제일 밑 사진의 맨 왼쪽이 부랴티야 공화국의 국기, 맨 오른쪽이 울란우데의 시기 되겠습니다. (중간은 뭐... 다들 아시겠죠)


밤에 펄럭이는 부랴티야 국기를 찍어보려 했으나... 카메라를 들이대자 귀신같이 잦아든 바람 ㅠㅠ


밤의 광장은 이런 분위기. 늦은 밤인데도 (밤 11시) 불구하고 안심하고 돌아다니는 시민들. 미국 도시들은 해만 져도 분위기 살벌해지는데...


그리고 이게 울란우데의 명물 거대 레닌 두상.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



밤엔 좀... 무섭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목민인 부랴트인의 중심도시 답게 광장 여기저기에 있는 말 형상들.


(니네 전쟁중인 나라 맞냐...?) 이 세상 평화가 이곳에 모여있는 듯 합니다.


바깥의 장식을 보아하니 소련 시절부터 써 오고 있는 극장인 듯 합니다.


(읭? 이게 왜 여기있노...)

부랴트인들도 몽골인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 대한 감정이 굉장히 좋다는 것을 길거리를 걸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렌트카를 빌리려 발품을 이곳저곳에서 팔았는데, 저를 도와주시던 한 부랴트인 아주머니가 입고있던 티셔츠에 "I ♥︎ 대한민국" 이라고 한글로 써져있던 걸 보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초에 저도 입 다물고 있으면 그냥 길거리 지나가는 부랴트인 1로밖에 안 보이는 동네인지라, 한국인들에겐 인종관련 시비가 안 붙을 동네인 점은 참 이곳을 여행할 때 좋은 메리트인것 만은 분명해요. (물론 전 덩치가 꽤 있는지라 어디를 가서도 인종관련 시비를 한번도 안 걸려봤습니다만...)


렌트카 빌리려고 발품을 팔았다고 했는데, 러시아 건물의 사무실은 이렇게 간판이 없어서 얀덱스 지도만 밑고 따라가다가는 상당히 골 때릴 수 있습니다.

아 참고로 러시아 구글은 안 막았습니다. (구글지도 사용 쌉가능)


대충 발품 팔아서 어찌저찌 바이칼 호수까지 끌고갈 렌트카를 수배한 후, 어디를 갈까 하다가...

울란우데의 지형을 보시면 바이칼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셀렝게 강과 우다 강(울란우데의 지명의 어원)의 합류점에 도시가 형성된 것을 알 수 있는데, 과연 셀렝게 강 혹은 우다 강은 도시 이름처럼 붉은 강인가 ('울란'이 몽골-부랴트어로 붉다는 의미) 궁금해져서,

저 도시 서부의 주택가로 통하는 다리(붉은 동그라미)쪽으로 이동해 보았습니다.


이동하는 중에도 보이는 셀렝게 강.

음... 여기서 봤을 때는 붉...은가? 잘 모르겠네요.



가는 길에 본 아파트들에서, 소련식 아파트가 외양의 기본 디폴트이긴 하지만 곳곳에 부랴트인들의 전통 양식이 녹아있는 것을 볼 수 있네요.


"여기서부터 울란우데 시내임"을 알려주는 표지판.



다리 바로 앞에는 어머니 부랴티야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녀석도 얼굴이 동양인인데다가 복식까지 부랴트족 전통 복장을 입혀놨더니 확실히 러시아의 여느 동상과는 바로 확연히 보이는 차이점.


(외부 펌, https://mplanetspb.ru/sibir-i-sever/ulan-ude-dostoprimechatelnosti-i-interesnye-mesta.html)

원래 뒤로 러시아의 국기와 부랴티야의 국기 형상이 같이 걸려있어야 하는데, 오늘은 무슨 이유에선지 떼어져 있더군요. 있었으면 멋질...

아... 아닙니다...



이게 바이칼 호수로 흘러들어갈 셀렝게 강의 모습. 가까이서 보니 붉은...건 모르겠고, 탁한 황토색 물이긴 했어요.


나름 울란우데 리버뷰(?).



울란바토르에서와는 달리 의외로 한국산 중고버스가 몇대 없습니다. (한국산 및 일본산 중고차는 많았지만요...)

둘 다 울란우데에서 시내버스 역할을 하는 차량들입니다. 번호로 구분하는데, 마침 저 울란우데 55번 버스가 꺼무 찾아보니 공항버스라는 듯 하군요.


그리고 몽골에서 질리도록 탈 부한카(몽골에선 푸르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야 본국이 여기니깐요.


구 소련권 답게 좀 연식이 되어보이는 노면전차도 다니는 도시입니다. 한국의 한 광역시의 시장님 씹덕사 하시겠군요...


울란우데의 5성급 호텔 앞에 서 있는 동상인데, 이 역시도 복장이며 얼굴이며 죄다 동양적인 색채가 짙습니다.


몽골계 민족 답게 게르도 군데군데서 볼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몽골만큼 자주 보이지는 않았던...


(...여러분 부랴트-아제르바이잔 연합군이 지금 스위스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농담이고, 이 슈퍼 주인장이 아제르바이잔 사람인듯 합니다.


그리고 부랴티야에서 가장 좋은 호텔은 아니지만 가장 오래 터 잡고 있는 호텔 중 하나인 호텔 부랴티야. 마지막 날 여기서 숙박을 했으니 관련 리뷰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울란우데 최고의 맛집 KFC...


생각보다 훨씬 길어졌긴 했지만, 요즘 가기 쉽지 않은 울란우데의 사진을 여러분과 공유할 수 있어서 전 기쁠 따름입니다 ㅎㅎ


그럼 20000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