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몽(大蒙)견문록 시리즈

1편: 몽골 입국기

2편: 이 시국에 러시아? (1)

3편: 이 시국에 러시아? (2)

4편: 울란우데

5편: 바이칼 호수


벌써 이 답사기도 6편째에 이르렀군요. 문제는 아직도 이 여행기의 절반도 못 담았다는 사실...



오늘 배경음악으로 깔아드릴 노래는 부랴티야 공화국의 국가인 "우리가 태어난 땅에 대한 노래". 개인적으로 러시아 연방 공화국 국가들 중에서 타타르스탄, 투바 국가 만큼이나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부랴트인들이 몽골계 민족의 일파인 만큼, 그들의 생활방식 및 언어, 문화, 음식, 종교에 이르기까지 몽골인들과 비슷하거나 똑 닮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런고로 부랴티야 내에선 티베트 불교를 믿는 인구가 적지 않게 존재하는데 (약 인구의 20% 정도), 오늘은 그 부랴티야 공화국 내 불자들이 종교생활을 영위하는 그 공간으로 가보자 합니다.


일단 첫번째는 울란우데 시가지랑 바로 붙어있는 린포체-바그샤 닷산(Дацан Ринпоче Багша). 여기서 닷산(Дацан)은 주로 러시아 연방 내에 있는 티베트 불교 사원을 의미하는데, 어원은 티베트어(གྲྭ་ཚང་, grwa tshang)에서 유래.

티베트 본토에선 주로 곰파(དགོན་པ།)라는 용어를 쓰는듯 합니다.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띄는 동양적인 색채. 사진의 깃발은 티베트 불교에서 주로 쓰는 다르초(དར་ལྕོག་, dar lcog) 형태의 오색 깃발인데, 저 오색은 각각 5원소(파랑-하늘, 하양-공기, 빨강-불, 초록-물, 노랑-땅)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에 펼쳐진 울란우데 시의 전경. 시가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고 근처 고지대에 위치해 있는 사원인지라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불탑들이 이곳이 불교 사원임을 말해줍니다.


린포체 바그샤


닷산


그리고 정면에 있는 본당 건물. 벽돌로 지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사실 지은지 얼마 안된 사원입니다 (2000년 건립).

뭐 그 이전엔 이곳은 소련 땅이었고 부랴티야에 남아있는 불교 사원은 좀있다 가볼 이볼긴스키 닷산 하나뿐이었던지라 이해는 갑니다만...


티베트 불교 사원은 참 색감이 이쁜것 같아요.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찍어봤습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무언가 휴양지스러운 건물들.




부랴트인은 엄연히 몽골계 민족의 한 일원이지만, 그들이 사는 환경은 내몽골과 외몽골과는 꽤나 상이합니다. 내몽골은 동북부 만주에 붙어있는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고비 사막, 외몽골은 대부분이 스텝 초원인 반면, 부랴티야는 나무가 풍성한 타이가 지대입니다. (부랴티야 공화국 국가에 나온 것처럼 말이죠)

저의 감상은 울란우데가 위치한 지역이 딱 몽골 초원과 이북의 시베리아 타이가 지대와의 점이지대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울란우데에서 바이칼 호수 가는 길에 꽤 험한 산길을 하나 넘는데, 그 산길을 넘으면 초원의 풍경은 일절 없어지고 완연한 타이가 삼림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모름지기 티베트 불교 사원이라면 있어야 할 마니차 혹은 마니륜. 저도 돌려봤습니다만, 깨달음을 얻었...을까요?


그리고 역시 불교 사원이라면 있어야 할 종탑. 종을 쳐보는 분들이 계시긴 했지만 전 그냥 구경만 했습니다.


티베트 문자, 키릴 문자, 라틴 문자의 조합이 인상적인 간판. 저 위에 단청에 있는 문자는 소욤보 문자가 아닐까 했지만, 아시는 분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할 듯 합니다...


내부를 찍는건 부처님과 신도 분들에 대한 실례가 될 듯 해서 그냥 둘러보고만 나왔습니다.


두번째로 가본 곳은 바이칼 호수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잠깐 들린 상술했던 이볼긴스키 닷산(Иволгинский Дацан). 이 곳 역시도 울란우데 근처에 있지만, 시내에선 약 23km 정도 떨어져 있고 차로는 한 40분 정도 거리.

말씀 드렸다시피 이 곳이 소련 시절 부랴티야 공화국에선 유일하게 남았던 불교 사원이었고 (1945년 건립), 그래서 더더욱 부랴트인들의 종교 중심지인 셈이 된 곳입니다.


주차장이 나 있는 서쪽 출입문. 신도 분들보단 러시아인 관광객이 더 많아보였습니다.

물론 밑동네 몽골에서도 관광버스 타고 순례 오신 불자 분들도 계셨습니다.



승려 분들이 주로 거주하시는 거주동으로 보이는데... 개도 햇살받으며 널브러져 있는게 웃겨서 한 컷 ㅋㅋㅋㅋㅋ


이 곳 이볼긴스키 닷산이 유명한 건 소련 시절 부랴티야의 유일한 불교 사원이었던 것도 있지만, 러시아 불교계의 수장이었던 12대 라마 이티겔로프의 등신불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가 입적한 뒤 30년 뒤에 시신을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정말 놀랍게도 30년 뒤에 그의 시신은 부패하지 않고 미라 상태 그대로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를 기념하기 위해 이 곳에 봉안해 두기로 했는데, 그가 봉안된 등신불이 바로 저 이티겔 함빈 사원(Дворец Хамбо-ламы Итигэлова) 안에 모셔져 있습니다.


하지만 안을 들어가려면 티켓을 사야 했고, 환전해둔 루블이 얼마 남지 않았던 전 그냥 겉모습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 건물의 뒷모습



옆모습


그 옆의 불탑들.


그리고 위엄 넘치는 정면.


외적으로 살펴보면 나중에 가볼 울란바토르의 복드 칸 겨울궁전 혹은 간등 사원과 꽤 일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 이게 사원의 정문이긴 하지만... 뭔가 쓸쓸히 버려진 느낌.



그 외의 부속 건물들과


뭔가 귀여운(...) 호랑이.


그리고 사실 이게 진짜 본당 건물. 이름은 초첸 두간(Цогчен-дуган).


여기도 역시 티베트 문자와 몽골 문자, 그리고 키릴 문자를 한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교 사원이라면 꼭 있을법한 법륜. 이 곳은 러시아여서 그런지 만(卍)자 보기는 힘들군요.


이걸로 부랴티야에서 둘러볼만 한 것은 거진 다 둘러본 듯 하군요. 부랴트 관련 글은 앞으로 1-2개 정도 선에서 마무리 될 듯 하고, 그 이후론 몽골 답사기가 이어질 듯 합니다.


그리고 이번 편 자료조사 상당히 빡셌음...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