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몽(大蒙)견문록 시리즈

1편: 몽골 입국기

2편: 이 시국에 러시아? (1)

3편: 이 시국에 러시아? (2)

4편: 울란우데

5편: 바이칼 호수

6편: 부랴티야의 불교사원

7편: 울란우데 마지막 날

8편: 몽골 종단철도

9편: 울란바토르

10편: 울란바토르광역시(?)

11편: 복드 칸의 겨울궁전

12편: 로드 투 고비사막


본문과 딱히 큰 연관은 없지만, 이번엔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쓰였던 가사의 몽골 국가를 들려드리도록 하죠. 이 락 버전도 듣기 참 좋아요.


...사실 제목을 "차강 소바르가"라고 짓고 싶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지명이어서 어그로가 안 끌릴까봐 그냥 저렇게 지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장장 7-8시간을 끝없이 달리고 달려 도착한 고비사막 투어의 첫 목적지 차강 소바르가(цагаан суварга). '차강(цагаан)'은 몽골어로 하얀색, '소바르가(суварга)'는 역시 몽골어로 불탑(stupa)이란 뜻인데, 즉 하얀 불탑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장소입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함 봐야겠죠?


저번 편에서 말씀드렸듯 차강 소바르가에 거의 도착해갈때 쯤 드리워지고 있던 석양. 이대로 가면 차강 소바르가를 못보나 했으나...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 시간에 온게 복 받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마 다음 사진들을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처음엔 허허벌판에 그냥 서길래 "어...? 여기서 왜 멈추지...?"라고 생각했는데, 가이드 형님이 다 왔다고 하더군요.

사진은 딴 팀 푸르공.


근처에서 몽골 사람들이 자차 끌고 캠핑하는 모습도 보실 수 있습니다. 은근히 근처 사는 몽골인들이 캠핑하러 자주 나오는 듯 합니다.


이렇게만 보면 아무것도 없어 보이지만...


슬슬 보이기 시작하더니...


조금 더 앞으로 걸으니 장관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저쪽에서 캠핑하는 차를 확대해봤습니다. 여기가 별 사진 맛집이라 그런지 출사 대기중인 분들이 많았던듯.




그 밑으로 펼쳐져 있는 장관. 어째 페루에 있는 비니쿤카도 조금 보이는듯...?


몽골의 그랜드 캐니언 답게 굉장히 깊은 협곡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강은 없지만요)

사실 여기도 그랜드 캐니언 비슷하게 먼 옛날에는 바다였고, 지질활동으로 융기해 형성된 지형이라고 합니다.

그 덕분에 미국의 그곳처럼 고생물학자들이 상주하며 공룡 및 기타 바다 생물의 화석들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는 곳이라고 합니다...


...굳이 화석이 아니어도 조개껍데기 같은 질감의 석회 덩어리들이 바위에 박혀있는 것을 쉽게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몽골 사람들이 자차를 끌고 저렇게 모래바람을 휘날리며 이곳까지 찾아온다는 점이었는데, 이 광경을 보며 어쩌면 진정한 서부(?)는 이곳이 아닐까 하고 잠시 착각을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과연 이게 다...일까요?


아닙니다.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 또 있더군요.


조금 가파르긴 하지만... 내려가는 길이 다 있었습니다.



내려가면서 찍은 장관들. 어쩌면 그랜드 캐니언보단 브라이스 캐니언이 더 어울릴 듯 하군요.

하얀 불탑...처럼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몽골인들의 불심이 그렇게 보이게 만들었다고 치죠 ㅋㅋㅋㅋㅋ



조금 더 멀리서 이 장관을 담아봅시다.



절벽 밑에서 잡아본 절벽 위의 사람들.

참고로 죄다 한국인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역시 무비자 파워...)


나름 포토존(?) 스럽게 앉을 곳도 마련되어 있네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시간에 와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느꼈던 순간. 노을빛이 이 장관을 더 찬란하게 빛을 내주는 듯 했습니다.


...그렇게 구경을 마치고, 다시 약 한시간 가량 푸르공에 탑승해 비포장도로를 가로질러 한 게르 캠프에 도착했습니다.


초점이 조금 안맞긴 했는데, 이게 게르의 내부 천장 모습입니다.


참고로 아실 분들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키르기스스탄 국기 가운데에 박혀있는 저 문양이 바로 튀르크식 유르트(Yurt) 천장의 환기구멍을 상징화한 것인데, 몽골의 게르에도 이와 기능상 완전히 똑같은 것이 있긴 하지만 문양이 수레바퀴 모양입니다. 어찌보면 이게 튀르크와 몽골을 나누는 기준(?)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게르 내부는 천막 안쪽에 양털로 감싸놓은지라 꽤 따뜻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동식 천막의 한계상 여전히 춥...긴 할겁니다 ㅋㅋㅋㅋㅋㅋ

여행기간 동안에서 바닥에서 잘 일은 없었지만, 특성상 벌레가 굉장히 많이 들어오는지라 바닥에서 주무신다면 몽골 분들은 이어플러그를 꼭 끼고 주무시더군요.


무엇보다 고통스러웠던 건 역시 제한적인 물과 전기사용, 그리고 인터넷 전파가 잡히지 않는 것...

그야말로 잠시동안 문명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죠.

화장실이요? 그 넓은 몽골 벌판이 곧 당신의 화장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만한 화장실 뷰가 또 있을까요...?


저녁으로 가이드님이 한국식 삼겹살을 구워주셔서 캠핑하는 느낌으로 먹고 마시고 놀고 하더니 어느새 하늘에 완전히 어둠이 드리우고...


드디어 우리 게르 캠프에도 밤이 찾아옵니다.

 

구름이 좀 많아서 아쉬웠던 이 날.


그럼에도 은하수는 무리없이 찍을 수 있는 보틀 스케일 1등급의 위엄...

더 많은 별사진은 나중에 홍고링 엘스에 가서 보여드리도록 하죠 ㅋㅋㅋㅋㅋㅋ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