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보냈고 지금은 직장 때문에 타지에 나와 있음

작년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해서 전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동네지

근데 실상은 인구 4만의 강원도 산골....

평창군청에서 2년동안 공익근무를 하면서 보고 들은 것도 있고 해서 심심한 차에 평창에 대해 소개해 보겠음


1. 흔히들 평창하면 떠올리는 게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 알펜시아, 용평리조트 등인데

   이게 다 위에 사진에 있는 '대관령면'이라는 동네에 있음

   근데 문제가 뭐냐면... 평창군의 행정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군청 소재지 '평창읍'에서 대관령면까지 차로 1시간.....;;

   더 웃긴건 대관령면에서 강릉시청까지 차로 20분...;;;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대관령면 주민들은 주말마다 강릉 놀러가면서 평생 평창읍 한번 안 가본 사람이 부지기수

   진짜 말만 '평창군 대관령면'이지 여긴 그냥 강릉이라고 봐도 무방함

  

   그래서 평창군청 공무원들이 불평하는게 뭐냐면

   진부면에 발령이 나면 출근하는데 40분 걸리니까 괜찮은데 대관령면사무소에 발령이 나면 1시간이 걸려서 짜증난다는 거임

   그렇다고 대관령면에 방을 얻지? 그러면 1년 정도 있다가 군청으로 또 발령이 남;;

   싱글이면 상관없는데 결혼하고 애까지 있으면 한군데 정착을 해야 되는데 존나 골치아프다고 함..


    역사적으로 보면 100여년 전쯤 원래 강릉군(?) 땅이 었다가 정선으로 간뒤 다시 평창으로 넘겼다 하는데

    아무리 봐도 강릉에 속해 있어야 될 지리적 위치인데 왜 평창으로 넘겼는지 의문...

    

2. 동네에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중심'이 없음

    일단 평창군청이 있는 동네는 평창읍. 그러나 안습인게 여기는 인구가 북쪽에 있는 진부면에 발림


    군청 소재지 - 평창읍(9000여명)

    인구가 제일 많은 동네 - 진부면(1만여명)

    평창군의 지리적 중간점 - 대화면(6000여명)

    제일 유명한 동네 - 대관령면(6000여명 / 올림픽 개폐회식장, 용평리조트)

                                   봉평면(6000여명 / 휘닉스파크, 이효석 메밀밭)dsasadasd


     영월군이나 홍천군 같은 데는 군청이 있는 영월읍이나 홍천읍에 인구와 인프라가 죄다 몰빵되어 있는데

     여기는 인구도 분산되어 있고 다들 고만고만하다 보니까 단합도 제대로 안되고 완전 따로국밥임

     영화관 조그마한거 하나 있는데 이것도 지리적으로 중간지점에 만든다고 인구 3000명 짜리 용평면에다 지어놨음...

     결국 평창 사람들은 원주 가서 영화보고 진부 사람들은 강릉 가서 영화본다는....

     오히려 발전도는 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스키장이나 휴양시설이 있는 봉평,진부,대관령이 더 잘되어있고

     평창읍은 고속도로에서 차로 40분 더 들어가야 하는 거리라서 존나 낙후되어 있고 그냥 군청이 먹여살린다고 함...


3. 이 동네는 지리적으로는 영서지방에 속하지만 문화적으로는 영동지방인데

    진부나 대관령면은 주민들 말투나 생활권이나 여러가지면에서 그냥 '강릉'이라고 봐도 무방하고

    평창읍 같은 경우는 강릉에서 1시간 20분 걸리고 원주까지는 약 1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대부분 주말에 원주로 많이들 놀러감

    그래서 그런지 진부나 대관령 사람들은 100% 순수 강릉말 쓰는데 평창읍 사람들은 강릉말과 원주말(표준어)를 섞어 쓰는거 같았음


4. 이건 전국 시골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여기는 올림픽만 개최했다 뿐이지 산업시설이나 그런게 전무해서

    공무원 빼고는 20대가 없음... 농담이 아니고 향방작계 예비군 갔을때 군청직원들 밖에 없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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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적어봤는데 재미로 보시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