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몽(大蒙)견문록 시리즈

1편: 몽골 입국기

2편: 이 시국에 러시아? (1)

3편: 이 시국에 러시아? (2)

4편: 울란우데

5편: 바이칼 호수

6편: 부랴티야의 불교사원

7편: 울란우데 마지막 날

8편: 몽골 종단철도

9편: 울란바토르

10편: 울란바토르광역시(?)

11편: 복드 칸의 겨울궁전

12편: 로드 투 고비사막

13편: 차강 소바르가


안녕하세요. 최근 오로라 사진으로 베스트 라이브의 높은곳 공기를 한껏 마시고 돌아온 한 시애틀 주민 돚붕이입니다.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한동안 글을 못 올렸었는데, 저번 주말을 이용해 퀘벡에 잠시 단풍구경하러 갔다 옴+개강의 콤보로 글 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각 잡고 쓰면 한시간은 잡아야 하니...)

다시금...

 (ㅈㅅㅎㄴㄷ)


... 지금부터는

Batzorig 아재의 또 다른 노래를 들고 왔습니다. 뒤의 설산을 배경으로 부른 '알타이'라는 몽골 민요인데, 비록 알타이 지방의 웅장한 설산의 풍경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풍경을 오늘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몽골식 게르에서의 첫날 밤. 지내본 감상으로는...

바람소리가 숭숭 들리고, 또 잠에 들때는 몰랐는데 자고 인나다 보니 굉장히 추웠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사막인지라 날씨도 극단적으로 건조해 바로 코피가 주르륵 터지는 사고가 발생... 아침에 다 자고있는데 저 혼자 수습하느라 애먹었네요 ㅋㅋㅋㅋ


게르에 무언가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에 깼는데, 고비 사막에선 굉장히 드문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

8월이었던지라 이 지역의 강수량 그래프를 보면 비가 아주 안 내리는건 아닌데, 그 드문 확률에 제가 당첨되다니... 행운이라면 행운일까요...?


게르를 아침 일찍 출발해 한 3시간 정도 달리다 보면 음느고비(Өмнөговь, 남부 고비라는 뜻) 주의 주도 달란자드가드(Даланзадгад)에 도착하게 되고...

첫날 게르에선 샤워실이 없었던지라 이 날 달란자드가드에 있는 공중 샤워실에서 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윽고 점심 먹을 시간이 되자 식당으로 향해...


амталсан гахайн мах(직역하면 양념 돼지고기라는 뜻)를 먹었습니다. 몽골도 그렇고 구 소련권 시골에 있는 식당들 특징이긴 한데, 메뉴판이 없어 이 집에서 무슨 요리를 하는지 어느 정도 숙지를 해갖고 가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이드님 아니었다면 맛보지 못했을 음식 ㅋㅋㅋㅋㅋㅋ


참고로 투어 가이드님이 고비 사막쪽에서 나고 자라신 분이라 왠만하면 이 지역에선 다리 건너 죄다 알고 계시더군요. 인구가 300만 정도밖에 되지 않는 나라이다 보니 지역 주민들 정도면 사실상 친척이나 다름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밥을 먹고 나서 오늘의 목적지로 향하는데, 이날도 참 황량한 풍경이 이어집니다.



갑자기 주변 지역 산세가 험해지며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여행자 게르들. 게르가 한두개가 아니라 여러개가 다닥다닥 붙어있다면 거의 대부분 여행자 게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그 말인 즉슨... 오늘의 목적지는 저 산맥 근처에 있다는 소리 되겠습니다.


예감은 틀리지 않고, 우리의 푸르공은 산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하기 시작합니다.


상당히 험한 돌밭 산길을 그대로 뚫고 산을 타는데, 이쯤 되니 푸르공 운전기사 분이 너무 경외롭습니다...


말들이 쉬고 있는 이 곳이 바로 오늘의 목적지, 욜링 암(ёлын ам)입니다. 흔히 영어식 명칭으로 Ice Field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죠.



더 가까이서 찍어본 말들. 생각한것 보다는 몽골 말들은 꽤 작은 크기인데, 이 작은 녀석들이 한때 세계의 절반을 지배하던 군대의 군마였다고 하니 새삼 놀랍네요.




고비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 곳이지만 사막답지 않은 풍경이 이어지는 곳인데, 이 곳이 산지에 고지대인지라 다른 고비 사막 지역들보다는 그래도 내리는 비의 양이 좀 되나 봅니다.

산 군데군데에 목초지가 자라있는 모습. 다만 그래도 큰 나무가 자라기엔 너무 건조한 날씨이긴 합니다.

산지+고지대+계곡인 이 곳 특성상 8월 한여름인데도 칼바람 탓에 경량 패딩같은 초겨울 옷이 필요합니다. 겁나 춥거덩요...


그래도 나무가 군데군데 있긴 한건지 벌목 금지 표지판이 있네요. 사실 몽골인, 특히 유목민들한테는 나무가 꽤나 중요한 필수요소 중 하나인데, 바로 그들이 사는 게르의 주 재료가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나무가 없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나무가 있는 산지쪽에 사는 사람한테 가축을 주는 대신 나무를 얻어오는 물물교환을 자주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 곳에서까지 살아있는 준 바퀴벌레같은 이 녀석...



본격적으로 안쪽으로 산책하려는데, 흐렸던 날씨가 칼바람과 함께 개고 있더군요.


요즘 유목민 st

저도 저 풍경에 바이크 함 타보고 싶긴 하네요...




이 곳이 사막 한가운데의 목초지인 관계로 각종 동물들의 천국이기도 합니다.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야크들과



하늘을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는 독수리들. 가이드 형님 말로는 이 곳에 독수리들이 되게 많이 산다고 하는데...

최근 몇번 동안 안보였다고 아쉽다고 하셨다가, 제가 망원렌즈로 찍어서 있다고 보여드리니까 좋아하시더군요 ㅋㅋㅋㅋㅋ



점점 깊어지는 계곡과 함께 개어가는 날씨. 다시금 시퍼런 그 하늘 색깔을 볼 수 있겠네요.


아이스 필드(Ice Field)라는 이름값을 하듯이 원래는 한여름인 8월에도 얼음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었다는데,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여름이 더워져 결빙은 이젠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때도 그냥 시냇물만 졸졸 흐르더군요.


가이드님이 설명해주신 이것은 어워(овоо)라는 돌탑인데, 소원 빌때나 어디 떠날때 안전을 바라며 쌓았다고 합니다. 이게 마을 입구마다 있는지라, 몽골 사람들이 이걸 발견하면 그건 마을이 있다는 뜻으로 주로 받아들였다고 하네요.

소원을 비는 방법은 꽤나 간단한데, 주위의 아무 돌이나 들고 3바퀴를 시계방향으로 돌때까지 돌을 던지면서 고시레~ 고시레~ 하면 된답니다.

반시계방향으로 돌면 재수 좀 없을거라고 하시더군요 ㅋㅋㅋㅋㅋㅋ



돌탑을 돌자 완벽하게 개어진 날씨. 소원이 먹힌 걸까요...?



날이 개고 다시 보니 엄청 웅장합니다.


간혹 트래킹 하는 사람들 중에 저 계곡을 따라 쭉 들어가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하드코어해 보이는 곳이다 보니 여기까지...


그리고 이런 환경에서 강하게 자라는 몽골의 아이들 ㅋ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아이는 이렇게 강하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빛나는 금빛 말 한마리와


운치있으신 한 몽골 아재를 뒤로하고 계곡을 다시 거슬러 나옵니다.


이쪽 방향에 산양 두 마리가 있다고 해서 급히 찍어보았는데, 과연 어디있을까요...? ㅎㅎ


계곡을 거슬러 나오면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다른 팀 몽골인 가이드 분께서 저한테 몽골어로 무언가 묻는 겁니다... 제가 못 알아들으니까 "한국분이세요?" 를 시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제 헤어스타일이 약간 몽골인 스타일이긴 했지만요... ㅋㅋㅋㅋㅋㅋ 그만큼 한국인과 몽골인은 언어문제만 없다면 서로의 국적을 못 알아볼 만 하다는 얘기였습니다.


다시 돌아온 주차장. 저 푸르공들이 다 투어차량들입니다 ㅋㅋㅋㅋㅋ


이곳에서 가내 수공업제 기념품들을 팔고 있는 유목민들의 모습. 저 낙타 기념품이 실제 낙타 털로 만든 것이라고 합디다...

사막화가 심각해지는 나날이다 보니, 유목민들도 먹고 살 방법을 강구하다가 이렇게 기념품을 팔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다시 험한 산길을 빠져나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여행자 게르 캠프에 도착. 우리 푸르공의 색깔이 색깔이다 보니 상당히 눈에 띄긴 합니다.


오늘의 게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몽골식 게르의 환기구멍은 여기도 역시나 똑같은 모양인데, 전 날과 다른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양모가 아닌 낙타 털로 게르를 만들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양모로 만든 게르를 더 선호하는데, 이유는 낙타 특유의 그 비린내(...)가 털에서도 그윽하게 난다는 점 ㅋㅋㅋㅋㅋㅋㅋ


게르 캠프에서 잡아본 욜링 암의 모습. 평평한 사막 한 가운데에 산맥이 우뚝 솟아 있으니 그것도 그거대로 나름 장관이군요.


이 날의 요리는 그 유명한 몽골의 전통 음식 허르헉(хорхог). 우선 양고기를 저렇게 삶고...


이런 식으로 달군 돌을 솥에 넣어 양고기를 그 달군 돌 위에 바로 굽고... 그걸 여러번 반복합니다.

제가 먹은건 감자와 당근 등 야채가 들어가긴 했지만, 원래 몽골인들이 먹는 건 전혀 이런걸 넣지 않는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이 상태로 40분을 더 구우면...


이런 맛있는 양 한마리 요리가 완성이 됩니다.



그렇게 저녁 준비와 저녁 식사를 쭉 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고...



오늘도 드리운 사막에서의 밤. 오늘도 은하수 헌팅을 해볼까 하며 호기롭게 삼각대와 DSLR을 들고 나왔지만...


달란자드가드에서 오는 도시불빛이 꽤 쎄서...


몇개 찍진 못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보다야 여전히 잘 보인다고는 할 수 있겠습니다.

날이 개긴 했지만 군데군데 구름이 껴있는 바람에 이 날 별사진은 완전 허탕쳤다고 봐도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다음 편은 드디어 고비 사막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편이니 다음번에도 꼭 찾아와 주시길...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