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몽(大蒙)견문록 시리즈

1편: 몽골 입국기

2편: 이 시국에 러시아? (1)

3편: 이 시국에 러시아? (2)

4편: 울란우데

5편: 바이칼 호수

6편: 부랴티야의 불교사원

7편: 울란우데 마지막 날

8편: 몽골 종단철도

9편: 울란바토르

10편: 울란바토르광역시(?)

11편: 복드 칸의 겨울궁전

12편: 로드 투 고비사막

13편: 차강 소바르가

14편: 욜링 암

15편: 홍고링 엘스

16편: 몽골의 밤하늘


일단 요즘 글 연재의 간격이 뜸해진 점 거듭해서 사과드립니다... ㅠㅠ

처음 올릴때 올리는 것을 깜빡하긴 했는데, 붉은 암석지대라는 것에 착안해 몽골 인민 공화국 시절 국가를 들고 와봤습니다. 이 글을 보시기 전에 마음까지 한번 붉게(?) 물들여 보죠 ㅋㅋㅋㅋㅋ


오늘은 고비사막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일명 불타는 절벽(Flaming Cliffs)으로 더 잘 알려져있는 바양작(Баянзаг)이란 곳을 향해 보도록 하죠.

고비사막 여행 중 가장 처음으로 갔던 차강 소바르가같은 느낌의 포인트이긴 한데, 또 약간 다른 느낌도 드는 장소입니다.


딱 하룻밤 지내긴 했지만... 모래언덕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유목민들을 뒤로 한 채 드디어 고비사막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로 떠납니다.


홍고링 엘스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바양작으로 가는 길은 전혀 평탄하지 않은데, 보시다시피 포장도로도 없는 길에 그냥 생짜 바위산을 뚫고 지나가더랍니다...

그 바위산에서 산양이 한 마리 보이길래, 차를 잠시 멈춰 세우고 용변 타임 겸 사진을 찍었습니다.


약간 틀린그림찾기 성격의 사진이긴 하지만... 산양이 보이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또 약 3시간 가량을 달려 도착한 바양작 근처의 도시 불간(Булган). 표지판에 써진 цайны газар은 그냥 식당이라는 뜻입니다.

그 말인 즉슨...


금강산도 식후경이죠? 물논 오늘의 점심도 그놈의 또쇼르...

몽골에 여행을 오신다면 진짜 당분간은 양고기랑 튀김만두 종류가 생각나지 않게 만들 정도로 자주 볼 수 있는 스트릿 푸드의 위상을 가지고 있는 음식인데, 고비 지역 현지 출신이신 가이드 형님 왈 여기가 그 호쇼르 중에서도 이 지역에선 가장 유명한 맛집이라고 하십니다.

어느 정도냐면, 이 근방을 여행 혹은 유목하러 오는 사람 전부 여기 들려서 호쇼르 한번씩은 잡수고 갈 정도라고...


코카콜라 몽골 에디션

이렇듯 현재 몽골에서 몽골문은 주로 심미적인 포인트를 주기 위해서밖에 쓰이지 않는 현실입니다...


진짜 군용차 느낌이 물씬 나는 푸르공 한대. 그 뒤는 아마 마을 공용 불가마(...)로 추정.

이렇듯 몽골의 마을은 물이 귀하다보니 공중목욕탕이 활성화가 되어있는 모습입니다.


마을에서 한 20분 정도 달리니...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바양작의 표지판.

바양(баян)은 몽골어로 풍부한, 작(заг)은 고비사막의 자생종인 삭사울나무를 가리킵니다. 즉, '"작"이라는 식물이 풍부한 곳' 쯤 되겠네요.



영어 이명은 Flaming Cliffs, 즉 불타는 절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이는 해질녘에 불타오르는 듯한 색깔로 변하기 때문으로 추측합니다. 실제로 이 날 선글라스를 끼고 다녔던지라 처음엔 진짜 붉은색인줄 알았습니다만, 벗어보니 약간 누리끼리한 색깔의 절벽이더군요...

개인적으로 불타는 절벽 쪽이 더 간지나는 이름인듯...?



차강 소바르가 혹은 미국 서부의 무수히 많은 협곡들과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다면, 정답입니다.

이 곳도 예전에 바다였던 곳으로, 불타는 절벽이라는 영어 이명이 붙은 것도 사실 영어권 공룡학자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수장룡 혹은 수장룡 알 화석이 파면 나온다 할 정도로, 몽골을 공룡학자들의 천국으로 세상에 소개가 된 계기를 준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곳 역시도 고비사막 관광의 유명한 포인트여서 그런지 게르 캠프가 형성되어 있는 모습.





다만 여기는 차강 소바르가와는 또 달랐던 점이, 산책로 옆으로 이렇게 기암괴석이 나 있어 약간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선글라스 보정효과와 더불어 진짜 온통 세상이 시뻘겋게 보이던...


절벽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저기 왠 하얀 문양(?)같은게 있지 싶어서 카메라를 당겨봤더니...


??? 새 둥지였던 걸로... (그럼 하얀건 새 X...?)



망원렌즈로 담아본 끝없이 뻗어있는 고비사막...

아마 중간중간에 키가 좀 큰 식물들이 조금 보이는데, 눈 좋은 몽골인들이 이걸 보고 바양작이라고 이름 붙인거 같았다는 생각이...

웃긴건 우리 가이드 형님은 이 동네 출신이심에도 불구하고 시력이 안경을 쓰실 정도로 안 좋으시다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적으로 맥주병같은 기암괴석이 많이 보였던...

이렇게 보면 미국 유타 주에 있는 브라이스 캐니언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뭔가 바미안 석불마냥 석불이 있었을것 같이 생긴 바위 하나. 가이드 형님은 거기까진 잘 모르겠다고 하셨지만 뭔가 석불이 안에 있었을 것 같다는 강력한 의심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바위라면 꽤나 경이롭겠군요.




가끔 영어권 관광객들이 이 장소를 몽골의 모뉴먼트 밸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저 바위만 놓고 보면 정말 그렇게도 보이긴 합니다.

모뉴먼트 밸리는 가보지 못해서 뭐라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사진상으로 봤을때 정말 그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기는 또 나무데크로 되어 있는 산책로가 조성이 되어있어서 차강 소바르가보다는 관람하기가 편했지만, 그만큼 길이 정해져 있었기에 절벽 아래로 내려가보지는 못했던...

저 나무데크는 아마 관광객의 입장료로 지은 것이겠죠...? 다른 곳들과 또 하나 차별되는 특징이 바로 입장료를 받는다는 점이었던 것 ㅋㅋㅋㅋㅋㅋ


보면 위험해 보이는데, 저 바위 바로 밑이 절벽이 아닌 그냥 평지였던지라 전혀 위험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


이 장소에 대한 총평은, 해질녘에 오면 더...

...정도 되겠네요.


그렇게 고비 사막을 돌고 돌아 다시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달란자드가드(Даланзадгад)로 왔습니다. 이 근방을 돌아보니 이 도시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는 것을 새삼 체감하네요.

근데 이 날 저녁에 뭘 먹었더라...? 여행 갔다온지 한달 반이 되니 슬슬 잊어먹는군요... ㅠㅠ


이제 고비 사막을 탈출해 다시 울란바토르로 돌아갑시다.

저 멀리에 무언가 검은 빛이 보였는데, 지금 봐도 뭔지 모르겠네요...


근데 울란바토르에서 차강 소바르가까지 갔을 때에 장장 8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이걸 오후 3시쯤에 출발해서 하루만에 갈 수 있는 건가? 싶었는데...


역시 불가능했고, 운전기사님도 휴식을 취하셔야 했기 때문에 초원지대인 만달고비(Мандалговь) 근처의 한 게르 캠프에서 자고 가야 했습니다. 그래도 달란자드가드부턴 포장도로가 깔려 있었던지라 뒷자리에 있던 전 딥슬립을 취하며 올 수 있었습니다.


일단은 고비사막 여행은 이렇게 일단락이 났지만, 아직 몽골 여행이 끝난 건 아닙니다... ㅎㅎ


앞으로의 남은 편들도 기대 많이 해주시길...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