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몽(大蒙)견문록 시리즈

1편: 몽골 입국기

2편: 이 시국에 러시아? (1)

3편: 이 시국에 러시아? (2)

4편: 울란우데

5편: 바이칼 호수

6편: 부랴티야의 불교사원

7편: 울란우데 마지막 날

8편: 몽골 종단철도

9편: 울란바토르

10편: 울란바토르광역시(?)

11편: 복드 칸의 겨울궁전

12편: 로드 투 고비사막

13편: 차강 소바르가

14편: 욜링 암

15편: 홍고링 엘스

16편: 몽골의 밤하늘

17편: 바양작


이번에도 다시금 몽골의 국가를 가지고 왔는데... 제가 들었던 몽골 국가 중 가장 위대한(?)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드디어 고비사막을 탈출... 했지만 거리와 시간 상 한번에 울란바토르로 가지 못한 우리 푸르공은

초원지대 한 가운데에 있는 한 게르캠프에서 하룻밤 묵어가기로 합니다.

여태까지 묵었던 게르 중에서 가장 좋은 퀄리티의 게르였던듯... ㅋㅋㅋㅋ


아침해가 밝자 다시 드넓은 초원이 저를 반깁니다.

아침밥을 먹으러 게르캠프를 운영하시는 가족 분들이 사시는 겨울집으로 들어가는데... (몽골 집들은 주로 여름에 게르, 겨울에 겨울집을 따로 두어 왔다갔다 하면서 생활한다고 합니다)


(외부 펌, https://www.amicusmongolia.com/airag-fermented-mares-milk.html)

거기서 그 유명하다는 아이락(Айраг)을 나눠 먹었습니다. 참고로 이 게르 캠프가 있는 만달고비(Мандалговь) 근방은 아이락이 마침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아이락은 말, 양, 낙타 등의 젖을 가죽 가방 안에 넣고 규칙적으로 저어 만든 발효주인데, 주로 손님 대접할때 한잔씩 주거나 아침에 해장술(?)로 몽골 분들이 주로 애용한다고 합니다. 뭔가 막걸리/모주와 포지션이 겹치는 모양새.

맛은... 막걸리 같은 느낌에 말젖 특유의 시큼함이 굉장히 혀를 강하게 때리는지라 처음 드셔보신다면 좀 익숙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외부 펌, https://v.daum.net/v/20200303154620897?f=p)

그리고 이 아이락을 일련의 증류 과정을 거쳐서 만든 증류주 버전이 바로 시밍 아르히(шимийн архи) 되겠습니다. 몽골의 증류주 문화는 그 지랄맞은 날씨 탓에 굉장히 오래되었는데, 어느 정도나면 한국에 소주 문화를 전파한게 바로 몽골이라는 점.

이 녀석은 나중에 울란바토르에 한 숙소에서 묵었을 때 외국인 분들이 들고 와서 맛을 볼 수 있었는데, 맛이 딱 투명하고 도수 쎈 아이락(...) 이었다는 것 ㅋㅋㅋㅋㅋㅋㅋ

아르히는 이 전통주 시밍 아르히 말고도 러시아의 영향으로 곡물을 빚어서 만든 차강 아르히(Цагаан архи)란 것도 있는데, 이건 그냥 현지에서도 보드카라고 많이들 부릅니다.


의외로 몽골산 보드카들이 유명한 녀석이 꽤 있는데, 소욤보나 칭기스 칸 보드카가 바로 이것들입니다. 몽골 하면 유목민이 양 치고 사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북쪽 러시아 국경 근방의 셀렝게 아이막(аймаг, 주 라는 뜻) 쪽으로 가면 소규모나마 밀농사를 짓는 곳이 있습니다.

이것들 대부분이 몽골 내에서 빵 혹은 보드카로 소비된다고 합니다. 셀렝게 아이막에서 또 유명한게 셀렝게 빵이라고...


...큼큼 잡설이 길었네요.

아무튼 아침밥을 든든히 먹었으니 다시 울란바토르를 향해 출발.



중간에 화장실 타임을 가졌는데, 역시 전 황량한 고비 사막보단 푸릇푸릇한 스텝 초원지대가 더 마음에 드네요.


곧이어 약 2시간 정도를 포장도로를 달리니 산맥과 게르촌이 보입니다. 산맥에 다다랐다는 것은 곧 울란바토르에 다 왔다는 소리이기도 하죠.


그리고 울란바토르 외곽의 한 신도시에 위치한 쇼핑몰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는데...


이번엔 꽤 도전적인 맛이었던 몽골식 양 간 요리와


양고기 햄버그 스테이크, 그리고 초이왕으로 해결.


이후 오랜만에 맛보는 문명의 아이스 커피 맛, 그리고 울란바토르의 교통 정체 이후...

오늘의 목적지인 테를지(Тэрэлж) 국립공원으로 향합니다.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겨우 한시간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울란바토르 동북쪽 헹티 산맥의 산줄기에 자리잡고 있는 국립공원입니다.


수도 근교의 국립공원인 만큼, 도로 사정이 꽤 괜찮은 편에 속했고, 산넘고 물넘어 한시간 가량만에 도착한 이 곳 테를지.

일단 험한 산세 앞에 자리한 게르 캠프에서 오늘도 머무르게 됩니다.


일단 몽골 중부로 올라오니 고비 사막에선 없던 난로가 게르에 자리하고 있었고...

밤에 거의 영하를 찍는 날씨에 불까지 때웠지만 얼어 죽을뻔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얼어 죽을뻔한 날씨와 사투를 벌이며 맞은 다음날 아침.

저 바위산 밑에 무슨 절 같은 건물이 하나 있는데, 저 곳은 다음 혹은 다다음 답사기에 한꺼번에 올릴 예정인지라 이번엔 좀 아끼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이 절이 산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보니, 테를지 국립공원의 전경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 사진 저 멀리 테를지의 명물 거북바위도 보이네요.


여기서 말도 한번 타볼 수 있었고... (말이 생각보다 말을 잘 안 듣긴 했지만요...)


테를지는 수도 근처인지라 이제 막 골프장이나 레크리에이션 센터 등등 울란바토르 시민의 놀거리가 개발되어 가고 있는 중이었는데, 보니 저 같은 관광객도 즐길 수 있게 4륜 오토바이나 짚라인 같은 것들도 있더군요.

4륜 오토바이는 비싸지만 않았으면 한번 해봤을 수도... 싶더군요. (나중에 아예 오토바이를 빌리긴 했지만 ㅋㅋㅋ)


기념품 샵에서 찍어본 몽골 전통 복장을 입은 인형들과


몽골 게르도 기념품으로 팔고 있었는데, 이거 내부 디테일 묘사가 상당히 세부적입니다 ㄷㄷ

실제로도 게르 내부는 저렇게 생기긴 했습니다. 가정마다 가구의 배치가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요...


이 날 기운빠져서 찍은 사진이 별로 없긴... 하네요.

다만 테를지 국립공원 자체에 대한 제 감상은... 이곳저곳이 개발되어 가는 수도 근처의 평범한 한 산림형 국립공원? 정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다만 몽골에 워낙 이런 침엽수림이 깔린 산 자체가 국토 크기에 비해 흔하진 않다보니 몽골이지만 몽골같지 않은(?) 느낌도 받을 수 있겠습니다.


전에 욜링 암 편에서도 말씀 드렸다시피 게르의 주 재료인 나무가 많이 나는 곳인지라 몽골인들의 생활 상으로도 꽤나 중요한 산림이기도 합니다. 나무를 벌목해 팔아서 다른 유목민의 가축들로 물물교환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몽골에서 나무가 얼마나 귀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지만, 이곳에서만큼은 흔히 보이는게 나무일 정도입니다.


테를지를 나오면서 이날 점심에 먹었던 몽골 음식 5첩 반상으로 오늘 답사기는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