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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의 밀도란 건폐율용적률, 그리고 높이이며 그 중에 우리는 건폐율에 대해 살펴보았다. 용적률로 넘어 가기 전에, 먼저 직관적으로 생각하기 좋은 높이계획을 한번 살펴 보도록 하자.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축물의 높이, 라는 단어를 들으면 제2롯데타워나, 63빌딩이나, 그런 마천루를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밀도로서의 높이는 이런 마천루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물론 초고층 건축물은 별도의 층수계획 파트나 경관계획에서 다시 다룰 것이다.)



밀도란 다시 말해 빽빽한 정도인데, 높이가 빽빽하다? 사실 말이 맞지 않는다. 그러나 위의 그림을 보면 좀 이해할 수 있다. 도시에서 바라보는 밀도로서의 높이란, 길에서 볼 때 얼마나 건축물의 높이가 시야를 많이 가리느냐 하는 것이다. 밀도가 높다는 것은 건축물이 시야를 가리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이며, 밀도가 낮다는 것은 길에서 볼 때 건축물이 시야 방해를 좀 덜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대체 기준이 어떻게 되느냐? 어느 정도가 많이 가리는 것이고, 어느 정도가 적게 가리는 것이냐? 또 어느 정도가 적절하게 가리는 것이냐? 하는 논쟁이 생길 것이다. 한국은 기존까지 이를 위해 도로사선제한이라는 것을 운영해왔고, 도로 반대편에서부터의 거리 D의 1.5배를 적정 밀도의 높이로 보았다. 그리고 1.5D를 넘어서는 경우 고밀도의 높이계획(예를 들어 4D..), 1.5D가 안되는 경우의 저밀도의 높이계획(0.7D, 0.5D등)라 부른다.


이는 쉽게 생각해보면 이렇다.


4m 짜리 차가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이 있다. 이때 양 옆으로 6m 높이의 (2층)건축물들이 존재할 때 느껴지는 압박감이나, 30m 짜리 8차선 대로와 그 옆으로 45m짜리 (15층) 건축물들이 존재할 때 느껴지는 압박감이나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각각 도로 등을 고려해서 결정되는 높이를 우리는 기준높이라고 하고, 이를 완화(더 높게 짓도록)하거나 강화(더 낮게 짓도록)하기도 한다.


도시계획, 그것도 지역, 지구단위에서 볼 때, 높이란 이처럼 지극히 상대적인 관점이며, (층수와 별개로) 높이가 주는 압박감은 도로만 넓다면 충분히 개방감이 확보되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신축이 많은 넓은 도로일수록 높은 스카이라인과 별개로 빽빽함이 상대적으로 덜 느껴지고 신축이 거의 없는 골목길일수록 낮은 스카이라인에도 불구하고 빽빽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만약 롯데타워도 앞에 100차로 고속도로가 있다면, 밀도적인 개념에서는 그다지 빽빽하다고 보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감각적인 요소에서는 이러한 높이 계획이 중요하다. 


그러나 인간의 인식구조에서는 층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는 경관부분에서 다루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