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사용했던 거북선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그림이나 설계도를 찾지 못해 진짜 모습을 아는 사람은 없다. 국내 한 연구자가 18세기 거북선의 모습을 복원하는 데 성공해 관심을 끌고 있다. 비록 이순신 장군 사후 200여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그동안 다른 연구 결과보다는 '원본'에 가장 가까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순신 장군 설계대로"…18세기 거북선 모습 찾았다© 제공: 아시아경제

채연석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장은 1795년 정조의 명으로 편찬된 이충무공전서의 '귀선도설'이 실제 거북선 건조에 제작 설계 자료로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이를 토대로 228년 만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18세기 거북선의 모습을 구현해 이날 공개했다.

채 위원장은 '비변사등록'에 1793~1794년 삼도수군통제사를 지냈던 신대현이 순조 9년 1809년 4월 당시 거북선이 마음대로 만들어져 엉터리가 되고 있다며 "(거북선의) 도식이 충무전서에 상세히 실려 있어서 한번 보기만 하면 알 수 있다"고 호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순신 장군 설계대로"…18세기 거북선 모습 찾았다© 제공: 아시아경제

이충무공전서의 귀선도설에는 1795년 당시 통제영 거북선과 전라좌수영 거북선 등 두 종류가 설명돼 있는데, 채 위원장은 이중 규격과 구조가 자세히 드러나 있는 통제영 거북선에 대한 내용을 참고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복원했다. 이 거북선의 가장 큰 특징은 개판(지붕)이 전체를 둥글게 씌운 형태가 아니고 3층 갑판의 중앙 부분에만 판자를 세우고 지붕을 올린 것이다. 또 거북선 3층 개판 좌우에 함포를 배치해서 사용했는지 아니면 조총이나 활 정도만 사용했는지에 대해 의견이 많았는데, 연구진은 함포 설치 사용의 근거를 찾아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문서 '통제영 해유문서(1894년)'에 2층과 3층 좌우 및 전후에 함포를 배치했다는 내용을 확인한 것이다.

아울러 '각사등록'상 '통제영계록'에 저판 길이 67척인 1882년 거북선과 판옥선(우별선)의 저판과 상장(길이 88척, 폭 33척)에 대한 규격이 기록돼 있다는 것을 확인해 거북선의 길이와 폭도 확인했다.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상장 길이 85척(26.6m), 폭 32척(10m)의 규격을 찾아낸 것이다. 기존에 알려진 거북선보다 상장의 폭이 넓었다.


"이순신 장군 설계대로"…18세기 거북선 모습 찾았다© 제공: 아시아경제

이와 함께 거북선에는 장교 6인, 사부 19명, 화포장 10명, 포수 24명, 타공 4명, 격군 120명 등 182명이 탑승했다. 수군이 한 달 동안 사용할 군량미 52석, 찐쌀 6석, 미숫가루 3석 등 모두 61석의 군량미를 1층 창고에 실었다. 2층 중앙에는 수군들의 휴식 공간이 배치됐다.

김봉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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