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https://arca.live/b/city/70768403 

1화:   https://arca.live/b/city/71139467 

2화: https://arca.live/b/city/71334875

3화: https://arca.live/b/city/72594621

4화: https://arca.live/b/city/72623170


전날까지만 해도 맑았던 날씨는 날이 바뀌자 거짓말처럼 흐려짐.

흐린 날 사이 하루 맑은 날을 잡아 등산하고 온 걸 보면 운이 참 좋은듯.


트빌리시로 가는 마슈르카를 타기 위해 정류장 앞에서 기다림.

시골 마을이지만 관광지로 유명해서 그런가 배차는 생각보다 많은듯.


정류장 앞에서 놀고 있던 들개들.


트빌리시로 돌아가는 마슈르카에서 찍은 황량한 캅카스의 풍경.

나중에 이곳에서 여유롭게 한 달 정도 머무르고 싶음.


3시간을 달려 돌아온 트빌리시에는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었음. 


일단 역에 가서 구입한 바투미행 열차표.

나름 수도와 제 2도시를 잇는 열차 노선인데 하루에 두번만 운행한다는 게 신기했음.



열차 탑승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김에 아침&점심&저녁으로 먹은 슈크메룰리( შქმერული).

구운 닭고기를 우유,마늘과 함께 한번 더 구운 요리라는데, 조지아 요리답지 않게 짜지 않으면서도 마늘이 들어가서 입맛에 잘 맞았음.

원래는 힌칼리도 주문했는데 재료가 다 떨어졌다길래 못 먹었음.  

아직 15시도 안 됐는데 무슨 재료가 다 떨어졌나 싶어서 어이가 없었는데 옆 테이블에서 아재 3명이 힌칼리 60개를 먹고 있던 걸 보고 납득함.


대충 밥 먹고 돌아다니다 보니 시간이 돼서 열차를 타러 감.

므츠헤타를 갔을 때 탔던 낡은 열차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최신형이라 놀람.

문제는 물을 챙기는 걸 잊어먹어서 7시간 넘게 갈증에 시달려야만 했음.


직선 구간은 많이 없는데 정차역은 많아서 열차가 굉장히 느리더라고.


7시간 넘게 갈증에 시달리다 도착한 바투미 역.

시내랑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어서 어쩔수 없이 택시를 탐.

요금은 8라리(4,000원 정도)로 기억함.


숙소 옥상에서 찍은 바투미 시내의 풍경.

확실히 휴양지라 그런지 트빌리시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른듯.


하룻밤을 잔 뒤 바로 트라브존으로 넘어가기 위해 터미널로 옴.

바투미에서 하루 더 머물까 생각도 해 봤지만 이미 카즈베기에서 하루 지연된 탓에 여기는 아쉽게도 지나가야만 했음.

어디서 버스를 타야 할지 굳이 물어보거나 찾아볼 필요 없이 서성거리기만 하면 누가 와서 '리제? 트라브존?' 이렇게 물어보면서 데려감.


육로를 통해 국경을 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정신없어서 사진은 못 찍음.

대충 조지아-튀르키예에 있는 사르피라는 지역에 도착하면, 다들 내린 뒤 짐을 들고 입국심사를 함.

뭐 물어보거나 하지는 않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시간은 상당히 오래 걸림.


어디서 버스를 타야 하는지 몰라서 어버버거리고 있었는데 같은 버스를 타고 왔던 아저씨들이 나를 붙잡고 버스 타는 곳으로 끌고 감.

차이니즈라고 부르는 건 조금 거슬렸지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려는 마음이 보여서 나쁘지는 않았음.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고...


검은 바다라는 무서운 이름과 다르게 잔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흑해.

상당히 쌀쌀한 편이었던 조지아와 다르게 이곳은 굉장히 습하고 따뜻했음.


구글지도만 보고 트라브존은 조지아 국경에서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3시간 넘게 걸렸음.

문경-부산 거리 정도더라고.

덕분에 3시 30분 쯤 도착해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숙소를 찾기로 함.


그나저나 풍경이 너무 익숙해서 놀랐음.

빌라...아파트...전신주...기아 쏘렌토...윽 머리가...


원래 쓰던 부킹닷컴이 먹통이라(튀르키예에서는 서비스가 안 된다고 함) 이때부터 아고다로 갈아탐.

트리플룸이 1박에 300리라(약 21,000원)이라는 미친 가격.


호텔에서 내려다본 트라브존의 풍경.

원래는 여기서 코인세탁소를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멀길래 빨래는 앙카라에 가서 하기로 함.


다음 날 밤 앙카라로 넘어가는 버스표를 예매한 뒤 대충 주변을 돌아다님.

솔직히 볼거리가 없긴 한듯.


이번 편은 저녁으로 먹은 쇠고기 케밥(55리라)으로 마무리.


이제 5%분량쯤 했는데 언제 완결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