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나하


저번 편에선 나하 시내의 로케지를 대충 둘러보았으니 이번엔 나하 밖으로 나갈 차례.


일본어로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성지" 이렇게 검색하니 어떤 의인이 친절하게도 로케지를 대강 정리해두고 구글 맵파일로 만들어 놓으셔서 답사할 때 큰 참고사항이 되었습니다.

보다시피 주요 로케지가 거의 나하 혹은 난죠(동남부) 바닷가 근처에 몰려있습니다. 오키나와 본섬의 남부와 북부를 가르는 이시카와 지협 이북에도 몇몇 로케지가 있는데, 이는 2쿨의 주요 배경이 츄라우미 수족관(작중에선 틴가라 수족관)이기 때문.

그래서 오키나와를 짧게 방문하는 여행자들은 항상 양자택일의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데, 볼거리가 많지만 조금은 번잡한 남부냐, 아니면 자연환경이 끝내주지만 호텔 밖에선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는 북부냐의 선택지밖에 없습니다.

둘 다 가면 되지 않느냐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설령 렌터카가 있다고 해도 남부의 중심도시인 나하에서 북부의 중심도시인 나고까지 편도 2시간이 걸리는 꽤나 장거리...


그래서 전 "오토바이를 빌려서 아침 일찍 남동부를 빠르게 돌아본 후,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바로 고속버스를 타고 츄라우미 수족관만 치고 빠지자" 라는 방향으로 대강의 계획을 짰습니다. 어차피 이번 여행의 목적은 로케지 탐방이니깐요...


빌린 스쿠터는 125cc짜리 스즈키의 어드레스 125. 뭐 딱 생긴대로의 딸배 오토바이(?) 정도의 성능이지만 일본은 이륜차 운전 환경이 워낙 잘 되어있어서 딱히 상관없습니다.

왠만한 주차장엔 이륜차 주차장이 따로 있을 정도니까...


이번에 듣고가실 곡은...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Giz67i2VY7k&list=OLAK5uy_kZwRGc-DqbC6jwV99kGzw1OFX4edsD1Qk&ab_channel=YoshiakiDewa-Topic)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메인 BGM입니다. 남동부의 해변 및 시골 분위기에 잘 어울릴듯 해서 가져와 봤습니다.


일단 첫번째 목적지는 로케지가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동부의 아자마 선선 비치(あざま サンサン ビーチ).

쉬지않고 달리면 약 40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



일본답게 아침밥은 간단히 편의점에서 빵과 음료수로 때우고...



확실히 나하보단 건물이나 사람의 밀도가 많이 줄어든 모습.

오키나와답게 빨간 기와로 주택가의 지붕을 장식한 것도 인상적이네요.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10화 中)

일단은 아자마 해변 바로 옆에 있는 아자마 항(安座真港)으로 왔습니다. 애니에 나왔던것 만큼 날씨가 맑진 않네요... ㅠㅠ

그럼에도 바다는 산호초의 덕인지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던...


그 아자마 항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아자마 선선 비치. 이 곳이 애니 1쿨의 주 무대인 작중 가마가마 수족관이 있는 곳입니다만,

현실엔 이런 수족관은 없고 대신...


아마 사람이 없어서 폐장한듯한 난죠시 해양체험시설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게 수족관의 모티브가 되었을지도...?


"관계자 이외 출입금지"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1화 中)

참고로 그 수족관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1화 中)


다만 저 작중 수족관 앞 주차타워(?)는 그대로 있습니다. 주변이 무언가 정비중이어서 올라가보지는 못했습니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조금은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운 해변.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7화 中)




애니에 나온 이 바베큐 구워먹는 빨간 지붕 그늘막들도 있고,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11화 中)

이 하트모양 기념물도 잘 있고,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OP 中)

오프닝에 나오는 그네도 실제로 있습니다. 다만 애니처럼 기울어져 있지 않은건 함정...





날씨가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오키나와에 와서 처음 이런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니 오랜만에 괌 생각도 나고 여러모로 가슴이 탁 트이는...

또 한가지 특징이라면 역시 동아시아의 주요 해상로 상에 있는 관계로 상선이 많이 지나다닌다는 것...?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5화 中)

이 언덕길도 실제로 존재하는 배경.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5화 中)

이 돌고래 상도 실제로 존재.


남부치곤 꽤나 한적한 해변이니 오키나와를 조용하게 즐기고 싶으시면 이 곳을 와서 바베큐 파티 한번 하고 가시는것도 나쁘지는 않을듯... (물론 이땐 3월이라 해수욕 시즌이 아니긴 했습니다)


아침에 파바밧 무빙을 쳐야해서 재빨리 다음 로케지로.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8화 中)

이 근방의 시외버스터미널 역할을 하고 있는 난죠 간쥬역(がんじゅう駅・南城)이 바로 다음 로케지. 아자마 선선 비치에서 스쿠터로 약 5분 거리.


이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는 휴게소도 있습니다. 여기서 모카빵을 하나 사먹었는데 말 그대로 100엔의 행복...



애니의 주 배경이었던 만큼 관련 포스터들이 잔뜩 있습니다.


아예 옆 휴게소에는 굿즈 판매대도 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티비에 야구가 틀어져 있는데, 저 날이 WBC 4강전 일본:멕시코 경기 날이었습니다. 온 일본인들이 핸드폰에 야구 틀어놓고 있었던 ㅋㅋㅋㅋㅋㅋㅋ


로케지 안내서를 굿즈 겸 하나 챙겨갖고 왔습니다. 혹시나 빼놓고 온 곳이 있을까봐...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3화 中)

작중 작은 노포로 나오는 곳인데, 실제로 그런 가게는 없고...

옆에 초록색 액티비티 안내소는 간판이 조금 바뀐듯 하지만 그대로 있습니다.


따끈따끈한 모카빵으로 배를 약간 채웠으니 바로 다음 장소로.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5화 中)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5화 中)


다음 장소는 오키나와 86번 현도 상에 있는 니라이카나이 다리(ニライカナイ橋). 날씨만 더 맑았으면 끝내주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을 듯 한데... ㅠㅠ

이 전망대 바로 양옆에는 자위대 기지가 있으니 사진 찍으실때 약간은 주의가 필요.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1화 中)

약간 고지대로 올라오니 풍력발전기도 돌아갑니다. 다만 제주도랑 다르게 오키나와에는 뚜렷한 고지대가 없는지라 약간 올라왔다고 크게 기후가 달라지진 않습니다만...


이 니라이카나이 도로를 타면서 산길을 내려오는 와인딩+덤으로 보이는 오키나와 바닷가의 뷰가 환상적이었습니다. 날씨도 점점 개어가고 있어서 거기에 감성을 한 스푼 아니 한 트럭 추가.


대략 이런 느낌?


다음 목적지는 햐쿠나 비치(百名ビーチ). 여기도 역시 애니에 꽤 비중있게 나온 해변입니다.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1화 中)



작중 주인공 중 하나가 오키나와 남부를 헤매다 노숙(...)을 한 곳인데, 실제로는 벌레나 뱀 등이 꽤 많으니 절대 하지 마시길... ㅋㅋㅋㅋㅋ

원래 저 산호로 원 모양을 만들어놓았었는데, 태풍 때문인지 다 날아간 모양입니다. ㅠㅠ




해변 자체는 아자마 선선 비치보단 사람이 몰리는 곳. 주변에 말 키우는 목장이 있어서 그런듯...?


이게 그 말 키우는 목장. 일본 잼민이들에게 말 시승도 시켜주던...


안쪽에 숲길이 있어서 한번 들어가 봤습니다.


설명문을 읽어보니 류큐인들의 성지 중 하나인 모양. 왕국 시대 이전의 유적인 듯 합니다.



상당히 울창한 숲 안쪽에


이런 작은 제단이 있습니다.


("하얀 모래의 아쿠아톱" 1화 中)

애니의 배경은 오키나와 섬 중부 잔파 곶(残波岬)쪽에 있는 제단인데, 이렇게 생선대가리 등을 바치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넘겼으면 하는 염원을 담아 기도한다고 합니다. 뭐 일종의 한국으로 치면 서낭당이나 일본 본토의 신사 같은 역할을 하는 장소.

이런 제단이 오키나와 곳곳에서 보이니, 여행가실 일 있으면 한번쯤 가서 빌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듯...?


숲에서 계곡물이 흘러나와서 그런지 성지가 된듯 한데... (뇌피셜)


"쓰레기를 버리는 당신, 누군가가 보고 있소!"


이 깜찍한 스쿠터 사진을 마지막으로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