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보기: 시베리아 주요도시 위성사진.gif

유럽 러시아 지역은 약 400만 km²의 면적에 1억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어 유럽 면적의 40%, 인구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양대 도시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위치함. 사실 제정 러시아 말기 제국에서 가장 큰 도시들은 대체로 현재는 떨어져나간 발트 3국 ~ 폴란드 ~ 우크라이나 라인을 따라 모여 있었고(이 글 참조) 現 러시아 영토는 양대 도시를 제외하면 도시 발달이 미약했지만, 소련 시기 공업화에 따라 볼가강을 따라 수많은 공업도시들이 발달하였음.

오렌부르크 Оренбург (사진)

1989년 인구 546,501명 → 2021년 인구 543,654명 (연평균 -0.0%)

카자흐스탄 국경 지대에 위치한 도시로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로 여겨지는 우랄강을 끼고 있음. ‘오리강(江)의 요새’라는 뜻의 도시는 1734년 오리강과 우랄강의 합류점에 국경 요새로 세워졌으나, 1743년 서쪽으로 250km 떨어진 현 위치로 옮겨감. 도시는 중앙아시아와의 교역 거점으로 발전하였고, 1920년대에는 잠시 카자흐 ASSR의 수도이기도 하였다고. 도시는 스탈린 시기 소련의 비행사 이름을 딴 치칼로프로 잠시 개명된 적 있었으나 1957년 원복되었음.

스타브로폴 Ставрополь (사진)

1989년 인구 318,298명 → 2021년 인구 547,443명 (연평균 +1.7%)

러시아 남부 북캅카스 지방에 위치한 도시로, 시명을 풀이하면 그리스어로 ‘십자가의 도시’. 언덕 위에 위치한 도시는 1777년 오스만과의 국경 요새로 세워졌으며, 이후 북캅카스 지역의 무역 중심지로 성장하였다고. 이곳 역시 소련 시기 보로실로프 원수의 이름을 따서 보로실롭스크로 개칭된 적 있었으나 1943년 원복되었음. 사실 소련 시절까진 체첸의 그로즈니나 오세티야의 블라디캅카스가 더 큰 도시였으나 소련 붕괴 이후 (정치적 불안정에 시달린) 앞의 도시들을 제치고 인구 50만을 넘기는 대도시가 되었음.

나베레즈니예첼니 Набережные Челны (사진)

1989년 인구 500,309명 → 2021년 인구 548,434명 (연평균 +0.3%)

타타르스탄 제2의 도시로 북쪽으로 볼가강의 지류인 카마강과 맞닿아 있음. 시명은 ‘강변의 쪽배들’이란 뜻으로 타타르어 이름은 야르샬르(Яр Чаллы). 원래는 곡물 거래 중심지로 발달한 마을로 1950년대만 해도 인구 1만의 소읍에 불과했으나, 1970년대 이곳에 트럭과 버스를 주로 생산하는 카마즈의 자동차 공장이 세워지면서 급속도로 대도시로 발전하게 되었음. 이곳 역시 1982년 브레즈네프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고르바초프 때 다시 원래 이름으로 원복되었음.

야로슬라블 Ярославь (사진)

1989년 인구 632,991명 → 2021년 인구 577,279명 (연평균 -0.3%)

유럽 러시아 북쪽에 위치한 도시로 볼가강 상류를 끼고 있음. 이 글에서 몇 안되는(?) 역사도시로 11세기 키예프 루시의 야로슬라프 1세에 의해 세워졌으며, 중세 모스크바에선 강을 통한 무역 중심지로 제2의 도시였다고. 페테르부르크가 세워진 이후 도시의 대외무역 중심지 기능은 약화되었으나, 대신 각종 산업이 일찍이 발달하여 근대 이후로도 유럽 러시아 지역의 주요 도시로 쭉 남게 됨. 18세기 화재 이후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재건된 도심부는 지금도 제정 시대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고 카더라.

울리야놉스크 Ульяновск (사진)

1989년 인구 625,155명 → 2021년 인구 617,352명 (연평균 -0.0%)

볼가강 중류에 접한 도시. 1950년대 쿠이비셰프 저수지가 지어지며 도시를 흐르는 강폭이 무지막지해졌는데, 도시가 언덕에 위치해 수몰되진 않았다고. 도시의 기원은 1648년 유목민으로부터 동쪽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요새로, 원래 이름은 심비르스크였음. 블라디미르 레닌(본명 울리야노프)이 바로 이 도시에서 태어났는데, 레닌 사후 도시의 이름은 레닌의 본명을 따서 심비르스크에서 울리야놉스크로 개칭되었다고. 2차대전 당시 모스크바에서 산업 기업이 대피해 오면서 항공 및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도시가 되었다고 함.

마하치칼라 Махачкала (사진)

1989년 인구 317,475명 → 2021년 인구 623,254명 (연평균 +2.1%)

카스피해에 면한 다게스탄 공화국의 수도로 북캅카스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 1844년 국경 요새로 세워진 도시는 19세기 말 철도 개통에 따라 항구도시로 성장하였고, 소련시대에 내륙의 테미르한슈라(現 부이낙스크)를 대신해 다게스탄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도시의 이름은 원래 표트르 대제의 이름을 딴 페트롭스크였으나 1922년 혁명가 마하치 다하다예프의 이름을 딴 마하치칼라로 바뀜. 앞서 봤던 스타브로폴처럼 이 도시도 소련 붕괴 이후 인구가 크게 증가해 2000년대 이후 북캅카스 제1의 도시가 되었음.

이젭스크 Ижевск (사진)

1989년 인구 635,109명 → 2021년 인구 623,472명 (연평균 -0.1%)

우드무르트 공화국의 수도로 카마강의 지류인 이즈강을 끼고 있음. 도시는 1760년 우랄 산맥에서 나는 철광석을 가공하는 제철소가 지어지면서 세워졌고, 제정 말기에는 무기 공장이 세워져 군수산업이 발달한 도시가 되었다고 함. 제정 러시아의 제식 소총이었던 모신나강이 이 도시에서 처음 생산되었으며, AK 소총을 생산하는 칼라시니코프 역시 현재도 이곳에 위치해 있음. 소련 말기 도시의 이름은 소련 국방장관의 이름을 딴 우스티노프로 잠깐 바뀌었으나 1987년 원복되었다고.

톨리야티 Тольятти (사진)

1989년 인구 630,543명 → 2021년 인구 684,709명 (연평균 +0.3%)

볼가강 중류에 위치한 도시로 러시아에서 연방주체의 주도가 아닌 도시 중 가장 큰 도시. 주도 사마라에서는 북서쪽으로 약 60km 떨어져 있음. 이곳 역시 1737년 국경 요새로 세워졌으며, 20세기 중반까지는 조그마한 소읍에 불과했으나 50년대 쿠이비셰프 댐이 세워진 후 라다 자동차를 만드는 아프토바스 등 대규모 공장들이 세워져 산업도시로 급성장하였음. 원래 도시의 이름은 스타브로폴로 북캅카스의 도시와 같은 이름이었으나 1964년 이탈리아 공산당 지도자 팔미로 톨리아티의 이름을 따서 개칭되었음.

사라토프 Саратов (사진)

1989년 인구 904,643명 → 2021년 인구 901,361명 (연평균 -0.0%)

볼가강 중하류에 접한 도시. 도시의 이름은 튀르크어로 ‘노란 산’이란 뜻임(카자흐어 Sarytau). 도시는 1590년 세워졌으며, 모스크바와 볼가강 하류 수로를 연결하는 지점에 위치해 처음에는 생선과 소금, 이후로는 곡물 거래의 중심지가 되어 성장하였다고. 제정 말기 도시는 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에 이어서 現 러시아 영토(칼리닌그라드 제외)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였음. 다만 소련 시대 이후로는 제정 시대에 비해 위상이 많이 하락한 편. 한편 강 바로 건너편으로는 옌겔스(인구 22만)라는 소도시가 위치해 있는데, 舊 볼가 독일 자치공화국의 수도였던 곳.

볼고그라드 Волгоград (사진)

1989년 인구 998,894명 → 2021년 인구 1,028,036명 (연평균 +0.1%)

볼가강 하류에 접한 도시로 강을 따라 길게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음. 1589년 군사 거점으로 세워진 도시는 제정 시대에는 차리친으로 불렸으며, 19세기 이후 교통 중심지가 되어 산업도시로 발전하였다고 함. 도시는 1925년 스탈린그라드로 개명되었고, 닉값대로(?) 스탈린 시기 집중적 투자가 이루어져 1939년엔 러시아 제5의 도시가 되었으나 2차대전으로 인해 잿더미가 되었음. 재건된 도시는 1961년 볼가강에서 따온 볼고그라드로 이름이 다시 바뀌었음. 아무래도 현재도 2차대전 당시 격전지로 잘 알려진 곳.

페름 Пермь

1989년 인구 1,090,944명 → 2021년 인구 1,034,002명 (연평균 -0.2%)

카마강을 끼고 있는 우랄산맥 서쪽의 도시. 도시 자체보다도 도시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지질 시대인 페름기가 우리나라에선 더 유명할 듯..? ㅋㅋ; 도시명은 핀-우고르계 언어에서 유래했는데 변방 비슷한 뜻으로 생각된다는 듯(참고: 핀란드어 perämaa ‘머나먼 땅’). 도시는 1723년 우랄산맥에서 산출되는 구리 제련소를 설립하면서 세워졌고, 이후 유럽과 시베리아를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이자 산업도시로 발달하였다고. 스탈린 시기엔 잠시 몰로토프로 개칭되었다가 1957년 원복되었음.

보로네시 Воронеж (사진)

1989년 인구 886,844명 → 2021년 인구 1,057,681명 (연평균 +0.6%)

러시아 남서부에 위치한 도시로, 도시는 댐이 지어져 호수처럼 보이는 보로네시강을 끼고 있고 서쪽으로는 돈강 상류와 맞닿아 있음. 시명은 까마귀(vorona)와 관련이 있는 듯 하지만 정확한 연원은 모른다고. 도시는 1586년 남쪽 국경 요새로 건설되었으며, 표트르 대제 시절에는 강에 조선소가 들어서서 러시아 해군의 전함이 처음 건조된 곳이라고. 19세기 이래 보로네시는 러시아 남부 흑토 지대의 중심지로 산업이 발달한 도시가 되었으며, 2차대전 때 큰 피해를 입었으나 전후에 복구되었다고 함.

크라스노다르 Краснодар (사진)

1989년 인구 620,516명 → 2021년 인구 1,099,344명 (연평균 +1.8%)

러시아 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아조프해로 흘러드는 쿠반강에 면해 있으며, 흑해와도 가까운 편(직선거리 80km). 러시아에서 드물게 온난 습윤 기후(Cfa)가 나타나는 지역으로 여름이면 꽤나 무덥다고 카더라. 도시는 1793년 요새로 세워졌으며, 원래 이름은 ‘예카테리나의 선물’이란 뜻의 예카테리노다르였으나 러시아 혁명 이후 ‘붉은 선물’로 바뀌었음. 소련 붕괴 이후 흑해의 노보로시스크 항구가 러시아 최대 부동항이 되었고, 크라스노다르도 빠르게 성장해 2021년 인구조사에서는 최초로 인구 100만을 돌파하였음. 

로스토프나도누 Ростов-на-Дону (사진)

1989년 인구 1,019,305명 → 2021년 인구 1,142,162명 (연평균 +0.4%)

아조프해로 흘러드는 돈강 하구와 맞닿은 러시아 남부 최대도시로, 시명은 ‘돈 강변의 로스토프’란 뜻. 도시는 1749년 요새로 세워졌으며, 19세기 이후 흑해로 통하는 주요한 항구도시가 되었음. 현재도 러시아 남부의 주요 교통 허브로, 흑해와 볼가강을 연결하는 수로 교통의 중심지이자 육로로도 모스크바와 쿠반·북캅카스 지방을 잇는 위치에 있음.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불과 50km 떨어져 있고 특히 돈바스 탄전과 인접해 산업이 발달하였는데, 2014년 이후로는 전선에서 가장 근접한 도시.

우파 Уфа (사진)

1989년 인구 1,082,052명 → 2021년 인구 1,144,809명 (연평균 +0.2%)

우랄산맥에 위치한 바시코르토스탄의 수도로 바시키르어 이름은 외푀(Өфө). 도시는 시내 동쪽을 흐르는 우파강이 볼가강의 지류인 벨라야강에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하며, 시가지는 두 강 사이 반도에 기다랗게 형성되어 있음. 도시는 1574년 세워졌으며, 이 도시도 앞에 나왔던 많은 주요 도시가 그러했듯 출발은 국경지대의 요새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교통 및 산업의 중심지로 발달했다고 함. 현재 도시의 주 산업은 볼가강 유역의 유전에서 나온 석유를 기반으로 한 정유 및 석유화학이라고 카더라.

사마라 Самара (사진)

1989년 인구 1,254,460명 → 2021년 인구 1,173,299명 (연평균 -0.2%)

볼가강 중류에 접한 도시로, 사마라강이 볼가강에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함. 소련 시절에는 쿠이비셰프로 개칭된 적도 있었으나 1991년 원복. 사마라강은 꽤 이른 시기의 문헌에서 그 존재를 찾아볼 수 있다는데, 도시는 1586년 군사요새로 처음 세워졌다고. 사마라도 제정 시기 곡물 등을 거래하는 도시로 성장했고, 소련 시대에는 2차대전 시기 모스크바가 함락 위기에 놓이자 천도를 염두해 많은 수도 기능이 옮겨가 전후에도 러시아의 주요 산업 중심지가 되었다고. 1959년 인구조사에선 러시아 제5의 도시였으며, 현재도 기계·금속 등의 산업이 발달한 도시라고 함.

니즈니노브고로드 Нижний Новгород (사진)

1989년 인구 1,438,133명 → 2021년 인구 1,226,076명 (연평균 -0.5%)

볼가강 상류에 접한 도시로 오카강과 볼가강의 합류점에 위치함. 도시의 이름은 ‘낮은 노브고로드’라는 뜻이며, 소련 시절에는 소설가 막심 고리키의 이름을 따 고리키로 불렸음. 이 도시는 1221년 동쪽 국경을 방비하는 요새로 지어졌으며, 카잔과 아스트라한 칸국이 멸망한 이후로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가는 관문이 되어 상업도시로 번성했다고. 도시는 1930년대 산업화 시기 GAZ를 비롯한 대규모 공장들이 들어섰고, 소련 시기 동안 러시아 제3의 도시였음. 다만 소련 붕괴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출되는 추세.

카잔 Казань (사진)

1989년 인구 1,094,378명 → 2021년 인구 1,308,660명 (연평균 +0.6%)

볼가강 중류에 맞닿아 있는 도시로 타타르스탄의 수도. 시명은 튀르크어로 ‘솥’이란 뜻임. 도시는 1005년 볼가-불가르 칸국의 요새로 세워졌고, 15-16세기에는 킵차크 칸국의 계승국 카잔 칸국의 수도였음. 카잔 칸국의 멸망 이후 도시는 볼가 지방의 교육·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소련 붕괴 이후 석유가 풍부한 타타르스탄이 높은 경제성장을 기록하면서 카잔 역시 성장세를 기록, 유럽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가 되었음. 참고로 러시아에서 소수민족이 다수인 도시 중 가장 큰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Санкт-Петербург (사진)

1989년 인구 5,023,506명 → 2021년 인구 5,601,911명 (연평균 +0.3%)

러시아 북서쪽 핀란드만으로 흘러드는 네바강 삼각주에 위치한 러시아 제2의 도시. 1703년 서구화 정책을 추진하던 표트르 대제에 의해 늪지대에 세워진 도시로, 1721년 제국의 수도가 되어 서유럽으로 통하는 창구이자 제국에서 가장 번영한 도시가 되었음. 도시는 1918년 제해권을 장악한 백군을 피해 수도를 모스크바로 이전하면서 수도 지위를 잃었으나, 소련 시기에도 레닌그라드로 불리며 제2의 도시 지위를 유지했음. 도시는 제정 시대의 역사적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함.

모스크바 Москва (사진)

1989년 인구 8,769,117명 → 2021년 인구 13,010,112명 (연평균 +1.2%)

러시아의 수도이자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 러시아의 명백한 정치·경제적 중심지가 되겠음. 중부 러시아의 삼림 지대에 위치한 도시는 오카강의 지류인 모스크바강을 끼고 있으며, 중앙의 크렘린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음. 1147년 세워진 도시는 몽골 지배 이후 모스크바 공국이 러시아의 패권을 잡으면서 러시아의 정치적 중심지가 되었고, 제정 시기 잠시 제2의 도시가 되었으나 1918년 이래 다시 수도가 되어 현재까지도 압도적 수위도시로 기능하고 있음.

* 이스탄불의 경우 일부 시가지가 아시아에 걸쳐 있고, urban area 기준으론 모스크바가 좀 더 큰 편.

전반적으로 1) 큰 강(높은 확률로 볼가강 수계)을 낀 평야 지대이고 2) 도시의 시초는 국경 요새이며 3) 제정 시기 교역 중심지 → 소련 시절 공업화 테크를 타고 주요 도시로 성장한 도시들이 많은 느낌. 90년대 이래 러시아의 도시 인구가 정체상태인 만큼 도시 확장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곳들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대 이후 크게 확장된 도시들도 몇몇 있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