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안된 대한민국의 역사도 현 대한민국(남한)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걸. 북한 영토가 크고 자원이 좀 있다지만 한반도는 근본적으로 수입대체 산업화, 중립국화 같은 자발적 고립을 택할 수 있는 덩치가 못됨. 그렇게 한 결과는 북한이 잘 보여주고 있지. 따라서 자유진영에 속한 상태로 통일이 되었더라도 현 대한민국과 역사가 크게 달라질 수는 없었음. 공산주의 진영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니 한미동맹은 맺어졌을 것이고 미군 주둔은 확실하지 않았을 것이나 당시 냉전 하에서 상징적인 수준의 주둔은 있었을 확률이 높고, 수출 주도 산업화 외에 좋은 성과를 낼 정책은 아예 있을 수가 없으니 시기가 문제일 뿐 수출 주도 산업화는 시작되었을 것임. 당시 한국의 경제, 사회적 수준으로는 이른 민주화가 힘들었을 것이기에 박정희와 같은 개발 독재자도 필연적으로 등장했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의 원조는 좀 더 작았을 확률이 높으나 대신 군사비에 예산을 좀 덜 들여도 되니 사용 가능한 자원의 양은 비슷했을 것이고 중국,소련과 교역이 아예 없지는 않으나 8,90년대까지 의미 있는 수준은 되지 못했을 것이니 경제 성장의 양상도 현 대한민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임. 


경제지리적으로는 북부 지역이 일제 시대에 비해 쇠퇴했을 것임. 중국, 소련과의 교역이 축소되고, 일제 시대에  군수산업 위주로 발전한 북한의 공업은 수출 주도 산업화 시대에 경쟁력을 잃었겠지. 동남해안과 경부축이 집중 발전될 것도 같았을 거라고 봄. 평양은 대구 수준이거나 그보다 약간 더 큰 지역 중심지가 되었을 것이고 황해도, 함경도는 충청, 전라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이며 함흥, 청진 역시 대전, 광주 수준의 지역 중심지로 정착되었을 것으로 생각함. 


그러다가 8,90년대에 중러와의 교역이 크게 확대되면서 신의주, 나진의 위상이 상당히 올라갔을 것임. 현재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 되면서 한때 위축되었던 국경도시 신의주, 나진이 중요한 도시로 면모를 일신하게 되었을 것이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금과 마찬가지여서 신의주, 나진, 수도권(이때는 경기 북부 지역도 포함되었을 것임)을 제외한 지방 경제는 마치 현 대한민국처럼 위축되고 국토 불균형을 걱정하게 되었을 것임. 특히 북부 내륙 지방(개마고원 일대)은 이미 소멸된 상태(인구 제로)일 확률이 아주 높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