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엘패소

2편: 화이트 샌즈 국립공원


1편 마지막에 도심쪽에 있었던 이유가 바로...

드디어 암트랙에서 일등석(Roomette)을 타볼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암트랙의 장거리 기차 좌석은 크게 4가지 구분이 있는데,


일단 제일 싼 3등칸 일반석(Coach Class),


1-2 배치인 차량도 있지만 2-2 좌석배치인 차량도 있는 일반석과 그닥 다를바 없는 비스니스석(Business Class),


개인적으로 사용 가능한 공간이 있는 루멧(Roomette),


더 넓은 공간의 방인 침실칸(Bedroom)까지 있습니다.


침실칸을 타기엔 가격이 굉장히 사악(...)하므로, 학생 수준에서 커버 가능한 루멧을 탑승하기로 결정.


앞에 보이는게 엘패소 유니온 디포 역(El Paso Union Depot). 여기서 뉴올리언스행 Sunset Limited를 탈 예정입니다. (LA부터 샌안토니오까진 Texas Eagle과 Sunset Limited의 겸용구간)


내부는 그냥 허름한 미국 기차역 같은 느낌인데... 이 역의 특이점은


역 바로 앞이 미-멕 국경이라는 점?

원래도 Sunset Limited의 구간이 서부에선 미-멕 국경을 따라가는 경로인데, 엘패소 쪽에선 아예 역 코앞에 국경이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부터 빅 벤드 국립공원까지는 다시 멀어졌다가 국립공원의 동쪽 끝자락에서 다시 미-멕 국경을 옆에 끼고 달리는 꽤 특이한 노선입니다.


역에는 일찍 도착했으나... 여지없이 연착을 하는 우리의 암트랙 열차 ㅋㅋㅋㅋㅋㅋ

2시간 연착 정도면 상당히 양반인 편입니다...


날이 더워서 잠시 호텔로 피신.


커피 좀 홀짝이니 탈 시각이 되어서 다시 찾은 기차역.


연착 끝에 드디어 온 열차. 사실 샌안토니오에 새벽 도착인지라 오히려 연착된게 더 좋은...? ㅋㅋㅋㅋㅋ


제일 끝에 있는 슬리퍼 칸.


1층에 있는 방들. 양 옆으로 루멧이 있고 맨 끝에 침실칸이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오면 역시 양 옆에 루멧들이 있는 복도가 있고 이걸 지나면...


그리고 드디어 들어와본 저만의 방.


굉장히 승차감이 좋습니다.


몰랐는데 어매니티와 수건도 주더군요 ㅋㅋㅋㅋㅋ 어매니티를 주는 이유는...



1층에 열차 안에서 무려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있기 때문이죠 ㅎㅎㅎ

수압도 좋고 뜨신물도 잘 나와서 이 정도면 그냥 바퀴달린 호텔 급.


직원분이 지나가길래 바로 대자로 뻗으려고 침대 펴달라고 했습니다.

이 넓은 공간이 저만을 위한 특실이라니...


이렇게 커튼도 있어서 프라이버시도 보장되고


무료 커피도 줍니다.


이쪽은 침실칸 승객들의 공간. 러시아 철도 탔을때 침대칸 퀄리티에 식사와 샤워가 나온다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차 구경을 좀 했으니 이제 바깥 풍경을 감상할 차례.




엘패소와 공장지대를 지나


텍사스의 드넓은 황무지로 진입한 우리 열차.




몽골의 차강 소브라가가 생각나는 지형인데, 미국에선 꽤나 흔한 모양인가 봅니다 ㅋㅋㅋㅋㅋ



멋들어진 산들도 우뚝 서있고


역시나 꽤나 특이하게 생긴 지형이지만 미국에선 그냥 흔한 돌뗑이들...


이 Sunset Limited의 텍사스 구간은 그냥 이런 목초가 약간 자라있는 황무지만을 쭉 달릴 뿐입니다...




보일 거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방향이 빅 벤드 국립공원.


풍경을 감상한지 3시간 정도 지나니 밥 먹을 시간이어서 식당칸으로.

밥 삼시세끼가 전부 침대칸 승객에겐 가격에 포함되어있는지라 안챙겨먹으면 오히려 손해인 부분...


전채요리로 새우튀김,


메인으론 역시나 암트랙의 시그니쳐인 스테이크를 썰었습니다.

암트랙에서 만든 스테이크는 미국 웬만한데 갖다놔도 꿇리지 않는, 아니 오히려 더 맛있는 퀄리티이니 기회만 된다면 꼭 드셔보시길...


밥 먹고오니 해가 질 시간이 됐습니다.

이 열차의 이름이 Sunset Limited인 만큼, 일몰이 또 한 갬성 합니다.



이런 돌무데기 땅을 지나니




모습을 드러내는 저녁놀.





흔한_텍사스의_풍경_.jpg





점점 더 오렌지빛으로 물드는 하늘. 이 때가 오후 9시였을 겁니다...

미국은 서머타임땜시 해가 꽤 늦은 시간까지 밝습니다.


이 이후론... 샤워 좀 하고 풀숙면 때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


텍사스 쪽 미-멕 국경 어딘가. 그 호수있는 쪽이었는데 자세히는...


쭉 자다보니...

어느새 도착해버린 샌안토니오.


이걸로 슬리퍼 열차 리뷰 끝.


다음편은 샌안토니오 아침 산책(?) 후 시애틀로 다시 돌아가는 과정일 듯 합니다 ㅋㅋㅋㅋㅋ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