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한때 히트쳤고 지금도 상류층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튀르크리 양식 인테리어의 모델은 오스만 제국+페르시아+아랍권+인도권의 궁전건축의 영향이 큼. 말하자면 짬뽕임. 다만 이러한 건축양식이나 인테리어 아이템들이 대부분 터키를 통해 들어왔기 때문에 튀르크리라는 별칭이 붙게 된 것임. 정확하게 말하면 터키 본바닥 인테리어도 아니고, 유럽식으로 재해석된 양식이지만...


위 사진은 톱카프 궁전 하렘 내에 있는 황제의 거실인데, 벽에 붙은 타일장식, 바닥의 카페트, 중앙에 놓인 거대한 화로, 중국산 거대한 꽃병 두개에 소파(푹신푹신한 오늘날의 소파도 원래 기원은 터키임. 원래 그리스-로마인들은 나무 침상에 앉거나 누웠는데, 여기에 터키식 쿠션기술이 들어가 푹신푹신하게 개선시켰음.), 그리고 금박 칠들이 튀르크리의 가장 기본적인 원형을 보여줌.




이 튀르크리 양식은 19세기에 오리엔탈리즘 양식이 유행하면서 터키에도 역수입됨. 정확하게 말하면 유럽식으로 재해석된 튀르크리 양식이고, 오스만 제국이 서구화되면서 궁중건축이나 인테리어 양식에도 영향을 끼침. 솔직히 이 시점에서 터키풍 전통 인테리어라는건 사라지게 됨. 위 사진은 돌마바흐체 궁전 내에 위치한 거실이고, 기본적으로 로코코양식 스럽지만 튀르크리 특유의 과장된 이미지와 터키 필수요소들이 부분부분 들어가있는걸 볼 수 있음.




19세기경에 지어진 이스탄불의 옛 집인데, 그리스계 터키인이 주인인 집임. 전반적으로 터키풍이면서 뭔가 중동과는 이질적인 모습이 발견됨.


과거 터키는 좌식문화권이었지만 터키인들이 천막을 나오면서 입식문화권으로 변하기 시작함. 혹은 반좌식이라고 해서 소파를 놓되 오늘날 것보다는 낮은 걸 놓아서 소파 위에 양반다리하고 앉을 수 있는 형태가 존재함. 위 사진은 사프란볼루 지방의 전통 가옥의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꾸민 현대식 집임.





21세기 현재도 터키 남부와 동부지방에 남아있는 유목민의 천막가옥인데, 아저씨가 입은 바지모양을 봐선 동부같음. 여튼 이 천막 안에도 소파 겸 침상이 있고, 바닥은 카페트를 빈틈없이 깔아서 냉기를 차단한 모습을 볼 수 있음.






다만 시리아, 이라크, 이란과 가까운 지방에서는 중동식 생활풍습이 있었음. 19세기 말, 20세기 초 터키의 가지안텝 지방의 옛 가옥을 보존한 모습인데, 사람들이 좌식생활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음. 솔직히 터키는 각 지방마다 문화가 다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하기 힘든데, 남동부지방의 문화는 특히 이질적인 편임.




이건 터키에서 할머니네 집(Babaannenin evi)이라고 부르는 전형적인 양식임. 벽에 벽걸이 카페트, 촌스러운 무늬의 소파커버, 방석들 뭐 이런거. 1960-70년대에 흔히 찾아볼 수 있었고, 오늘날에도 보기 어렵진 않음.



현대 터키의 집 거실은 대체로 이런 모양임. 벽 구석에 장식장 놓고, 벽 세 면에다 소파놓고, 그 사이에 티비놓고, 벽은 커튼을 달아서 햇볕 막고, 그 외에 자잘한 장식은 별로 없음. 남유럽 문화권도 그렇긴 한데 터키인들은 대부분 실외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집 안을 장식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터키풍 인테리어의 필수요소들은 다 들어가있음



마지막으로 이건 지금 터키에 있는 우리집 거실인데, 왜 이건 사진 회전이 안되는지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