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는 수많은 사막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건조하고 비가 안오기로 유명한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을 방문한 후기를 간단하게 남겨보고자 합니다. 실제로 남극을 제외하면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알려진 유명한 곳이죠.



사실 아타카마 사막은 한국인들도 의외로 많이 방문하는 곳인데, 이곳은 수많은 한국인들의 여행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우유니 사막과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남미를 여행하는 대표적인 루트 중 하나가 볼리비아의 우유니를 여행한 후 2박3일로 사막의 다양한 지역들을 탐방하며 국경을 넘고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으로 이동하는 루트이기도 하구요. 정작 본인은 사정상 우유니를 못갔지만..ㅠㅠ


아타카마 사막 관광은 지도상에 별표로 표시된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San Pedro de Atacama)라는 도시, 아니 마을에서 시작합니다. 인구 만명이 채 안되는 작은 동네인데, 사실상 관광으로 먹고사는 동네입니다. 사막이긴 하지만 안데스 산맥과 가까운 곳에 있어 고도가 2500미터 정도 되는 높은 곳에 있습니다.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 버스터미널.  인근의 대도시(?)인 칼라마로 가는 버스가 대부분이고, 아타카마 사막의 다른 소도시인 토코나오로 가는 버스도 있고 국제선으로는 볼리비아의 우유니와 아르헨티나의 살타로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터미널이 도시 외곽에 있긴 하지만, 워낙 작은 도시다 보니 10분 정도 걸어서 시내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본인은 아침에 도착했는데, 해당 지역이 사막이긴 하지만 겨울엔 꽤 추워서 새벽에는 영하까지 떨어지기도 하는 곳입니다.



터미널 바깥은 그저 황량한 사막일 뿐... 그래도 나무를 좀 심어 놓았네요.



숙소 체크인을 하고 시내 구경을 해봅니다. 인구 몇천명의 작은 규모다 보니 시내가 크진 않지만, 아무튼 관광으로 먹고사는 동네다 보니 식당과 기념품 상점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남미 답게 시내에 성당도 하나 있었는데, 대문이 상당히 인상깊게 생겼네요 ㅎㅎ


아무튼 시내 구경을 조금 한 뒤, 아타카마 사막의 하이라이트인 달의 계곡 (Valle de la Luna) 투어를 시작합니다. 여기가 달의 계곡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별거 아니고 사막의 지형이 마치 달에 온것 같다는 뜻인데, 실제로 가보니 그 말이 이해되더라구요. 이 투어는 점심식사 후 오후에 출발해서 해가 질때까지 하는 투어입니다.



가장 먼저 간 곳은 거대한 언덕들이 있는 곳. 아타카마 사막은 완전 모래사막은 아니고 자갈과 바위도 섞여있는 곳입니다. 사진의 거대한 지층을 보면 중간에 흰 층이 하나 보이는데, 이 녀석은 석고 (gypsum) 라고 하네요. 과거에 이 지역이 바다에 잠겨 있었을 때 쌓인 층이라고 합니다.



여기는 또 암석 중간에 얇은 선 모양이 보이는데, 운모 (mica) 층이라고 합니다. 



언덕 중 하나를 올라갈 수 있게 해놓았는데,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정말 지구가 아니라 달에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ㅋㅋ



다른 방향으로도 사진을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모래와 바위가 장관을 이루네요.



그 다음으로 방문한 곳. 여기는 지표면이 하얗게 보이는데, 다 소금입니다. 과거에 바다에 잠겨있었던 흔적이라 하네요. 예전에는 여기에 소금 광산이 있어서 실제로 소금을 채취했다고 합니다. 물론 칠레는 길쭉해서 바다 접근성이 아주 좋은 곳이기 때문에 여기의 소금을 식용으로 쓰지는 않고, 칠레의 경제를 책임지는 구리 생산에 쓰였다고 하네요. 여러 무기물이 섞여있는 바다소금에 비해서 순수한 NaCl에 가까워 그런듯 합니다.


아무리 건조한 아타카마 사막이라도 드물게 비가 오는데, 비가 오면서 땅속에 있던 소금 결정이 녹았다가 지표면으로 나온 거라고 했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이 바위 앞에서 가이드가 잠깐 조용히 해보라고 하더군요. 가만히 있으니 바위에서 탁탁 부딛치는 소리가 납니다. 바위가 풍화되면서 조금씩 깨지는 소리라고 하더군요. 특히 밤에는 영하로 떨어지는 아타카마 사막의 특성상 바위 내부의 물이 얼었다 녹았다 하며 깨지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 현상은 학교에서 다들 배우셨을 테니...ㅎㅎ



바위 겉이 무슨 소금이 코팅된 마냥 투명하더라구요. 다들 같은 생각인지, 저 투명한 부분을 한번씩 핥아 보더라구요 ㅋㅋㅋ 네 짭니다...



그 다음 잠깐 방문한 곳은 세 마리아 (Tres Marias) 라는 이름이 붙은 곳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마리아는 관광객이 올라가려고 하다가 부러졌다고 하네요 ㅠㅠ. 아무튼 자연적으로 이런 지형이 생겼다는 게 신기합니다. 특히 왼쪽에 있는 바위는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바위산들을 전체적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해질녘이 되니 사막의 누런 색감이 더욱 강조되네요.



투어사 측에서 준비한 간식을 나눠먹으면 투어를 마무리합니다. 병에 들은 노란 음료는 피스코 사워라고 하는 칵테일인데, 와인을 증류해 만든 칠레와 페루의 특산주 피스코에 레몬/라임주스를 섞어 만듭니다. 


이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 지역에는 달의계곡 말고도 무지개 계곡이나 호수 등 다양한 투어가 있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날 도시를 떠났습니다.



다음날 칼라마로 돌아왔는데, 정육점이 눈에 띄어서 찍어봤습니다. 칠레는 이렇게 정육점이 세련되고 깔끔하게 되어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1페소 = 1.6원 정도의 환율을 생각해봤을때 고기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네요. 역시 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