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대도시 멜번에 도착했다

저녁이었다

도심에는 아시아인이 가득했다

한국 치킨집이 있어서 들어가서 치킨을 뜯었다

튀김이 노랗거니 어찌나 맛나던지

도심은 화려했다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사이 고층빌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있다

호주의 콩라인 시드니보다 높은 건물들이 훨씬 많았다

네네치킨을 발견했다

부자치킨집에서 치킨을 먹었던게 미치도록 후회됐지만 그래도 멜번의 명물은 네네치킨 아니겠는가

그날 밤 11시 네네치킨을 또 뜯었다

배달도 해주더라 굳굳 

룬크로와상이 유명하다 해서 줄서서 30분 대기했다

이거 하나 먹으려고 다리아프게 대기했다

공수대비 너무 꽝이다

아 물론 맛있었다지만 서울 남산골목에서 60대 아저씨가 침튀겨가며 만들어주는 크로와상이 더 맛있었던 건 기분탓이었을까

폰만 보고 걷다가 트램에 치여 객사할뻔했다

세얼간이의 주인공을 꼭 빼어닮은 어떤 아재가 내 팔을 잡고 당겨서 간신히 살았다

진짜 정신 똑바로 차렸다

건물 디테일이 죽여준다

왜 한국의 옛날 건물들은 처마 부분말고는 디테일을 못 살렸는지 모르겠다

멜번 시청 시계탑 차임벨이 들을 만 하다

저녁에 숙소 들어와서 라면을 먹었다

한국 직수입 이야 국뽕 500사발 충전한다

아시안 마트에서 한국음식 바리바리 싸들고 밤새 요리해먹었다

존나 행복하더라 ㅎㅎㅎ

김치는 호주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시티투어 쫙 해봤다

매일 보는 풍경이라 익숙함을 넘어 지루하더라

마트에서 장도보고 길거리에서 군것질도하고 벤치에서 멍때리고 잔디밭에 돗자리깔고 누워서 혼잣말도 하고

할거 다 했다

갑자기 코피가 나더라

피가 안멈춰서 병원갔는데 접수하고 기다리는데 멈췄다...

나만 빼고 다 마스크 쓰고 있더라 ㅎㅎㅎㅎ

저녁의 멜번은 화려했다

이날은 플린더스스트리트 역 앞에서 정처없이 멍만 때렸던거 같다

내 인생의 미래 그리고 과거 운명 다짐 현실 등등.. 기차역을 보며 약 2시간을 음료수 하나 빨면서 멍때렸다

이 기차역을 보면 왜이리 우울해지는지...

새벽 1시까지 이 역 앞에 있었다

택시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오만 생각이 다 나더라

인적이 드물지만 지나가는 사람들 자동차 경적소리 그리고 기차역의 주황 비스무리한 빛깔을 뚫어져라 응시하니 눈물이 뺨을 적시더라

역 앞의 인파를 보며 각 개인마다 어떤 인생 스토리가 있을까 생각하며 눈물을 삼켰다

다음날 또 찾은 한국음식

삼겹살 배터지게 먹었다

6만원이 나왔지만 같은 한국인인 사장님과 이야기하니 여기가 서울인지 멜번인지 모를 정도였다

도시는 겉보기에 평화로웠다

구 의회도 둘러보았다

박물관도 가고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도 들렀다

구 멜번 감옥도 가보고

멜번에서 두번째 높은 빌딩 꼭대기에서 처음보는 사람이랑 술도 마시고 놀았다

여기 와서 나이프 쓰는 법 하나는 지대루 익힌 듯 하다

멜번이 지루해져서 근교 나드리를 나가봤다

밸러랫이라는 도시가 눈에 띄어서 여기로 결정

기차역이 이쁘다

1800년대에 지은 것인데 어찌된게 요즘 짓는 한국 기차역보다 더 잘 지을수있는지 감탄만 나왔다

발라렛 시청이다

도시가 노잼도시다

대전에도 살아봤는데 대전정도면 유잼도시라는걸 깨달았다

큰 동물원이 있더라

그래서 들어가서 캥거루랑 셀카찍고 키스하고 나왔다

소버런힐이라고 1800년대 중후반 골드러쉬시대를 배경으로 한 호주민속촌에 들렀다

걍 여기서 평생 살고싶더라

이 감성 나한테 딱이야~

God save the king이랑 찐이야 두곡을 힘차게 불렀다

갑자기 이찬원이 생각나더라

순간 이찬원과 찰스3세중 누가 더 성공한 인물인지 생각을 해봤다

호주의 청학동이다

빅토리아주 외곽은 이런 풍경밖에없다 봐도봐도 질린다

주 남부해안에는 이런 바다가 차고넘친다

수영도 해봤는데 물이 좀 차더라

그래도 나는 상남자니까 참고 했다

펭귄퍼레이드로 유명한 필립섬에 들렀다

백인밖에 없다

여기가 스페인이라고 해도 믿겠다

다음날엔 그레이트오션로드도 들렀다

12사도 바위가 멋지더라

서핑 좀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물색이라든지 해변색이라든지 파도가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의 그것과 꼭 닮았다 

정말 느낌 비슷했다

국군장병들 화이팅

이쁘다


멜번 시내에서 캥거루 고기랑 스테이크 만찬하고

술도 밤새도록 마셨다

다음날엔 퍼핑빌리인가 뭐시긴가 하는데를 갔다

시원하니 좋더라

왜 여기가 호주 제1의 도시인지 알것같았다

그리고 멜번을 떠나는 날이 됐다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한국라면을 시켰다

왜?

나는 한국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