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크라이슬러(미국), 란치아(이탈리아), 복스홀(영국), 홀덴(호주)같은 애들을 없앨 경우, 특히 크라이슬러나 란치아처럼 취약한 상황의 로컬 브랜드를 없앨 경우, 어떻게 갈지를 생각을 해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 같이 살아서 다시 빛을 볼 때까지만이라도 버티는 건데,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저도 고민이거든요. 그래서 만약 브랜드 폐지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어떻게 될지를 조금 생각해봤습니다.


또한 크라이슬러가 사실상의 북미 전용 로컬 브랜드임을 감안할 경우, 미국과 캐나다의 일자리(크라이슬러 300, 퍼시피카/보이저가 캐나다산입니다)가 걸린데다가 아예 생판 다른 지역에서만 팔던 차를 전혀 다른 환경에 집어넣는 거니 지리하고 연개지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럽과 미국/캐나다는 서로 완전 생판 다른 지리적 조건이니까요.


  • 크라이슬러 대신 푸조: 한때 PSA가 푸조를 2025년까지 미국에 재진출시키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브랜드 정리 시나리오와 함께 이 시도도 가동된다면 FCA 딜러에서 크라이슬러 300과 퍼시피카/보이저를 대신해서 푸조 508이나 푸조 3008, 5008을 취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퍼시피카는 푸조로 편입하거나, 아니면 아예 미니밴 시장 자체를 빠져나가면서 단종시키는 시나리오가 있어요. 단 푸조가 미국에서 워낙 생소한 브랜드인 만큼 마케팅에 크게 신경쓸 필요가 있고, FCA 시절에 혹평 일색이었던 서비스도 질을 끌어올려야 될 겁니다. 결론은요? 푸조가 미국에서 먹히느냐 + 먹힐 수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 대타 없이 나머지에 집중: 푸조 진출 시나리오 없이, 나머지 브랜드에 크라이슬러의 수요를 몰아넣는 겁니다. 가령 닷지 브랜드의 차저에 좀 더 보편적인 프리미엄 사양을 넣어서 300을 대신하고, 퍼시피카/보이저를 닷지로 파는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이러면은 효율성은 높지만 기존 고객들을 어떻게 설득해서 대타로 옮겨가게 할 것이냐를 신경써야 될 겁니다. 그리고 닷지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방향의 재검토는 필수. 그리고 판매량이 지프와 램에 편중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어요.
  • 번외 - 푸조를 크라이슬러로 팔자: 크라이슬러를 미국의 복스홀로 만드는 겁니다. 푸조나 오펠 차들을 리뱃징에서 현지생산을 감행하고, 퍼시피카/보이저도 세대교체나 디자인 갱신을 통해 서서히 편입시키는 식으로요. 이러면은 크라이슬러의 그나마 있는 인지도, 그리고 PSA가 자신하는 제품의 질, 그리고 이번 약속을 지킴으로서 얻을 수 있는 신뢰를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 단, 이쪽도 서비스망을 개선하는 과제가 남아 있고, 한동안 유럽에만 박혀 살던 브랜드들의 차들인 만큼 미국 시장에 맞게 라인업을 잘 짤 필요(파워트레인 설정 등)가 있습니다. 

셋 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언제든지 이런 일이 터질 변수가 있으니 한번 정리를 해 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