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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외곽 지역 교외에 피데네라는 도시가 있다. Fidenae.


이 도시는 로마와 티베르 강 사이의 교통의 요지에 있어서, 나름 인구가 많고 상업이 발달한다.


그리고, 당시 유행에 따라, 멋들어진 검투사 경기장을 짓기로 한다. 



이건 당대 기록 (타키투스, 수에토니우스) 보고 만든 CAD 모형


이런것 원래 로마가 잘 만들지 않았을까 할 지 모르겠는데, 이 때만 해도 콜로세움이 세워지기 50년 전이고, 건축 기술이 별로 발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저 모형에서 보듯이, 목조 건물이다.


당시 티베리우스 황제가 검투사 경기 금지령을 때렸다가,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검투사 경기를 다시 허용한다. 이 때 새로 개장하는 피데네 경기장이 화제가 되고, 로마 시민들도 많이 놀러가서, 5만명 수용 경기장이 완전히 만석이 된다. 아마도 말이 5만 수용이지, 설마 만석이 될 거라고 생각은 안 하고, 평소 몇천명 들어올 정도라고 생각하고 지었을지도...


CE 27년 이게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면서, 수에토니우스 왈 5만, 타키투스 왈 2만이 죽는다.


카프리 섬에서 히키코모리 노릇 하던 티베리우스가 당장 피데네스 현장으로 튀어와서 진두 지휘하고 민심 수습해야 했었다.


이 사고로, 로마는 거의 근대같은 공사 감리 법이 생긴다. 그리고, 로마 시내에 지어지는 콜로세움은 아주 딴딴한 시멘트 건물로 짓는다. 확실히 이 사고 전과 후의 로마 건물이 좀 다르긴 함.


당시 저 경기장을 지은 건축업자 아틸리우스는 "추방"형으로 그친듯. 추방이 어떤 형벌인지도 애매하다. 로마/피데네 일대에서 살 수 없게 되었는지, 건축업계에서 추방인지, 신분 격하 등이 있었는지, 하여간 사건 규모에 비교하면 어떻게 봐도 고대 치고는 솜방망이 처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