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와 관련해서 두 가지 큰 오해가 있다. 첫째는 사업의 경제적 측면만을 보고 추진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는 예타의 최종 결과가 경제성뿐만 아니라 지역균형발전 및 그 외의 정책적 요인까지 모두 고려해서 나온다는 점을 간과한 주장이다. 낙후 지역일수록 지역균형발전 분석은 예타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경제성이 낮게 나올 가능성을 고려하거나, 낙후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선제 투자가 필요한 측면을 고려한다는 이야기다.


   둘째, 예타를 공투가 일방적으로 수행하는 평가처럼 여기는 것이다. 이는 예타의 진행 과정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예타 대상 사업은 지자체나 정부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사업 추진 신청을 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사업 신청서에는 왜 이 사업을 추진하려는지, 소요되는 비용은 얼마인지, 그리고 사업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이런 내용이 부실할수록 해당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기 어렵다. 사업추진 주체가 얼마나 사업을 잘 이해하는지, 그리고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는지가 성공 여부에 크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예타는 공투가 심사 결과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신청하는 주무부처 및 지자체 등과 여러 차례 회의 등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공투 연구진은 사업 평가 진행 상황을 예산 당국인 기재부에 보고하고, 주무부처는 연구진의 분석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보충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즉 편익 측정이나 분석 과정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고려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검토해서 내놓는 결과라는 뜻이다.


   예타는 도입된 초기에 매우 성공적이었다. 과거에는 거의 그대로 수행되었을 부실 사업을 상당수 탈락시킴으로써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세계은행 등에서는 한국의 예타를 공공사업을 관리하는 모범사례로 주목하였으며, 우리 정부도 기회 닿을 때마다 세계 각국에 예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곤 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88114

예타 무력화 트렌드에 비판적인 한 경제학자의 칼럼.

동의하고 말고 읽어볼 내용이 많아서 올림.


예타 제도가 세계적 모범사례로 뽑힌다는 건 처음 알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