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시간이 되어서 짧게 군산을 다녀와 봤는데, 다른 챈럼들도 비슷한 시기에 답사기를 쓴 걸 보니 나도 쓰고자 한다.



군산근대건축관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 건물 내에 조성된 박물관. 보다시피 위의 전시에서 오른쪽 두 사진이 지금까지 보존된 조선은행 지점 건물들이다.

군산부 구 시가지, 즉 오늘날 중앙동 일대에 있던 여러 건물들(군산부 상공회의소, 부청, 그외의 민간에서 쓰이던 일본식 가옥 등 등)을 재현한 미니어처나, 당대 서구 현대 건축유행을 조선은행 군산지점을 비롯한 일제시대 건물들이 어떻게 소화했는지에 대해 설명해 두는 등, 에어컨 좀 쐬려고 들어간 것 치곤 꽤 유익한 정보들이 좀 있었다.


군산지점을 건설한 건축가들.

특히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쌩판 대륙 반대편 끝 조선까지 건너온 안톤 펠러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이목을 끈다.

사진에는 안 담았지만, 해당 전시관에서는 조선은행 군산지점과 같은 건물에 빈 분리파 Secession 양식이 적용된 연유를 펠러의 기여에서 찾는 듯.



진포해양테마공원

옛 조선은행 건물에서 멀지 않은 부두 거리에 조성된 해양공원. 주로 시민의 안보교육을 위한 차원에서 육해공 각 군의 퇴역 장비(F-4D 전투기, M-48 탱크) 등이 전시되어 있던데, 밀덕들이 아니라도 날씨만 좋다면 산책 목적으로 둘러보는 건 좋을 듯.


거의 80여 년 전에 지어진 해군 상륙함.

내부는 수병들의 생활공간이 복원 되어있고, 그 외 국내외 해전사에 대한 전시가 있는 등, 가볍게 둘러보긴 좋다.

유료 입장.



군산항 뜬다리.

조선의 대표적인 미곡 수출항의 역사를 증언하는 한 사례.



군산근대미술관

옛 나가사키 18은행 군산지점 건물에 입점한 미술관.

1890년대 청일전쟁 승전 이후 동아시아의 주요 대외무역항으로 부상한, 나가사키를 기반으로 둔 일본 자본가들이 출자한 이른바 18은행(일본에서 18번째로 지어진 은행이란 의미)의 군산 지점. 1907년 완공.

 주로 조선인들을 상대로 토지를 담보로 한 고리대금업이 해당 지점의 성장 비결이었다고 한다. 배경이 배경이라 그런지 나가사키의 옛 서양 건물들과 비슷한 스타일. 내부는 군산 태생은 아니지만 거기서 기반을 다진 예술가 고 하반영 화백에 대한 소개를 비롯, 몇 점의 군산 근대예술작품들이 있다.



옛 군산세관

구한말에 개항한 초기 한국의 여러 세관 중 하나.

벽돌은 벨기에에서 수입했다고 했다나.

내부에는 한국 근현대 세관업무의 발달사와 이에 관한 당시 기록 등이 전시되어 있고, 바로 옆에는 현재 군산 세관으로 기능 중인 신청사가 있다.



구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3년 조선 내부의 식량 유통 및 관리를 감독하기 위해 설립된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 건물.

건축 연도에 맞게 중후한 아르데코 양식으로 지어진 2층 건물로, 1945년 이후로는 한국 정부 산하의 조달청 군산 사무소, 군산시 제3청사 등으로 쓰이다가 최근 몇 년전에 VR 시설을 설치한 시청각 체험관으로 바뀌었다.


잘 오고가는 사람도 없던데 굳이 그런 식으로 시설을 써야 했을까.



중앙동 길거리.

과거 일본인들을 위한 가옥이나 유곽, 요정이 있던 일제시대 군산의 번화가 였던 곳. 옛 일본인 주민들은 떠나고 남은 자리에 건물들은 남아서, 게스트하우스나 식당, 독립운동가 기념박물관 같은게 입주해 있다.

최근에는 일제시대 당시의 영란등도 복원한 듯한 모양새.

이건 전라도 다른 동네도 역사성과 도시 미관을 이유로 벌이는 사업이라지만...


전형적인 일본 고민가에 입주한, 항일투쟁 기념관.

꽤 기묘하다.



동국사 대웅전

한반도에 지어지고 현존한 몇 안되는 일본식 불교 사찰이라는데 보수공사중이라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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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군산시 롯데몰에서.



행여나 박물관 내부설명 자료들이 저작권이라던가, 그런 게 위반된다면 걍 글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