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8~2023.09.10

1편: 캘거리행 비행기


캘거리 공항에 도착 후, 무려 200km밖에 달리지 않은 SUV 신차를 수령받아 밴프 국립공원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엑셀 밟고 차 나갈때 굉장히 부드러웠던...


캐나다도 미국,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주별로 번호판이 다른데, 이 번호판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ㅎㅎ


캘거리 국제공항(YYC)에서 밴프 타운까지는 약 1시간 반이 소요.


(좀 나중 시점 사진이긴 하지만) 캘거리 근처의 끝없는 대평원을 달리다 보면


어느새 저 멀리 있던 로키산맥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하는 압도되는 미친 산세.

미국 로키도 가보고 워싱턴 주 근처의 캐스케이드 산맥의 꽤나 뾰족뾰족한 산세를 자랑하는 산들도 가봤지만,

여기는 흡사 거대 장벽이 몇 중으로 늘어선 듯한 장엄함을 자랑합니다.



본격적으로 밴프 국립공원으로 들어가기 전, 초입에 있는 마을 캔모어(Canmore)에 와보았는데, 여기도 밴프 못지않은 고풍스러운 캐나다 산동네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혹자는 여기가 밴프 타운보다도 더 좋다고 얘기하는데, 그건 필시 관광객이 더 적어서일 것이라 지레짐작 해봅니다... ㅎㅎ


이 작은 마을에도 미국의 대형마트 체인 세이프웨이가 있는데, 제가 본 세이프웨이 중 가장 뷰가 기가 막힌 곳에 있는 지점이 아닐까... 하고 잠시 생각해봅니다 ㅋㅋㅋ

그렇게 캠핑에 대비해 음식 등을 좀 사 놓고...




캔모어 주변 로키산맥의 산세도 좀 감상해주고...


캔모어를 떠나기 전 발견한 캐나다 국기(오른쪽)와 같이 있는 앨버타 주의 주기(왼쪽).


그나저나 밴프에 방문했던 시기가 9월 초였던지라, 여기는 벌써 가을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더군요.



본격적으로 밴프 국립공원에 들어섰는데, 이 캔모어와 밴프 사이에 톨게이트 같은 곳이 있어 여기서 국립공원 입장료(대충 한국의 고속도로 통행료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편할듯)를 지불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가격은 하루에 10CAD. 저는 이틀 정도 있을 예정이어서 20CAD를 지불.


저는 밴프 타운을 먼저 들리지 않고, 곧장 존스턴 캐니언(Johnston Canyon)으로 향했습니다.


(자료화면, https://planestrainsandkarcz.com/johnston-canyon-trail-hike/)

대충 이런 아름다운 물색과 장엄한 폭포들을 감상할 수 있는 협곡인데,

보통 관광객들은 주차장 바로 근처에 있는 Lower Falls만 보고 내려가지만, 저는 이왕 온 김에 약 30-40분 정도 등반을 해서 Upper Falls까지 보고 오겠다고 결심을 하고 왔습니다만...


아아... 올해 9월 1일부터 10월 2일까지 가는 도로가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캐나다의 국립공원들은 이렇게 공지 없이 길목이 닫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참고로 얘기하지만, 이 존스턴 캐니언은 로키산맥이라는 거대한 대산맥 안의 작은 소산맥인 소백산맥(...)에 위치해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존스턴 캐니언의 물이 흘러나오는 산의 이름은 이쉬벌(...) 산 ㅋㅋㅋㅋㅋ

소백산맥의 이쉬벌 산이라니... 굉장히 정겹군요.





그렇게 첫날 소득없이 밴프 타운으로 돌아가던 와중에 도로 옆에 뷰 좋은 곳이 있어서 잠시 멈춰봤습니다.

여러 방면 여러 곳에서 봐도 참 장엄한 캐나다 로키산맥의 풍경.


존스턴 캐니언은 못갔지만 아쉬운대로 로키산맥을 눈에 좀 담아보고, 밴프 타운에 입성.







뭔가 동화 속에 나올 마을같이 생겼지만, 또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쪽에 있는 마을들과는 다르게 도로폭 등이 널찍널찍한 것이 특징인 밴프.

참고로 여기는 국립공원 내부에 있는 마을이어서, 신축 관련 규제가 심해 호텔 방값도 꽤나 비싸다고 합니다...



밴프 국립공원이 다른 북미의 국립공원들과는 달랐던 점이, 바로 이 대중교통의 존재입니다.

Roam 버스라고 하는 밴프 읍내(?)의 대중교통이 관광지 구석구석을 이어주고 있고, 배차도 꽤 훌륭한지라 뚜벅이들도 일단 밴프까지만 어떻게 오면 충분히 밴프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엘크고기 푸틴(러시아의 그 푸틴 아님)이 있다고 하길래 시켜봤는데,

엘크고기라고 말 안했으면 소고기인줄 알았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참고로 엘크가 어떤 녀석들이냐면...



밴프 타운에 가보시면 알겠지만 그냥 마을 한복판에 출현하는 마을의 NPC같은 느낌의 녀석들입니다 ㅋㅋㅋㅋㅋ


대충 점심 겸 저녁밥을 해결하고 밴프 근처에 폭포가 하나 있다고 해서 거기로 이동.






뭔가 폭포라기보단 그냥 길고 긴 급류같은 보우 폭포(Bow Falls).

신기했던게 급류라면 물 안쪽의 흙들이 다 뒤집어 엎어져 아무리 맑은 물이라도 흙탕물로 바뀌게 마련일텐데, 여기는 그 빙하 녹은 물의 청량함이 유지된 채 흘러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감이 잘 안오실까봐 영상으로도 준비해 봤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약간 높은 포인트로 이동해 봤습니다.




이 급류가 쭈욱 길게 늘어져 있는게 이 폭포의 특징.


산책로에 있던 나무들.

뭔가 시애틀 근처의 캐스케이드/올림픽 산맥 쪽에 봤던 나무들과 비교했을때는 굵기가 더 얇습니다.


조리개를 풀개방해서 찍어본 사진.



이 첩첩산중을 거쳐 보우 강은 그대로 캘거리 시내로 흘러가게 됩니다...


밴프 타운 안에는 나름 고급호텔들도 몇 군데 있는데, 이건 보우 폭포 바로 옆에 있던 밴프 스프링스 호텔(Banff Springs Hotel).

영국령 캐나다 시절부터 개발되었던 지역인 만큼, 호텔들의 건축 스타일이 딱 그 시대 영국의 모습.


밴프 스프링스라는 이름을 보면 감이 오시겠지만, 여기 밴프엔 온천이 있습니다.

저는 호텔 투숙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는 어퍼 밴프 스프링스(Upper Banff Springs)를 이용해 봤습니다.



처음 주차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을 때에는 긴가민가 했지만, 사람들이 수건과 수영복을 챙겨 어느 한 방향으로 가길래 따라갔더니 나온 한 건물.


사진에는 3-visit, 4-visit 가격이 표시되어 있지만, single visit 패스도 물론 있고, 가격은 16CAD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


근데 사실 온천이라기보단 따뜻한 물 받아놓은 공용 풀장(...)같은 분위기긴 합니다 ㅋㅋㅋㅋㅋ




여기서 바라보는 로키산맥의 뷰가 끝장납니다.

물론 온천 바로 옆에 밴프 곤돌라가 있어 가능하다면 더 높은 곳에서 로키산맥 뷰를 즐길 수 있었지만, 가격이 좀 사악했던 것으로 기억. (55CAD 였었나...)

전 이 뷰로 만족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


비록 공용 욕탕같은 분위기긴 하지만 그래도 따뜻한 물에 몸을 지지니 피로가 싹 풀리던...


참고로 여기 까마귀들은 처음에 보고 무슨 닭(...)인가 싶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덩치가 장난 아니던...


요게 제가 아까 언급한 밴프 곤돌라. 꽤 높은 곳까지 데려다 주는 모양이었습니다.


해가 지기 시작하길래 밴프 타운으로 돌아가 봤습니다.

제가 이번 여행에는 휴대폰 로밍이나 유심을 안 해가지고 갔던지라, 인터넷을 쓰기위한 목적도 좀 있었습니다.





짙게 노을이 드리운 밴프 타운.

사실 오기 전에 캐나다 서부의 고질적인 산불 때문에 방문을 좀 망설였었는데, 제가 오기 일주일 전에는 꽤나 산불연기가 심했다고 들었지만 어떻게 제가 딱 오니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걸까요...






와이파이와 연결돼 잠시 문명의 맛을 보고 나오니 어둠이 짙게 드리우기 시작한 밴프 타운.


요상하게 줄을 많이 섰던 이 아이스크림 가게.

전 소~올직히 말하면 각 아이스크림 가게들의 맛이 그렇게까지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날도 선선해 별로 땡기지 않았던 아이스크림은 패스하고


저 멀리 밴프 핫스프링스 쪽으로 가다 발견한 한 고풍스러운 빅토리아 양식의 건축물이 보이는데,


자세히 땡겨보면 이런 느낌.

밴프 국립공원 공단 사무소(Banff National Park Administration Building)라고 합니다.

저 사무소 주변으로 정원(Cascade of Time Garden 이라고 함)이 있는데, 시간이 많으면 한번 둘러보시길...


산 위에서 홀로 빛나고 있는 밴프 곤돌라 관련 시설...


다음날을 위해 숙박을 해야 했는데, 밴프와 그 주변 지역의 숙소값이 미친 수준이어서 전 그 3분의 1 값만 내고 캠핑을 선택. (텐트 등은 자가지참)


캠프그라운드 시설이 매우 훌륭했었는데, 매우 깔끔한 화장실과 샤워실, 설거지 비우는 곳, 쓰레기 비우는 곳, 캠프파이어용 화덕까지, 캠핑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완비되어 있던 곳이었습니다. (가격은 50CAD 정도)


참고로 밴프는 오로라가 강력하기만 하다면 충분히 볼 수 있는 곳들 중 하나인지라, 저는 삼각대를 펴고 오로라가 뜨기를 기다렸지만...







별 사진들만 잔뜩 찍다 잠에 들었다고 합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