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8~2023.09.10

1편: 캘거리행 비행기

2편: 밴프


저번 편에서는 캠핑 도중 오로라를 기다리며 별사진을 잔뜩 찍다가 결국 못 버티고 텐트에서 잠에 들었는데, 역시 9월의 밴프는 꽤나 추웠던지라 아침의 그 찬 기운에 그만 잠이 일찍 깨버렸습니다.

어차피 이 날의 일정 상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했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었지만... 조금은 잠이 부족한듯이 느껴진 이 날 아침.


아침 동이 터가는 밴프 캠핑장의 풍경.


저 멀리 금성이 떠 있더군요. 괜히 금성의 이명(異名)이 샛별이 아닌...


하늘은 밝아지지만, 땅은 아직 어둠이 깔려있는 이른 아침의 밴프 타운 주변.



캐나다에 왔으면 아침은 당연히 팀 홀튼으로 시작.

캐나다에선 스타벅스보다도 잘 나가는 커피 및 도넛 체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엘크들이 바로 팀 홀튼 매장 바로 옆에 있었다는 것... ㅋㅋㅋㅋㅋ

과연 자연친화적(?)인 밴프 타운 답습니다 ㅋㅋㅋㅋㅋ


VIA Rail(캐나다의 공영 여객철도 회사)의 캐나다 동서 횡단노선은 밴프가 아닌 재스퍼를 지나가지만, 여기에도 화물열차 및 여객열차가 다니긴 합니다.

Rocky Mountaineer이라는 관광철도 회사가 운영하는 관광객용 여객 철도인데, 가격이 좀 많이 사악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침이라 한산한 밴프 타운의 초입.


밴프의 투탑 명물인 루이스 호수와 모레인 호수를 보기 위해선 셔틀 예약이 필수인데, (8CAD)

그 셔틀 시간이 오전 10시였던지라 대충 9시까지 간다는 계산 하에 어딘가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결정.


존스턴 캐니언은 막혔고, 그나마 밴프에서 가까운 국립공원 초입에 있는 호수인 미네완카 호수(Lake Minnewanka)를 가기로.



위성지도 상의 모습으로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여기는 댐으로 인해 생긴 호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정확히는 원래 자연적인 작은 규모의 호수가 있었지만, 댐으로 인해 3배 가까이 면적이 늘었다는...




아침 햇살을 듬뿍 받은 미네완카 호수.

다만 햇빛이 아직은 강하지 않은 탓인지 캐나다 로키 특유의 그 에메랄드빛 물색깔은 아직은 보이지 않았던...


다만 자세히 보시면 에메랄드빛 호수의 물빛이 조금씩 드러나긴 합니다.

호안의 물빛을 보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투명하고 맑은 물이라는걸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수준.


이 호수를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유람선도 있는 모양.

다만 이른 아침인지라 아직 영업을 하진 않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장엄한 로키산맥의 산세.

진짜 장엄하다는 말 이외엔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겨우 이 풍경에 놀라기엔 아직 캐나다 로키는 너무나도 보여줄 게 많습니다.


약 50분 정도 걸려 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가는 길 중간중간에 이런 졸음쉼터 형식의 뷰포인트들이 있었는데,








어찌 이 감탄만 나오는 뷰를 그냥 지나칠 수 있겠습니까...


우선 셔틀 타는 곳인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에 도착해보니 이렇게 헤매지 말라고 친절하게 안내가 되어있습니다.



이런 부대시설들을 보면 영락없는 스키장.

아직은 눈이 쌓여있지 않지만, 바로 제가 방문하기 몇일 전엔 정상부에 눈이 쌓일 정도로 왔었다가 녹았다고 합니다... ㅋㅋㅋ





벌써부터 주차장에서 보이는 설산 뷰가 그냥 미쳤습니다...


곰하


아까 언급했듯이 밴프의 하이라이트인 모레인 호수(Moraine Lake)와 루이스 호수(Lake Louise)를 둘 다 가려면 셔틀 예약이 필수인데, 이 셔틀 표가 굉장히 빨리 매진되기로 유명합니다... ㅋㅋㅋ

원래는 두 호수 다 차로 접근할 수 있었지만, 몰려드는 관광객들 덕에 주차장 자리가 부족해져 특히 모레인 호수는 셔틀로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ㅠㅠ

루이스 호수는 주차장에 주차 자리만 있다면 차로 접근 가능하지만, 주차비 21CAD라는 미친 가격 때문에 그냥 두곳 다 속 편하게 무료주차 후 셔틀을 이용하기로...


모레인 호수와 루이스 호수 어느 쪽을 먼저 갈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졌는데, 어쩌다보니 버스가 먼저 온 모레인 호수를 먼저 보러 가기로 결정.



가는 길에도 널려있는 설산.

오프라인 맵으로 찍어보니 이 지역이 해발 2000m쯤 되었던... 저 높은 산에 만년설이 쌓여있는게 납득이 갑니다.


루이스 호수에서 흘러나오는 물인데, 물빛이 그냥 미쳤습니다.


스키장에서부터 꼬부랑 산길을 약 30분 정도 타고 또 들어가야 모레인 호수가 나오는데, 아침 일찍부터 활동하느라 피곤했는지 그만 잠에 들어버린... ㅋㅋㅋ


점점 보이는 익숙한 그 비주얼.


이게 바로 그 모레인 호수인데...

분명 맑은 물이긴 하지만 어째 제가 상상했던 파워에이드 그 색깔이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알고보니 산에서 태양빛이 넘어와야 비로소 그 색깔이 보인다고 하는 셔틀 기사님의 친절한 설명.

한시간 정도면 산 위로 해가 뜬다고 하여 시간을 좀 때웠는데...


아직은 물빛이 크게 두드러지진 않는 아침의 모레인 호수.


다만 각도를 살짝 틀어보니 점점 그 색깔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밴프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호수에서의 카약킹인데, 기본 2인 이상부터인 데다가 가격이 매우 사악합니다... ㅠㅠ




옆에 등산하는 길이 있길래 올라가 봤는데, 올라가기 전 문구가 매우 섬뜩했던...

(곰이 자주 출현하니 반드시 4인팟 이상으로 갈 것... 무슨 던전입구도 아니고)



조금 올라가보다 경사도를 보고 바로 되돌아나왔는데, 그런 뻘짓을 하다보니 어느새 호수에 햇빛이 비추기 시작하더랍니다.


이야... 정말 이 시리도록 맑은데 물을 만져보니 정말 이 시리도록 차가운...

얼마나 차갑냐면, 카약하는 곳 주의 안내판에 물이 저체온증 걸릴 정도로 차가우니 카약킹 할때 처신 잘하라고 써져있었던 ㅋㅋㅋㅋㅋ


이 물 색은 물 속에 들어가도 유지가 됩니다... ㅎㄷㄷ




카약을 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던...

아니 물 맑은거 실화입니까?


저 위에 있는 빙하가 녹아 이 호수로 흘러들어옵니다.


이 세상 평화가 다 여기에 있는듯한...


이 모레인 호수 바로 옆에 있는 롯지들.

여기를 아침 일출부터 저녁 일몰때까지 즐길 사람들이 주로 찾는 듯 한데, 이 숙소 역시 가격이 매우 사악하답니다...


조금 더 높은 포인트에서 이 호수를 조망하기 위해 저 돌무더기를 쌓아놓은 듯한 Rockpiles 전망대로 이동.

약간의 등산을 하고 나면...





드디어 보이는 파워에이드(?) 색의 호수.

(위 두개는 아이폰, 아래 두개는 DSLR)


물론 유명 명소인 만큼 사람들은 정말 많지만...


이 사람들을 유유히 구경하는 람쥐 한 마리.



해가 더 뜨니 DSLR로도 확실히 잡히는 파워에이드(?) 색.

그냥 한동안 넋 놓고 물멍만 하고 있었습니다...




근처 산세도 매우 수려하지만, 모레인 호수의 존재감이 너무 강력해 묻혀버리고 맙니다 ㅋㅋㅋ


원래 날씨 좋은 날에 보기 참 힘든 밴프의 호수들이지만, 제가 갔을때 딱 운 좋게 날씨가 구름 한점 없이 맑아 이런 100% 폼의 모레인 호수를 볼 수 있었다는 점...

그것 또한 매우 기뻤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름다운 모레인 호수에 홀려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밴프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 다음 스팟인 루이스 호수로 이동할 셔틀을 탑승했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