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9~2023.10.04

1편: 하와이행 비행기


(이번 편의 발자취)


https://www.youtube.com/watch?v=9o5PdOL2PII&ab_channel=MonarchistMusic

오늘도 본 답사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하와이의 상징곡을 먼저 하나 소개해드리자면, 그건 바로 구 하와이 왕국의 국가이자 현 하와이 주 주가인 Hawai'i Pono'ī. "하와이의 진짜 아들들"이라는 뜻으로, 하와이어 가사의 작사를 바로 하와이 왕국의 마지막 군주인 여왕 릴리우오칼라니(Liliʻuokalani)의 오빠인 선대왕 칼라카우아(Kalākaua)가 맡았습니다.


참고로 릴리우오칼라니는 후세에도 전해지는 명곡 알로하 오에(Aloha ʻOe)를 작사・작곡했는데, 마지막으로 하와이 왕실을 지킨 남매가 음악적 재능이 아주 탁월했던 모양입니다... ㅎㅎ


아침해가 떴긴 떴는데... 코나는 하와이 섬의 서쪽 해안인 만큼 일출이 산에 막혀 보이지 않습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방문한 날짜가 추석인지라 하늘에 그대로 떠있는 만월.


하와이는 적도에 가까운지라 거의 일년 내내 아침 6시에 해가 떠서 저녁 6시에 해가 지는데, 덕분에 계절에 상관없이 여행스케줄 짜기 매우 용이한 곳이기도 합니다... ㅎㅎ


넓고 좋았던 숙소를 나서 코나의 한 해변가로 이동.






매직 샌드 비치(Magic Sands Beach)라는 한 해변인데, 망망대해 한 가운데에 떠 있는 섬인 만큼 파도가 꽤나 쎕니다... ㅎㅎ

너무 아침 일찍인것도 있고 스케줄이 살짝 타이트해 여기서는 물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여기도 물고기나 거북이가 굉장히 많이 보인다고들 합니다.


해변가에 거꾸로 걸려있던 하와이 주기.

깃발을 저렇게 거꾸로 걸어놓는다는 것은 필시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있었다는 소린데, 바로 얼마전에 있었던 마우이 섬 산불의 영향인듯 합니다.


코나 지역의 해변도 대충 구경했으니 모닝커피를 마시러 이동.

코나라는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보신 분들이 필시 많을듯 한데, 바로 그 유명한 코나커피의 산지가 바로 이곳 하와이 섬 코나입니다.

코나는 기후 그래프 상 맛있는 커피가 자라기에 그야말로 최적의 환경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는데,


(출처: https://en.climate-data.org/north-america/united-states-of-america/hawaii/kailua-kona-15911/)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적절한 온도와 습도(강우량), 거기다 화산재 토양은 덤으로.

커피가 대량생산 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은 브라질이나 월남이지만, 맛있는 커피(일명 산미가 있으면서도 너무 튀지 않고 적절한 커피들)들의 생산지들은 대개 저 삼박자를 갖추어야 비로소 맛있다고들 합니다.


적절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어야 함으로 코나의 커피 농장들은 바닷가가 아닌 중산간 쪽에 있습니다.

빅-제주답게 중산간 지역의 풍경이 제주도와 꽤나 비슷한... ㅋㅋㅋ



커피나무야 무럭무럭 자라거라


왠 까만색 병아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하와이는 태평양 섬지역 답게 닭이 비둘기 수준으로 많습니다 ㅋㅋㅋㅋㅋ


이 카페에서 파는 커피들 중 프렌치 프레스만 코나산 커피를 쓴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코나커피가 생산량이 적은 대신 수요가 많은 만큼 프리미엄이 붙나 봅니다...

맛은 한국사람이 굉장히 좋아할 산미가 덜한 구수한 커피 ㅋㅋㅋㅋㅋ


화분에 자라고 있던 파인애플 ㅋㅋㅋㅋㅋ

파인애플도 하와이의 대표적인 생산작물 중 하나입니다.


커피도 마셨으니 다시 해안가로 나가보도록 하죠.


푸우호누아 오 호나우나우(Pu'uhonua O Honaunau)라는 하와이인들의 성소 유적인데, 옛날엔 이곳에 헤이아우(Heiau)라고 하는 폴리네시아 신앙의 성소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와이인만들의 규율이었던 카푸(kapu)를 어긴 자들은 죽음을 피하기 위해 이 성소로 도망쳤고, 이 성소에선 정치권력도 함부로 망명해온 자들을 건들 수 없었음으로 유럽인들의 도래까진 꽤나 규범적으로 돌아가던 장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종교시설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도망쳐온 자들을 거리낌 없이 품어왔으니까 말이죠...


참고로 푸우호누아 오 호나우나우를 영어로 번역하면 City of Refuge가 됩니다.


해안가 쪽으로 나오니 다시 거친 용암의 흔적이 서린 땅이 나옵니다.




물론 복원이긴 하지만, 성소가 바닷가 바로 옆에 우뚝 서있습니다.

폴리네시아인의 건축 스타일도 엿볼 수 있어서 꽤나 흥미로운...



이 유적지엔 유독 야자나무가 많아 척 봐도 하와이같다는 스테레오타입적인 이미지를 줍니다.

대양에서 살짝 안으로 패인 만에 성소가 위치해 있어 파도도 그리 세지 않습니다.




온 사방을 다 둘러봐도 야자나무가...

참고로 여기 있는 야자수들은 야생의 야자수인지라, 코코넛이 그대로 열려있어 만에 하나 높은 데서 열매가 떨어져 뚝배기에 직격한다면...

(실제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인 식물 1위가 야자수라는... ㅋㅋㅋ)





옛 성소 터여서 그런지 제주도마냥 현무암 돌담이 쌓아져 있는데, 이렇게 보면 대양 화산섬 지역 문화는 어찌저찌 비슷비슷한 면이 보이기도 하는듯...? ㅋㅋㅋ


반대쪽으로는 너무나 거대해서 그 크기를 가늠조차 하기 힘든 하와이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이자 활화산인 마우나 로아(Mauna Loa)가 자리해 있습니다.



참고삼아 말하자면 이쪽 해변도 스노클링으로 유명한 스팟이라고 합니다. 거북이가 특히 많이 보인다고...



만 바깥쪽의 외해는 파도도 강력할 뿐더러 현무암질의 바위가 많아 수영하기 위험할 듯 합니다.


폴리네시아인들의 살림 흔적을 전시해 놓았는데, 한켠에 놓여져있는 아웃리거(Outrigger)라는 오스트로네시안-폴리네시안 전통 카약이 인상적입니다.

저걸로 마다가스카르에서 라파누이까지 정복한, 육지엔 몽골이 있다면 바다엔 오스트로네시안이 있다고 할만한 대단한 민족.


이곳을 마지막으로 코나에서 벗어나 빅 아일랜드 남부로 향해봅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