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광산군에 살았던 우리 할아버지는 10대 나이에 홀로 돈을 벌겠다며 함경북도 청진까지 가서 공장일을 했다고 함. 당시 일본인 공장장이 워낙 젠틀했고, 중국인 노동자들은 일을 정말 열심히 했고, 청진 사람들은 전라도 촌놈이라고 무시를 많이 했다고 함  


그리고 더 큰 돈을 벌려고 오사카까지 가서 공장일을 했는데 해방이 되어서 고민을 하다가 귀국함. 그런데 기숙사의 조선인들이 노름한다고 모은 돈을 모두 빼앗아가서 빈손으로 옴. 


그리고 돌아왔는데 막상 해먹고 살 게 전혀 없었음. 일본이나 이북과는 달리 제대로 된 공장도 없던 전남에서는… 그러다가 한국전쟁까지 끌려감. 


전후 돌아와서 청진과 일본에서 배웠던 기술로 작은 철공소를 해서 1960년대에 크게 성공하여 공장장이 되었고 큰 부를 얻음. 그리고 재작년에 돌아가심. 



어찌보면 지금 북한 사람이나 재일교포로 살고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 

그래서 사실 우리 민족에 대해 엄청 회의적인 사람이었음. 청진에서의 무시, 일본에서 조선인 노름꾼들에게 빼앗긴 3년을 모은 목돈, 조국이라도 돌아왔더니 해먹고 살 건 없었고 또 자기들끼리 전쟁… 우리 민족에 대해 정이 많이 털렸던 상태였던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