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베이징의 모습



화려한 마천루들이 즐비한 현대적인 베이징의 모습


그리고

...?

......?


중국인들도 잘 모르는 베이징 외곽의 모습

시작합니다



옌칭구(延庆区)는 중국 수도 베이징시의 최서북단에 위치한 구로, 1958년 베이징으로 편입, 다른 현들 줄줄이 구로 승격하는 동안 미윈현과 함게 오랫동안 옌칭"현"이었으나 2015년 마침내 둘이 함께 구로 승격됨.

하지만 베이징 외곽의 구, 특히 최북단에 있는 옌칭, 미윈, 화이러우, 핑구 4개 구는 행정구역만 구로 승격되었지 중국 도시들의 구 치고는 인구도 적은데다 베이징 중심 시가지와 연담화는 커녕 거리도 더럽게 멀어서 사실상 허베이성 옌칭시, 미윈시라고 봐도 무방할 지경임. 그나마 명색은 베이징 소속이니만큼 각종 경제개발특구, 연구단지, 관광산업같은 콩고물이 많이 떨어지는 덕분에 나름 성장중이기는 함.

최북단 4개 구 중 가장 베이징답지 않은 구를 꼽는다면 단연 옌칭인데, 지형을 보면 베이징의 다른 지역들과 산으로 완전히 가로막혀있어 자연환경, 인문지리적으로 베이징 도심과 굉장히 이질적임.

만리장성의 대표격인 팔달령 장성과, 2022년 눈뜨고 코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일부 종목 경기장이 여기 있는걸로 유명함.



작년 2월에 종강하고 외가가 옌칭인 중국인 버덕 친구가 같이 북경 시골 당일치기 답사 갈거냐고 물어봐서 오케이! 하고 시작된 여정. 이 여정동안 탈 버스들의 배차간격이 우리나라 농어촌버스급이라 그쪽 지리와 교통에 대해 잘 아는 그 친구 아니었으면 평생 도전해보지 못했을 경험이었음.

(그때 여기에 연재 형식으로 답사글 쓰다가 졸업 일정이 너무 바빠져서 중간에 끊겼는데, 이제서야 다시 올려보네.)

목적지인 옌칭에 가기 전, 중간에 있는 명십삼릉 중 하나인 장릉을 방문하기로 했음.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버스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오히려 더 오래 걸려서 베이징 도심의 덕승문(德胜门)까지 가서 버스를 탔음. 참고로 이 일대는 만리장성같은 외곽 관광지로 향하는 많은 광역버스들의 기종착점인데, 짝퉁 버스(...)도 많다고 하니 유의하길 바람.

창핑 시내 통과중.

장릉 도착.

볼거 ㅈ도 없으니 제발 가지마 제발

하지만 여기서 옌칭으로 넘어가려면 하루에 4번 다니는 버스를 타야하므로 12시 전까지는 억지로 구경할 수 밖에 없었음.

심지어 저 사진 찍은 시간이 11시 39분인데 아마 도저히 더이상 볼게 없어서 미리 가서 버스 기다린걸꺼임.

우리의 구세주 버스 등장

요 몇년동안 베이징은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거의 모든 버스들을 전기차로 싸그리 교체했는데, 저 925번 버스는 디젤차 운행을 허용받았을 정도로 루트가 굉장히 험난함. 어느정도냐면,

(용량 맞춰서 자르고 나니 아스트랄함이 좀 옅어진듯)

아무튼 그렇게 산을 넘어 창핑에서 옌칭으로 넘어가서

80년대 산아제한 포스터가 아직도 걸려있는 시골 마을들을 지나

중간에 내려서 유명한 시장에서 점심 먹고 구경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용경협에 도착해서 스케일 오지는 빙등제 구경하다가

헐레벌떡 옌칭 시내로 향하는 막차 탑승 (다른 노선도 있었는데 언제 올지 모르고 좀 더 돌아감)

대체 얼마나 늦게까지 있었길래 막차였냐고요? 저녁 6시반이요.

육로로 밀입국하는것 마냥 암흑속을 달리던 버스는 시가지에 다다르자 불을 켰고


드디어 옌칭의 중심지이자 최대 번화가 입성!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는데 길거리에는 마땅히 음식점이 보이지 않아 쇼핑몰에 들어가봄.

입구쪽은 일찌감치 문 닫은 가게들때문에 을씨년스러운데 중앙 광장은 나름 문 연 가게들이랑 사람들이 많아서 북적거렸음.

중국의 요시노야는 대충 이렇게 생겼답니다


시간이 아직 좀 남아서 근처 광장에서 산책함

아마 매일 이러는건 아니고 축제날이었나봄

기차역 가는 버스 기다리는중

사실 10분에 한대씩 오는 베이징 시내로 가는 광역버스를 타도 됐는데, 친구가 올림픽 한정 기차표가 있대서 미리 기차 예매해놓음


옌칭역 도착

인구 30만 도시라고 생각하면 도시 규모 치고 역 규모가 으리으리한데, 당연히 올림픽을 위해 새로 지은 맞이방+대륙스케일임.

참고로 그 올림픽 한정판 기차표는 이렇게 생김

지금은 잉크가 좀 날아갔지만 아직 내 지갑속에 소장중

오랜만에 중국 기차 탄건데 저 고급진 디스플레이는 언제 생긴거래

가슴이 펄-럭 해지는 갤럭시 광고와 함께 답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