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돛챈러들

기억날진 모르겠지만 2월 즈음에 당시 시범운행을 하던 인천광역시 수요응답형 버스 I-MOD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었어

오늘은 지난 10월 26일 영종국제도시에서 정식 운행을 개시한 I-MOD를 재차 타본 후기를 적으려 해

지금은 영종지역에서만 운행하지만 21년 송도, 남동산단 / 22년 검단신도시, 계양1동까지 운행을 확대한다고 하더라


1. I-MOD란?

I-MOD는 16인승 현대 쏠라티 차량으로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버스야. 자세한 설명은 뉴시스 기사에서 발췌한 구절로 대체할게.

"승객이 호출하면 실시간으로 가장 빠른 경로가 생성되고 배차가 이뤄지는 수요응답형 버스다. 따라서 정해진 노선이 없다. I-MOD 어플을 통해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차량 위치와 이동 경로를 분석해 승객과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으로 차량을 배차하고, 신규 호출 발생시 운행 중인 차량과 경로가 비슷할 경우 합승시키도록 경로를 구성하고 배차가 이뤄진다."


즉, '버스정류장에서 승하차하는데 버스요금을 받는 쏠라티 택시'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아. 물론 인천시 측에서는 버스라고 부르긴 해.


2. 어떻게 이용하는가?

백문이불여일견이니, 그냥 직접 보는 게 낫겠지. 미처 사진을 찍지 못해서 일부 사진은 이곳에서 퍼왔어. 

I-MOD 앱을 켜 줍시다

앱을 켤 때마다 이용안내가 뜹니다

요금은 시범운행 당시에는 인천 간선버스 요금과 동일한 1,250원이었는데 정식운행 시작하니까 올랐어

환승할인 역시 불가함

그래도 운영사 측에서 인천 시내버스와의 환승할인은 적극 검토해 보겠다더라

출발지와 도착지를 지정하면 이런 화면이 뜹니다

직접 버스정류장명으로 검색할 수도 있고 지도에서 정류장을 고를 수도 있음

다만 지도로 정류장 고르면 렉 많이 걸림

배차가 진행되면 이런 화면이 뜹니다

탑승 예상시간은 그때그때 다름

운 좋아서 차량이 가까이 있으면 5분만에 잡힐 때도 있고

사진처럼 25분 대기해야 할 수도 있고(이건 퍼온 거고 나는 11분 대기함)

아예 호출이 안 잡힐 때도 있음

차량이 8대밖에 없어서 그래

그래도 집에서 미리 불러놓고 좀 기다리다 나가면 뭐 탈만은 함

정류장 앞으로 이런 차량이 도착하면

요기에 QR코드 탑승권을 찍고 타면 됩니다

요금은 탑승 이후 앱에 등록해놓은 신용/체크카드로 결제됨

휴대폰 소액결제로도 결제할 수 있음

차내에 인형 있는 건 시범운행 당시하고 똑같았어

중간 호출 들어오면 그쪽으로 가서 손님 태우느라 빙 돌아갈 수도 있는데

나는 주말 밤에 타서 중간에 합승하지는 않았어

쓸데없이 돌지 않고 바로 목적지로 꽂아줘서 좋더라


3. 장점


-편리함: 이건 노선버스가 잘 안 다니는 지역으로 갈 때 극대화됨. 시범운행 당시에 공영버스 시간당 1대 들어가는 동네로 가야 할 일이 몇 번 있었는데, 이거 타고 편하고 저렴하게 잘 다녀왔음. 택시 탔으면 요금 만 원은 줘야 했을텐데, 10% 정도의 가격으로 시간은 비슷하게 걸렸으니 큰 이득 본거지. 즉, 하늘도시<->운북동, 용유도 등 대중교통이 거의 전무한 구간 이용 시에는 매우 이득이야.


-쾌적함: 차가 새 거라서 내부가 깨끗하고 쾌적함. 그리고 갠적으로 내리는 정류장 확인하느라 계속 눈치보는 게 싫어서 시내버스 그닥 안 좋아하는데, 아이모드는 그러지 않아도 돼서 좋았음.


4. 단점


 -적은 운행대수: 운행대수가 8대로 너무 적어서 평일 출퇴근시간에는 호출하기 힘듦. 평일 퇴근시간대 운서역에서 정말 타야 할 때 호출 안 잡혀서 포기하고 빙 돌아가는 598 타고 집 온 적 있음...


 -복불복 대기시간: 위와 연계되는 문제임. 운 좋게 차량이 가까이 있으면 10분 안에 탈 수 있지만, 대기시간 20분 넘어가는 사례도 허다함. 집에서 미리 불러놓는다면야 큰 문제가 아닌데, 정류장 나와서 불렀는데 그러면 난감하지. 영종도 대중교통이 아무리 막장이어도 그거 기다릴 시간에 노선버스 한두 대 올 정도는 돼. 그래서 호출한 이후 대기시간 보고 취소한 적도 상당히 많아...


-불확실한 정시성: 나는 아직까지 중간 합승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주말 사람없는 시간대에만 이용해서 그런듯), 중간 합승 때문에 빙 돌아갈 수 있다는 건 정시성을 매우 저하시키는 요소 중 하나지. 통근, 통학용으로는 상당히 부적합해. 


- 애매한 지위: 솔직히 노선버스하고 경쟁하기 힘듦. 출발지와 목적지를 잇는 노선버스가 있으면 당연히 아이모드보다 노선버스를 이용하는 게 더 이득임. 그리고 웬만하면 영종 내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잇는 노선버스는 있음. 물론 배차간격은 길지. 그런데 아이모드가 노선버스보다 대기시간이 월등히 짧은 것도 아니야. 그래서 아이모드 부를 바에는 그냥 기다렸다가 상대적으로 정시성 보장되는 노선버스 타고 마는 경우가 수두룩해.


5. 총평 및 제언

I-MOD는 2020년 12월 인천시 버스대개편과 연계해 도입되는 수요응답형 버스야. 내가 탔을 때는 쾌적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었지만, 탑승대기시간이 20분 이상 걸리는 사례도 허다한데다 노선버스와 경쟁력 싸움에서도 정시성, 이용대기시간 등의 요인으로 인해 그다지 우위를 점하지는 못해. 결국, I-MOD는 노선버스를 전면 대체할 수는 없어. 노선버스가 주식이라면 I-MOD는 간식에 그칠 뿐이야. 가끔씩은 먹어볼 만 하지만, 배를 채우기에는 모자라지. 


차라리 나는 아예 대중교통 불모지/관광지 접근성 개선을 목적으로 컨셉을 잡아 운영했으면 좋겠음. 

출/도착지 중 한 군데에는 반드시 대중교통 불모지 지역(법정동 운북동, 행정동 용유동 등) 내의 정류장이 포함되어 있도록 제한만 걸면 됨.

그리고 인천공항T1/T2역 등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철도역에 오프라인 호출 단말기를 설치하고, 앱이 아닌 웹으로 호출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도입하는 거임. 인천공항 출국자 대기수가 표시되는 것처럼 네이버 지도/카카오맵에 관련 정보를 등록하고 호출 웹페이지를 연결하면 효과는 극대화되겠지. 물론 가능하다면 말야.

이후 영종도 내부 유명 관광지(대부분 대중교통 불모지임) 인근에 버스정류장만 더 설치하면 코로나 종식 이후 관광객들의 수요를 충분히 끌어올 수 있다고 봐. 그렇다면 굳이 해당 지역으로 들어가는 공영버스/적자 노선버스를 유지할 필요 없이 탄력적으로 관광수요에 대응할 수 있겠지. 영종 내부 관광지의 대중교통 접근성 역시 대폭 개선될 거고.


그래도 I-MOD는 2022년 12월 31일까지 쭉 영종국제도시에서 운행할 예정이고, 당분간 이사 갈 것 같지는 않으니 앞으로 종종 이용하게 될 것 같음.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 때 집에서 미리 불러놓고 타기는 괜찮은 만큼,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드네. 특히 운북동, 용유도 등지에 가야 한다면 더더욱. 


그렇지만 이런 거 할 바에는 차라리 영종지역 버스 노선을 대폭 증차해주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노선이 아예 없는 게 아니라 있는데 배차간격이 긴 거거든. 영종 내부 버스 노선(12월 개편 이전) 자체는 나름 괜찮아서 배차간격만 짧으면 충분히 이용할 만 한데, 아쉬운 부분이지.


여하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