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속패전론(永續敗戰論)』은 와세다대총장 시라이 카츠히코(白井克彦)의 외아들이며 와세다대학사→히토츠바시대석사과정수료→히토츠바시대박사과정퇴학→히토츠바시대사회학박사(석사는 못 땄고 박사는 퇴학하고 다시 해서 딴 듯 한데 석사를 안 받고 박사를 따는 게 가능한가?)를 거쳐 경도정화대학교수를 지내는 시라이 사토시(白井聰)가 썼다. 다른 서평을 소개하자면 40대에 교수를 하다니 대단하다는 감탄을 들었다. 2013년에 영속패전론을 써서 일본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고 2017년에 대한민국에서 정선태가 새겨서 출간했는데 여러 언론이 회자하고 2019년에 아 고베 신조가 무역공격을 하면서 불티나게 팔렸다. 이 뒤로 우치다 타츠루와의 대담집인 『속국 민주주의론』과 『사쿠라 진다』가 새겨서 나왔고 2018년에 쓴 『국체론』을 2020년에 한승동이 새겨서 출간했고 2021년에 그가 해설한 "자본"이 출간되었다. 그의 첫 책도 『미완의 레닌』(미번역)이다. 사회주의자다. 일본공산당을 지지할 걸. 영속패전론은 만화판도 있다.


 읽은지 오래되어 가물가물해서 대강만 쓰면 이렇다.


1. 일본의 기득권은 패전 때문에 천황제가 무너질 걸 매우 두려워했다.(합스부르크, 호엔촐레른, 로마노프 등등)

2. 그래서 일본을 이기고 점령한 미국에게 빌붙어서 기득권을 유지하는 흥정을 했다. 원 간섭기 고려나 사츠마 복속기 유구국이 떠오른다.

3. 나라를 말아먹은 것도 모자라 외세에 빌붙어 기득권을 유지하면 인민 대중이 당연히 꺼지라고 외칠 터.

4. 그래서 일본은 안 졌다고 정신승리를 한다. 이게 핵심이다.

5. 근데 미국에게 그러다가는 처맞음.

6. 그래서 미국에게는 비굴하게 굽실거리면서 아시아에 온 힘을 다해 일본은 안 졌다고 정신승리를 저지름. 한국에 주기적으로 망언으로 모욕을 준 게 바로 안 졌다는 정신승리.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기( 江戸の 敵を 長崎で 討つ)

7. 전후의 체제는 이런 정신승리로 유지되며 그렇기에 특히 외교를 비정상으로 할 수 밖에 없음.

8. 남북한의 존재 자체가 일본의 패전 증거라서 안 졌다고 정신승리하려면 패전의 증거를 인멸해야 함.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인 것도 마찬가지.

9. 미국의 속국인데 평화헌법을 고치고 일본군을 재창설하고 개전권을 다시 가진들 미국의 사냥개 밖에 안 된다.


 대략 기억나는 것만 썼음. 또 열 해 앞에 쓴 거라 이제는 생각이 달라진 것도 있을 것이라서 개정판이 기대됨.


 그리고 시라이 사토시의 영속패전론을 알아주는 나라가 있음. 『속국 민주주의론』도 읽고 한국의 반응이 어떻나 보려고 두 제목을 구글링했다가 뜻밖의 결과를 보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