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P.19 ~ p.23 


제 1장: 생산의 집적과 독점체 


 거대한 산업성장과 계속 커져가는 기업들 수중으로 생산이 놀랄 만큼 급속하게 집적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이다. 


 예컨대 독일에서, 산업 기업 1,000 개 당 대기업(*현대 대한민국의 회사법적 정의로 중견기업), 즉 50명 이상 사업장은 1882년 3 곳, 1895년 6 곳, 1907년 9 곳이었다. 고용된 노동자 100명당 이 기업 집단에 고용된 수는 각각 22, 30, 3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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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기업'당 전체 노동자 수 대비 대기업 고용인원 비율 = 약 7%(1882년), 5%(1895년), 약4.01%(1907년).대기업 수가 늘어감에 따라 대기업 고용인원이 증가하긴 하지만, 전체 노동자 수 대비로 볼 때, 이런 양질의 일자리를 갖는 노동자의 비율은 줄어듬을 볼 수 있다.즉, '대기업'노동자와 '대기업'노동자가 아닌 노동자의 수적 괴리율이 발생하는 것을 관찰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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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 생산의 집적은 노동자의 집적보다 훨씬 더 격렬했다. '대기업'의 노동은 훨씬 더 생산적이기 떄문이다. 이것은 증기기관과 전기 원동기(:전기모터) 수치를 통해 알 수 있다. 우리가 산업이라는 용어를 상업, 운수 등을 포함한 포괄적 의미로 간주하는 독일을 살펴본다면, 다음의 수치를 얻는다. 대기업은 0.9%(=30,588/326만5623)를 차지한다. 이 기업들은 전체 노동자의 39.4%를 고용한다. '대기업'들은 증기력 총 880만 마력 중 660만 마력, 즉 75.3%를 이용하며, 전기 총 150만 kW 중 120만 kW 즉 80%를 이용한다. 총 기업 수의 1%도 안되는 기업들이 증기력과 전력 총량의 각각 3/4 이상을 사용한다! 전체 기업 중 91%를 차지하는 소기업들(5인 미만 사업장) 297만 곳은 증기력과 전력 총량의 각각 단지 7% 만을 사용한다! 에너지 수요와 고용 수요에서 1%의 대기업이 전부이고 나머지 99%의 중소기업은 아무 존재도 아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화폐자본과 은행은 이 한 줌의 거대 기업들이 가진 우위를 문자 그대로 훨씬 더 압도적인 것으로 만든다. 다시 말해 중소 기업오너들 수백만, 심지어 일부 대기업 "오너"들은 사실상 수백 명에 불과한 억만장자 금융업자에게 완전히 종속된다. 


 또 다른 선진적 근대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생산의 집적은 한층 더 크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통계는 산업이란 단어를 협소한 의미로 정의하며 매해 산출량의 가치에 따라 기업들을 분류한다.1904년 100만 달러 이상을 산출한 대기업은 1900곳이었다(21만6180곳 중 약0.9%). 이 기업들은 노동자 140만 명을 고용했고(약25.6%), 산출량의 총합은 모두 56억 달러였다(국내기업총생산의 약38%). 5년 후인 1909년 각 수치는 다음과 같이 변화하였다.'대기업' 3060곳(약1.1%), 노동자 200만 명 고용(약30.5%) 산출량 총합은 90억 달러에 달했다.(약43.8%) 


 미국의 국내기업총생산량 중 거의 절반이 전체 미국 기업 중 약 1%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이 거대 기업 3천 곳이 258개 산업부문을 포괄한다. 이로부터 일정한 (산업의) 발전 단계에 이르면 집적 자체가 이를테면 곧장 독과점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개 정도의 거대 기업은 쉽게 합의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경쟁에 대한 장애물, 독과점을 향한 경향은 기업의 막대한 규모로부터 비롯된다(*규모의 경제). 이렇게 경쟁시장이 독점시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근대 자본주의경제의 중요한 현상 중 하나이며 우리는 이 점을 더 구체적으로 다뤄야만 한다. 그러나 우선 우리는 한 가지 제기될 수 있는 오해를 풀어야만 한다. 


 미국의 통계는 250개 산업부문에 있는 거대 기업 3천 곳을, 마치 각 산업부문마다 가장 큰 규모의 기업이 12개씩만 존재하는 것처럼 언급한다(거대기업 3060곳 /250개 산업부문).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모든 산업부문에 대기업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최고 발전 단게에 이른 자본주의의 매우 중요한 특징은 이른바 생산의 결합, 다시 말해 단일기업으로 상이한 산업부문이 합쳐지는 것이다. 이는 원자재 처리 공정의 연속적 단계들로 이루어지거나(철광석 채굴 -> 선철 제강 -> 강철로 변환 -> 이후 철강재로 제조) 아니면 서로 보조하는 관계이다(예를 들어 산업 폐기물 또는 부산물의 재처리, 포장 재료의 제조 등). 


 '결합'(러시아식 산업집산체 Комбинат, 미국식 기업 Trust, 한국식 일본식 재벌그룹)은 힐퍼딩에 따르면, "경기변동을 안정시켜 결합기업들에게 보다 안정적 이윤율을 보장한다. 두 번째로 '결합'은 거래를 배제하는 효과를 지닌다(*시장거래가 아닌 기업내부거래로의 전환. 즉, 거래비용의 내부화(경제학,행정학 용어)). 세 번째로 그것은 기술 개선을 가능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비결합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초과이윤을 획득할 수 있게 한다. 네 번째로 그것은 원자재 가격 폭락이 공산품 가격 폭락과 같은 속도로 일어나지 않는 심각한 불황기의 경쟁적 투쟁에서 비결합 기업들에 비해 결합기업들의 지위를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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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이 언급한 '결합'의 네 번째 특성은 생산품의 재고와 원자재의 재고를 통해 공급충격에 대해 결합기업들이 더욱 강한 내성을 가진다는 것을 레닌은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새케인즈 학파에서는 시장이 아무리 완전경쟁시장이라도 여러가지 외부효과들이 공급충격의 원인이 된다고 분석한다. 모종의 외부효과가 원자재 가격상승을 일으키고 생산계통(Chain of production)상 불가피한 비용상승을 일으켜 전반적인 생산물가격을 상승시키는 현상이 공급충격이다. 공급충격은 근원물가를 상승시키고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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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철강산업의 "혼합"기업, 다시 말해 결합기업을 특별히 다룬 책을 쓴 독일의 부르주아 경제학자, 하이만(Hans Gideon Heymann)은 "순수 기업이 사라지고 있고, 원자재의 높은 가격과 최종 생산물의 낮은 가격 사이에서 짓눌리고 있다."고 썼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그림을 얻는다. 즉 "한편에는 연간 수백만톤을 생산하고 자체 석탄 신디케이트로 강력하게 조직된 거대 석탄회사들이 존재하고, 다른 한편에는 석탄 광산들과 긴밀하게 연합한 자체 철강 신디케이트를 가진 거대 제철소들이 존재한다. 이 거대 기업들은 연간 철강 40만 톤을 생산하고, 엄청난 철광석, 석탄을 산출하고, 최종 철강 제품을 생산하고, 회사 건물에서 먹고 자는 1만 노동자를 고용하고, 떄때로 자체 철도와 항구를 소유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독일 철강산업의 전형적 대표들이다. 그리고 집적은 더욱더 멀리 나아간다. 개별 기업들은 더욱더 커지고 있다. 한 산업 혹은 여러 산업에서 점점 더 맣은 수의 기업이 거대 기업들의 대오에 동참하고 있고 베를린에 있는 거대 은행 여섯 곳의 후원을 받거나 지시를 받는다. 독일 광산업과 관련하여 집적에 관한 카를 마르크스의 가르침이 진실임은 명백히 증명됐다. 진정 그것은 산업이 관세와 운임률로 보호받는 나라에 꼭 들어맞는다. 독일 광산업은 수탈당할 만큼 성숙했다."


 이것이 예외적으로 양심을 가진 부르주아 경제학자가 도달한 결론이다.그러나 그가 독일 산업이 높은 관세로 보호받고 있다는 이유로 독일을 특수한 범주에 위치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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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장벽이 포함하는 제품군의 수입가격을 올려 자국산업의 생산품이 국내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가지게 한다는 점에서 관세장벽은 특별한 거시경제적 의의를 갖긴 하다. 그러나 레닌은 이 요소를 마르크스의 명제: 자본의 집적 그 자체가 스스로의 집적을 가속화하고 그 가속화의 종착지는 독점이다로부터 관세장벽은 이 현상의 부수적인 요소임을 밝히기 위해 Heymann의 관점이 너무 지엽적 요소를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