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장 보러 갔을 때 순두부가 눈에 띄어서 한 덩이 사 왔습니다. 그걸 요리해 보도록 할 거예요.


재료로는 순두부 1팩, 대파, 양파, 고춧가루, 기름, 당근, 청양고추, 새우젓, 국간장, 소금, 다진 마늘 등이 필요합니다.


먼저 대파 단단한 부분 한 대와 양파 반 개 정도를 다져 줍니다. 대파는 반을 갈라서 얇게 썰어주었어요.

다음에는 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춧가루를 볶아 고추기름을 내 줍니다.
전 고춧가루를 항상 태워서... 사실 이 사진도 2트입니다 ㅋㅋ 카놀라유와 참기름을 반반 섞어서 넣었더니 거품이 세게 일고 고춧가루가 새까맣게 타서 다 버렸습니다... ㅠㅠ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고추기름을 그냥 살까 생각중이에요.

고추기름이 잘 나왔다면 아까 썰어둔 대파와 양파를 넣어 볶아줍니다. 숨이 죽고 단맛이 날 정도로 볶습니다.

다음으로 물을 2~300ml 정도만 넣고, 다시마를 넣어 육수를 내 줍니다. 그냥 멸치육수를 바로 부으셔도 되는데 전 집에 그런 걸 쟁여두질 않아서 맹물에 다시마를 넣어 즉석에서 육수를 만들었습니다.
순두부에서 물이 나와서 육수는 조금만 넣어도 됩니다.

물이 끓을 때까지 당근(+애호박)을 썰어 줍니다. 얇게 동그랗게 썬 뒤 반으로 갈라 반달 모양을 내 줍니다.
사진에 있는 당근은 흙당근인데요, 싼 데다가 당근의 향이 강하게 나기도 해서 제가 좋아합니다.

물이 끓으면 당근과 순두부를 넣어 줍니다. 순두부팩을 반으로 갈라 넣습니다.

순두부는 아직 많이 부수진 않습니다. 나중에 간을 하고 섞으면서 자연스럽게 부서지는 게 좋습니다.

다시마를 넣은 지 10분이 지나기 전에 다시마를 건져 주고, 계란 한 알을 까 넣어 줍니다. 취향에 따라 두 알도 괜찮아요.
계란은 통으로 넣어도 되고 풀어서 넣어도 됩니다. 전 둘 다 좋아하지만 설거지를 줄이고자 통으로 넣었습니다.

간은 새우젓과 다진 마늘로 기본 간을 해 주고, 국간장과 소금으로 취향껏 조절해 줍니다.
새우젓으로 간을 하면 국물이 개운해지면서 텁텁한 맛이 사라집니다.

여담이지만, 저 어릴 때 친할머니가 시장에서 식당을 하셨는데 그때 순두부찌개를 가끔 해 주셨습니다. 근데 그때 찌개 맛이 특이했는데, 오늘 끓인 순두부찌개에서 그 맛이 나더라구요. 알고 보니 새우젓을 넣어서 그런 거였습니다. 이제는 친할머니가 아프셔서 더는 맛보기 힘든 맛이었지만, 이렇게라도 흉내를 낼 방법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미리 지은 밥도 고슬고슬하게 잘 됐네요.

3~4분 정도 졸여준 뒤 청양고추, 추가적인 고춧가루와 후추로 마무리 해 줍니다.

처음에 채소들을 볶아서 채소 특유의 단맛이 나면서도 새우젓의 개운하고 시원한 맛, 고춧가루의 매콤한 맛이 어우러지며 맛이 상당히 좋습니다.

다음에 장 보러 가실 때 순두부 하나 사서 찌개 끓여 드시는 건 어떨까요? 이상 성균관대역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