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쌀 윗층에서 벌레님이 출현하기 시작해서 푹 삭혀 닭키우는 집 보내줄까 하다 싯빨 내돈내고 산 쌀인데 악으로 깡으로 먹는거다 싶어서 시작함



엿기름 400그램을 물 2리터에 2시간정도 푹 불린다음 조물조물 짜내서 당화효소를 쥐어짜내자. 한번 짜냈다 싶으면 짜낸 엿기름에 1리터정도씩 덧물 부어서 2~3탕은 더 짜낼수 있음.

체다리라고 튀김젓가락이나 막대 저렇게 걸쳐놓으면 실제 대단히 편리.




엿기름물을 짜내면 한시간정도 냅둬서 전분을 가라앉히고 윗물만 쓴다. 아깝다고 앙금까지 다 쓰면 텁텁해진다고 함.




식혜란 놈이 레시피가 애매한게 물 양이나 밥 양은 상당히 재량이 허용되는 거심. 밥말아먹는 수준으로 밥풀 떠먹는거 좋아하는 사람은 밥 왕창 넣으면 되는거고 별로면 적당히 넣으면 됨. 난 두공기만 넣고 잘 풀어줬음. 안풀어주면 당연한 얘기지만 밥덩어리 속은 제대로 안 삭는다




난 원래 생강식혜를 좋아하는데 최근 대청소를 해서 생강을 어디뒀는지 기억이 안남. 그래서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대추식혜를 만들기로 했음. 때깔은 괜찮은데 너무 묵어서 이빨도 안들어가는 말린대추 짬처리용이란건 안비밀.


...나의 광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피도 3조각 넣어버렸다. 그리고 보온 누르고 6시간 드르렁



대추 으깨다보니 중간과정 건너뛰어버렸는데 여튼 밥알동동 식혜가 거의 다 되었음. 대추 건져서 삼베주머니 같은데다 넣고 짜서 진액을 우려내니 이건 식혜가 아니라 흡사 대추조청. 이때 아마 물 양으로 치면 밥알건져놓고 대추짜고 하다 이래저래 손실나서 3.5리터 정도?


당화 진행을 멈추기 위해 한번 팔팔 끓여야되는데 계속 끓이면 엿됨. 아니 진짜로 엿이라고ㅇㅇ 오래 끓이면 가장자리나 거품도 상당히 끈적해져서 아 이게 진짜 엿이 되는구나 하고 실감하게 될거임. 물론 이 단계에서 당류가공식품의 기본소양인 거품제거 잊지 말기를 바람.


우리가 원하는 정도의 식혜 단맛은 사실 설탕이랑 물 좀 넣고 어느정도 양을 불려야됨. 저거 그대로 떠먹으면 진짜 물말은 밥 씹다 뱉은거 수준의 단맛밖에 안남;;; 아 근데 씨발 좆됐다 설탕 어따뒀다 기억이 안남;;


그래서 물 2리터+짭테비아 3국자 넣음...눈꽃스테비아라고 스테비아함량 0.3퍼+나머지는 전부 당알콜로 채워서 설탕 단맛이랑 비슷하게 맞췄다는 물건 있음 시발ㅋㅋㅋ

스테비아 뒷맛 몸서리나게 싫어하는데 다행히 식혜랑 대추때문에 덮였음. 대추식혜 아니었으면 진짜 좆된거였음;;


여튼 식혀서 빈 생수통에 병입하고 식었을때 한잔 마셨다 뿜을뻔했음. 맛이 없는건 아니라 뜨거울땐 몰랐는데 식으니까 진해져서 대추물엿마시는 느낌이었음;;; 뭐 이건 물만 더 타면 해결되는 문제니까 결과적으로 식혜 6리터가 생긴 셈이 됐음. 계피 약간이랑 대추퓨레(??)덕분에 향은 참 좋았음.


추신: 그놈의 눈꽃스테비아 넣은 덕분에 변비약 먹은듯한 부수효과 발생함. 과음금지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