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음다전통을 과시하는 중국에는 차나무의 잎을 달여마시는 그 차가 아닌 다른 차가 있음. 곡물가루로 만든 페이스트나 죽 형태의 간식이 그것임. 송 이전 기록에는 찻잎을 무슨 국이나 죽끓여먹듯 이것저것 넣고 끓여먹었다는데 이런 죽을 차라고 부르는것도 음다문화가 정착되기 전의 흔적이 아닐까 싶다.


유차(油茶), 면차(麵茶), 차탕(茶湯) 등은 곡물가루를 꾸준히 볶아 색과 향을 낸다음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호화시켜 풀처럼 쑤는 음식임. 넵 미숫가루 내지 브라운 루ㅇㅇ 곡물 전분을 이용한 푸딩의 중국판이라 할 수 있음.


타지 않게 저어대야 하는 수고가 쌔빠지지만 대신 물만 부으면 바로 먹을수 있고, 적은 양의 곡물을 양을 불리기 좋고, 따끈한 수프라 부드럽게 넘어가면서 허기와 추위를 달래기 좋으니 과연 북방지역 유래의 간식이라 할 수 있음. 남방에선 차게 식혀서 푸딩같은 질감과 단맛을 즐기기도 함.


설명할수록 인스턴트 수프나 미숫가루가 생각나는데 ㅇㅇ맞음. 볶는 과정이 바로 전분 알파화 가공(160도 즈음에서 전분구조가 변화해서 당화+알파화함)이라 미숫가루처럼 봉다리도 나오고 컵수프 타입 제품도 나옴. 옛날에는 딴딴면이나 메밀묵(량펀) 장수들처럼 몐챠 사려~ 하고 돌아다니면서 팔거나 다점 등에서 상시 뜨끈하게 뎁혀놓고 파는걸 사먹었다고 함.


이 茶자 들어가는 풀떼기들은 강한 색을 내는 재료가 들어간게 아니면 대개 미숫가루로 쑨 풀죽같이 연갈색이나 갈색을 띠고 있고 지역이나 사람 입맛에 따라 달게 먹는다고도 하고 짜게 먹는다고도 해서 사람 헷갈리게 하는데 조리과정이나 먹는 방식을 잘 보면 분명한 차이를 알 수 있음.



1. 면차: 볶은 곡물가루를 뜨거운물로 호화시킨것.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북부 사람들은 짭짤하게 먹는거라고 하고 대만인들은 이것도 달게 먹는거라고 해서 사람 헷갈리게 만듬. 대략 다른동네 팥죽 vs 전라도 팥죽




2. 차탕: 볶은 곡물가루를 뜨거운물로 호화시켰다는것은 면차와 비슷하지만 달게 먹는다는 결정적 차이가 있음. 차탕은 보통 그 자체의 색은 밝지만 흑설탕을 타먹어서 결과적으로 면차같은 갈색이 나게 됨.




3. 유차: 달게먹든 짜게먹든 맵게먹든 곡물가루를 볶을때나 물붓고 쑬때 기름기(땅콩, 지마장, 라드, 버터, 우유, 식용유 여튼 뭐든지)가 들어가 고소함이 강조되기때문에 油茶.



내가 해먹은 미쳐버린 마라향 쇠고기죽(...)이 밥 대신 볶은 쌀가루로 쑨 죽이었으면 영락없이 사골국물로 쑨 사천유차였을거임. 과연 아 일단 잡솨봐 하는 맛이랄까 어젯밤에 퍼먹으면서 땀빼고 잠 잘잤음. 오향파워덕인지 탈은 커녕 거뜬하게 일어났음. 속 안뒤집어지냐고? 오향, 고추에 아선향, 현호색 추가하면 그게 대충 활명수 원방임ㅋㅋㅋ 물론 지난달처럼 물마셔도 토했을 정도면 어림도 없었다



4. 연차: 그 연근넣고 우려먹는 차일수도 있고 연꽃차일수도 있고 연잎차일수도 있고 시발 사진 못찾았네... 여튼 연근을 구하기 쉬운 남방지역의 풀떼기 간식. 연근이나 연실의 전분으로 쑤며 달게 먹는다.




5. 행인차: 행인두부의 풀떼기 버전. 청량감을 주는 향(혹은 화장품냄샠ㅋㅋㅋ)과 함께 차갑고 달게 즐기는 여름 푸딩이라고 할수 있음